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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양 지방선거에 소환된 ‘비리 사학황제’ 이홍하

김영록·김재무 후보, 광양보건대 살리기 수백억 출연 약속…혈세지원·‘표(票)퓰리즘 공약’ 논란

전남 광양 = 정성환 기자 ㅣ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5.30(Wed) 18: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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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내쫒다(死公明走生仲達).” 이 말은 죽은 사람이 산 사람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미칠 때 자주 사용하는 고사성어다. 요즈음 돌아가는 6·13지방선거 광양시장 선거 안팎의 사정을 보면, 이 고사성어처럼 교도소 안에 있는 ‘비리 사학황제’이자 전남 광양보건대 설립자인 이홍하(80)씨가 ‘교도소 밖 지방선거 출마자를 자칫 벼랑 끝으로 내쫓을 수도 있는 형국이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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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 중인 ‘비리 사학황제’ 이홍하, 양김(兩金)​ 후보 발목 잡나?

 

교도소에 수감된 이홍하씨는 이번 6월 지방선거에 다소 뜬금없이 소환돼 곤욕(?)을 치르고 있는 모양새다. 폐교 위기에 몰린 광양보건대 정상화 문제를 더불어민주당 김영록 전남지사 후보와 김재무 광양시장 후보가 공동 공약으로 내걸면서다. 이홍하씨는 1980년대부터 전국에 고등학교 3개, 대학교 6개, 부속병원 2개를 소유·운영해온 ‘재벌 사학인’이다. 그가 세운 대학 여섯 곳 중 두 곳은 이미 폐교했고, 한 곳은 다른 재단에 넘어갔다., 나머지 세 곳은 폐교가 코앞이거나 거론되고 있으며, 그 중 한 곳이 광양보건대다. 

 

광양보건대는 설립자인 이씨가 900억원의 교비 등을 횡령한 여파로 2015년 제1주기 대학구조개혁진단에서 E등급을 받아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이 전면 제한된 상황이다. ‘비정상’ 상태다. 올해 8월 말로 예정된 교육부의 제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최하위 E등급을 받을 경우 자칫 폐교 조치될 수 있는 초읽기에 내몰린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격랑에 휩싸인 광양보건대 존폐기로는 정상화 방안 마련에 1차적으로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마침 광양보건대 정상화 문제는 두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면서 지방선거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홍하씨가 교비를 임의로 빼돌려 사지(死地)에 내몰린 광양보건대를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학교만큼은 살려야 한다는 의견과 비리 사학에 혈세를 투입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김영록 민주당 전남지사 후보와 김재무 광양시장 후보는 폐교위기에 처한 광양보건대학 정상화를 6·13지방선거 공약으로 채택하고 당선을 전제로 ‘재정기여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전남도와 광양시의 공동 출연 재단법인 설립을 통한 재정기여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현행 사학분쟁조정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재정기여자로 인정될 경우 정이사 과반수와 이사장 추천권이 부여된다. 이를 통해 학교법인 양남학원이 의사결정권을 확보할 수 있고, 학교법인 해산 시 잔여재산을 전남도와 광양시 공동 출연 재단법인으로 귀속하도록 한다는 내용으로 법인 정관을 수정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현행 양남학원 정관은 법인 해산 시 잔여재산을 서호학원(한려대학교 법인)에, 서호학원 해산 시 신경학원(선경대 학교법인, 이홍하 딸이 이사장)에 귀속하도록 돼 있다. 전남도와 광양시가 재단법인 설립 후 재정기여자로 참여해 양남학원 정관을 개정, 이 연결고리를 깨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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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동의​ 얻어야 하는 수백억 출연 약속…당선 후에도 ​골칫거리​ 될 듯


문제는 실현가능성이다. 먼저 광양보건대학 정상화를 위해 전남도는 전남도의회의 승인을 받아 재정기여 조례 제정과 재단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이후 전남도와 광양시가 시·도의회의 승인을 얻어 재단법인에 279억원을 출연하고 이홍하 설립자의 횡령금 279억원을 광양보건대학에 납입해야 한다. 또한 광양보건대학의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을 교육부가 승인해야 한다. 

 

무엇보다 전남도와 광양시가 광양보건대학 정상화를 위해 재단법인에 279억원을 출연하기 위해서는 시·도의회의 승인뿐만 아니라 시·도민의 동의도 구해야 한다. 하지만 경영부실과 대학구조개혁 평가 하위등급 판정을 받은 부실대학에 혈세를 투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시·도민 동의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광양시 금고에서 100억, 200억을 마음대로 재단에 출현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앞서 사분위가 지난 2016년 재정기여자 위원회를 구성하고 3차례에 걸쳐 모집 공고했으나 재정기여자를 찾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이처럼 광양보건대 정상화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번지자 김재무 후보는 “당선돼 정상화 공약을 지키지 못하면 시장직을 물러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를 두고 지역정치권에선 교도소에 들어앉아 있는 이홍하씨가 교비 횡령으로 자신이 설립한 광양보건대를 폐교의 사지(死地)로 몰아넣은 것도 모자라, '산 중달'(후보자)을 더욱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 수도 있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두 후보가 설령 당선된다하더라도 이 문제는 두고두고 골치를 아프게 할 것이 뻔해 보인다는 성급한 전망도 지역정가에선 나온다. 

 

반면에 두 후보의 공동 공약 선정이 활발한 ‘공약논쟁’을 촉발했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서동용 변호사는 “광양보건대 정상화는 정치논리를 떠나 광양경제 활성화와 직결된 중차대한 문제다. 일부 후보들이 보건대가 폐교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공약으로 제시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능한 실현 방안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거는 어차피 다양한 정책이 생산되는 공론장으로 다소 설익어 보이는 공약이더라도 허점을 보완해가며 완성해가는 과정이 아니겠느냐”며 “흠집 내기에 급급하기보다는 ‘중소도시에도 대학교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시민들의 염원 실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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