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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게임만 매달려선 못 살아남는다"

흥행에 실적 좌우되는 게임사업 의존도 낮춰…가상화폐·핀테크· AI 등 진출 활발

원태영 시사저널e. 기자 ㅣ won@sisajournal-e.com | 승인 2018.05.30(Wed) 14:00:00 | 1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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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계가 주력 사업인 게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가상화폐와 핀테크, 인공지능(AI), 캐릭터 사업 등 분야도 다양하다. 게임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게 이유로 꼽힌다. 게임산업은 새로운 게임 출시 전까지 흥행 여부를 쉽게 알 수 없는 탓에 위험이 매우 높은 분야로 꼽힌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이런 위험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을 막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내 게임업계 ‘빅3’ 중 하나인 넷마블이 대표적이다. 넷마블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넷마블게임즈’에서 아예 ‘넷마블’로 변경했다. 동시에 AI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관련 사업, 블록체인 관련 사업 및 연구·개발업, 음원 등 문화콘텐츠 관련  사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게임에만 매달리지 않겠다는 의도를 명확하게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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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사업 다각화 바람

 

넷마블은 지난 2월 열린 제4회 NTP (Netmarble Together with Press)에서 이종 문화 콘텐츠 융합을 통한 새로운 장르 개척을 강조하며,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영상과 화보를 활용한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 ‘BTS WORLD’를 최초로 공개했다. BTS WORLD는 방탄소년단 멤버를 육성하는 시뮬레이션 장르로, 1만 장 이상의 독점 화보와 100개 이상의 스토리 영상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게임에서는 방탄소년단이 부른 신곡(게임 OST)이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당시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새로운 시장변화와 기술 발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업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넥슨, 엔씨소프트 등 다른 게임 ‘빅3’들도 게임 외 분야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9월 지주회사인 NXC를 통해 가상화폐거래소 ‘코빗(Korbit)’을 인수한 바 있다. 아울러 평소 다양한 팝업스토어 오픈과 ‘네코제’ 운영 등 캐릭터 IP 확장에 큰 관심을 보여 왔던 넥슨은 모바일게임 ‘야생의땅: 듀랑고’ IP를 활용한 TV 예능 프로 제작에 나설 계획이다. 넥슨은 지난 4월 MBC와 공동 제작하는 듀랑고 소재 예능 프로그램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공식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출연진 일러스트를 공개한 바 있다.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는 듀랑고의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MBC 신규 예능 프로그램으로, 동방신기 유노윤호, 딘딘, 돈스파이크, 우주소녀 루다, JBJ 권현빈 등 가수 5인을 비롯해 배우로 활약 중인 구자성, 정혜성, 모델 오스틴 강, 한슬, 방송인 샘 오취리까지 총 10인이 주인공으로 나선다. 오는 6월 첫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온라인게임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는 최근 AI 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AI센터와 NLP센터(자연어처리센터)를 주축으로 AI를 연구하고 있다. 소속된 AI 전문 연구 인력은 100여 명이다. 김택진 대표는 최근 열린 ‘NCSOFT AI DAY 2018’ 환영사에서 “아날로그 시대가 프로그래밍 기반의 디지털 시대로 전환됐듯, 이제는 AI가 데이터를 학습하는 ‘러닝(Learning)’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며 “AI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빠르게 다가오는 AI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엔씨는 AI 전문 연구 인력의 육성과 연구·개발에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수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AI센터와 NLP센터는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 AI 분야의 연구실 12곳과 긴밀한 연구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연어처리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임해창 전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가 NLP센터에 자문교수로 합류했다. 엔씨소프트는 AI 기반의 야구 정보 서비스 ‘페이지(PAIGE)’도 최근 공개했다. 페이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프로야구 경기 소식 등 야구에 특화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생성·요약·편집하고, 이를 이용자가 가장 필요한 때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사업 다각화는 ‘빅3’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중견 게임사들의 신사업 진출도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중견 게임사인 엠게임은 최근 가상화폐·스마트팜 등 신규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엠게임은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가상화폐 관련 사업을 위한 전자상거래 금융업, VR 장비 제조 및 도소매업, 농업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스마트팜 자문, 구축 및 관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아울러 지난 1월 설립한 자회사를 통해 가상화폐 채굴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국내 게임사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비(非)게임 영역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PAYCO)’와 웹툰 서비스 ‘코미코(Comico)’를 통해 핀테크 및 웹툰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음원 전문 업체 ‘벅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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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외도 나서는 게임사 증가할 것”

 

무엇보다 게임산업의 높은 위험이 사업 다각화 바람의 동력이 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출시는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과 같다”며 “운이 좋으면 신대륙을 발견할 수 있지만, 운이 나쁘면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게임의 경우, 게임업체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얻기도 하지만 이른바 ‘대작’이라 불리는 게임 중 실패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심혈을 기울여 출시한 대작 게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회사 규모가 축소되거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기도 한다. 최근 게임사들이 온라인게임보다 모바일게임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도 리스크 관리 측면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게임 개발자는 “모바일게임 개발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최근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됐다는 점도 있지만, 실패했을 경우 온라인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외도에 나서는 게임사들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일부 대형 게임사들이 수익을 독식하는 게임 생태계 특성상, 중소·중견 게임사들의 게임 외 사업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란 의견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게임사들이 AI나 블록체인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을 이상하게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사실상 이제는 산업 간 구분이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게임사들도 게임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AI나 VR,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게임과 결합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며 “대다수 게임사들은 여력이 되는 한,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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