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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는 어떻게 비난 여론을 잠재웠나

'리스크 공화국' 대한민국의 현주소

김종일 기자 ㅣ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18.05.24(Thu) 08:00:00 | 14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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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대기업들의 오너 리스크는 성난 여론과 상승효과를 내면서 증폭되고 있다. 어떤 리스크는 한 기업이 수십 년간 노력해 끌어올린 주가를 반토막 냈다. 반면 모든 걸 집어삼킬 것 같던 어떤 리스크는 가벼운 생채기만 남기고 소멸되기도 한다. 위기의 순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천양지차의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시사저널은 리스크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리스크 공화국’으로 변질된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조명한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 페이스북은 최근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회원 8700만 명의 정보가 영국의 정치 컨설팅회사로 넘어가 정치 선전에 활용됐다는 의혹과 함께 러시아가 페이스북을 통해 허위 정보를 흘리는 방식으로 지난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스캔들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결국 이로 인해 지난 4월 청문회장에 서야 했다. 주요 방송사들이 다섯 시간 이상 청문회를 생중계할 만큼 여론의 주목도는 높았다.

 

저커버그는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분명하고 단호한 답변으로 위기를 잘 극복해 냈다. 일단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명백한 실수다. 내가 페이스북 경영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일어난 일에 대한 책임이 내게 있다”고 머리를 숙였다. 또 “기숙사 방에서 시작한 페이스북이 이 정도 규모로 커지면서 실수하지 않는다면 이상한 일”이라며 감정에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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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만 하진 않았다. 그는 페이스북 앱에 대한 실태조사, ‘혐오’ 게시물 제거용 인공지능 기술 개발 등 대책을 제시하면서 “게시물의 ‘뉘앙스’까지 판단해 가려낼 수 있는 인공지능은 5~10년 내에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의 허위 정보에 맞서는 싸움은 일종의 군비경쟁(arms race)”이라며 “능력을 더욱 개발하고 있는 저들에 맞서 우리도 더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5시간 동안 이어진 질문 세례에 간혹 더듬거리거나 당혹스러워하기도 했지만 단호한 말투와 진지한 표정으로 무난하게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문회 이전 두 달 동안 20% 이상 하락했던 페이스북 주가는 이날 저커버그의 ‘선전(善戰)’에 힘입어 지난 2년 동안 하루 상승폭으로는 최대인 4.5%나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청문회장은 일반적으로 승리자가 없지만, 저커버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얘기였다”고 평가했다.

 

저커버그는 이날 옷차림도 전략적으로 가져갔다. 항상 후드티에 청바지 캐주얼을 고집해 온 그가 옅은 검은색 정장에 페이스북을 상징하는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나타난 것이다. NYT는 그의 정장 차림을 ‘아임 소리 슈트(I’m sorry suit)’라고 표현했다. NYT는 그 옷차림을 ‘이단아’ ‘규칙 파괴자’ 이미지를 깨고 ‘의회와 사회 규범 존중’ ‘성숙한 기업인’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선택이라고 해석했다.​ 

 

※ ‘리스크 공화국’ 특집 관련 기사 

스마트폰 무장한 신인류 등장에 무너진 ​리스크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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