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정치 1번지 목포서 민주당-평화당 격돌
  • 전남 목포 = 정성환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6.0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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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최대 격전지 목포시장 선거, ‘민주당 바람’ vs ‘평화당 조직력’ 승부

‘전남정치 1번지’로 불리는 전남 목포. 이곳의 수장을 뽑는 목포시장 선거는 6·13지방선거 ​전남지역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목포는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점에서 호남의 ‘적통(嫡統)’을 둘러싼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다. 고토 회복에 나선 더불어민주당과 적통 사수에 나선 민주평화당이 사활을 건 일합을 겨룬다. 민주당은 ​고공행진 중인 당 지지도를 토대로 완도군수 3선 출신 후보를 앞세워 ​​4년 전 6·4지방선거 때 내준 목포시장 탈환을 노리고 있다. 반면 ‘호남 적자’를 표방하는 평화당은 재선 도전에 나선 현역 시장을 후보로 출마시켜 당의 심장부나 다름없는 목포시장 수성에 나섰다. 

 

6·13 목포시장 선거는 적통 사수와 탈환을 놓고 완도군수 3선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김종식 후보(왼쪽)와 재선 도전에 나선 현직 시장출신 박홍률 민주평화당 후보가 빅매치를 펼치고 있다. ⓒ김종식-박홍률 후보 제공

박지원의 평화당, 민주당 광풍서 'DJ 고향' 지켜낼까‘DJ 계승’·‘호남 적통패권 경쟁 

 

목포시장 선거는 후보간 정책·인물 대결보다는 정당 대결로 흐르는 분위기다. ‘평화당 조직력’ 대 ‘민주당 바람’의 승부다. 조직력을 앞세운 평화당과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은 민주당 바람이 맞붙는 형국이다. 특히 최근 들어 한반도에 불고 있는 ‘평화 바람’이 태풍으로 변할 지, 아니면 미풍으로 그칠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광역단체장과 달리 기초단체장 선거는 정당보다 인물·조직 대결에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아, 확실한 콘크리트 지지층을 가진 평화당이 건재해 판세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목포는 평화당으로선 강력한 여풍(與風)에 맞서 당의 존폐 여부를 가늠할 최후 보루다. 당 지도부가 “목포시장만은 절대 내줄 수 없다”며 배수진을 치며 중앙당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점도 변수다. 목포는 평화당 박지원 의원의 지역구다. 단체장을 비롯해 지방의원 대부분이 민주당보다는 친 박지원 계열이다. 지지율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바람에 맞서 박 의원을 비롯해 지방의원들이 대거 평화당 간판으로 출마하며 자당 후보를 측면에서 돕고 있다. 


목포시장 선거는 광주시 경제부시장을 지낸 민주당 김종식(69) 후보와 현직 시장출신인 평화당 박홍률(66), 정의당 박명기(48), 한반도미래연합 김성남(44) 후보가 가세한 4파전 모습을 띠고 있다. 하지만 김종식 후보와 박홍률 후보가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지배적 시각이다. 

 

행정고시 출신인 민주당 김종식 후보는 3선 완도군수와 광주시 정무부시장 등 화려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김 후보는 ‘행정전문가’를 자처한다. 다양한 행정경험과 폭넓은 인맥은 김 후보의 최대 장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이 같은 그의 장점이 또 다른 결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민주당 경선과정에서부터 완도군수 재직 당시의 갖은 잡음과 소문, “세 번이나 완도군수를 지낸 사람이 또 다시 목포시장까지 넘본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만만치 않다. 일부에서는 완도군수 3선을 거쳐 목포시장까지 도전하면서 ‘단체장 3선 제한’의 취지를 무색케 한다는 지적까지 제기하고 있다. 실제 김 후보가 당선될 경우 국내 최초로 ‘2곳 기초단체장’으로 선출되는 정치사의 새로운 기록으로 회자될 전망이다.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는 ‘목포 제2고향론’을 내세우며 만회에 나서고 있다. 목포에서 고교를 졸업했고, 그런 인연으로 지역의 많은 지식인 선후배들의 잇따른 권유로 목포시장선거에 출마하게 됐다며 정책으로 증명해 보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목포의 발전과 인근 전남 서남권의 상생을 위한 방안으로, 목포·무안·신안·영암·해남·진도·완도 등 7개 시군이 참여하는 ‘서남권 경제통합’을 제시했다. 목포와 인근 전남 서남권의 상생을 통해 쇠락한 목포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그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금이 목포를 살리는 ‘골든타임’임을 강조하고 있다. 

 

유달산에서 내려다 본 목포시가지 전경 ⓒ목포시

문재인 바람’ 민주 김종식, ‘박지원 조직력’ 평화 박홍률 벽 넘을까

반면 목포시장 수성에 나선 평화당 박홍률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이 강점이다. 박 후보는 위기에 빠진 지역 경제를 살리고 관광 도시로 도약 시키기 위해서는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며 다시 한번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체류형 해양관광도시와 신성장 기업도시 육성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목포관광 백년대계를 이끌 해상케이블카와 대양산단 수산식품 특화단지 조성, 대규모 국책사업 유치 등 뚜렷한 성과를 바탕으로 강소도시·3대 희망도시 목포 건설을 담은 ‘2022 희망 목포’를 선포했다.


박 후보는 재임기간 지역 최대 현안이었던 대양산단 분양률을 43%까지 끌어올리면서 재정 파탄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민선 6기 출범 당시 3010억원에 달하던 부채를 1065억원 상환해 1945억원으로 낮췄다. 하지만 지난 4년의 임기가 전임 시장 등이 추진했던 사업들을 추스르는 차원에 그쳤다는 부정론도 만만치 않다. 박 시장만의 특유의 사업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또한 양질의 일자리정책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역동성이 넘치는 청년이 돌아오는 목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첨단사업 유치가 대안인데, 획기적인 정책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둔 것인지 그는 “30년 숙원사업인 해상케이블카를 완공해 국제관광도시 도약과 일자리가 넘쳐나는 강소기업도시로 만들기 위해선 앞으로 4년이 더 중요하다”며 “시작했으니 마무리할 수 있게 맡겨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 후보 외에 박명기 정의당 후보는 목포 지방 권력의 교체를 내세우며 표밭을 누비고 있다. 김성남 한반도 미래연합 후보도 목포에 위성 휴대전화 공장 유치를 통한 일자리 공약 등을 내걸고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과 평화당 후보의 싸움에 정의당 박 후보와 한반도미래연합 김 후보의 선전 여부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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