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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특집] (3) “구체적인 핵 폐기 방법까지 합의하면 대성공”

[인터뷰] 6자회담 초대 수석대표 출신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창섭 기자 ㅣ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6.01(Fri) 15:00:00 | 14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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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혁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 통일·외교·​안보통이다. 비례대표인 문미옥 의원이 정부 출범 후 청와대 과학기술 보좌관에 임명되면서 후순위로 지난해 6월 국회에 입성했다. 올 들어 남북관계가 해빙 무드로 접어들면서 6자회담 초대 수 석대표 출신인 이 의원의 당내 활동반경은 넓어지고 있다. 

 

이 의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6자회담 초대 수석대표와 독일 대사, 국정원 1차장을 지내 통일·​안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1997년 주미대 사관 참사관 시절에는 제네바 4자회담 성사를 이끌어냈다. 남북관계의 전환기마다 이 의원은 그 중심에 있었다. 최근 여권 내 이 의원의 주가가 한창 높아지는 이유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는 뜻의 CVID(Complete, 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는 이 의원의 창작물이다. 부시 행정부 1기 때 북핵 해결의 원칙으로 사용된 이 용어의 원 저작자는 이 의원이다. 같은 공 화당 정부인 트럼프 행정부는 비핵화의 기준으로 이 용어를 일관되게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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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과의 인터뷰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인터뷰는 5월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당일 김계관 북한 외무 성 제1부상의 대미 비난성명이 있었지만, 이것이 북·​미 정상회담의 걸림돌로 작용할 거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인터뷰가 있었던 그날 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로 늦은 밤에 다시 전화로 2차 인터뷰가 이뤄졌으며, 회담 재개에 따른 정세 분석을 논하기 위해 5월 30일 전화로 3차 인터뷰를 가졌다. 그만큼 남북관계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보유 핵무기 처리 방법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현재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 과정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미국과 북한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이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것은 세부적 합의를 만드는 데 진통을 겪고 있다고 봐야 한다. 현재 미국은 핵무기 반출에 최우선을 두고 있는 것 같다.”

 

비핵화에 대한 미국 내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 데, 북한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합의해야 할까.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그 상징성은 보유 핵무기 처리에 달 려 있다. 지금 플루토늄탄, 우라늄탄 몇 개를 갖고 있는지 솔직하게 밝히고  폐기에 주력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과학적으로 완전히 규정될 때 미국의 우려는 줄어들 것이다.”

 

일부에선 미래의 핵은 쉽게 해결되지만 과거의 핵, 다시 말해 과거 북한이 얼마나 핵무기를 만들어 은닉했는지는 알기 힘들다고 말한다.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과거의 핵은 진실 하면 된다. 북한이 사실대로 말하면 된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미래의 핵은 그렇지 못하다. 핵 과학자와 기술인력 등 핵 분해를 비롯해 서류, 도면 등을 어떻게 완벽히 불능화 시키겠는가.”

 

그런 면에서 트럼프가 비핵화에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은 큰 변화로 봐야 하는가. 

 

“지금까지 몰랐던 사안을 트럼프  대통령 이 알게 된 게 아닌가 싶다. 단정할 수 없지만, 핵 폐기의 구체적 방법을 충분히 이해하게 된 것 같다. 핵무기 반출만이 핵 폐기가 아니다. 보유하고 있는 핵물질, 핵 시설 등도 폐기돼야 한다.”

 

과거 6자회담 수석대표 시절 경험한 존 볼턴 백 악관 안보보좌관은 어떤 인물인가. 

 

“원칙주의자다. 특히 대량살상무기 (WMD) 폐기에 대한 집착이 굉장히 강하다. 볼턴은 과거 국무부에서 일했고, 폼페 이오도 CIA(중앙정보국) 국장을 거쳐 국 무장관으로 일하고 있다. 반대로 북한에서 김계관과 과거 6자회담에서 통역을 맡았던 최선희가 나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 느냐면 결국 핵 협상은 전문가들이 만나 실무협상 과정에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 이다.”

 

김계관의 등장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김계관의 담화를 읽으면서 그냥 읽은 게 아니라 바로 옆에서 김계관이 말하는 느낌이었다. 나와 협상할 때 쓰던 수사나 용어 들을 똑같이 사용하더라. 변한 게 없었다. 이번에 김계관과 최선희가 ‘나는’이라는 1 인칭 수사법을 써가며 담화를 발표했던데 차관(부상)이 개인 담화를 내는 것은 외교 사에서 보기 힘든 것이다. 장관도 ‘우리 정 부는’이라는 3인칭 단어를 쓴다. CVID를 놓고서도 조사로 ‘~니’를 말하던데, 우리 가 ‘~니’라는 말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지 않는가. 먹느니, 가느니, 자느니 등등 말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CVID와 완전한 비핵 화가 같은 것이라고 이해했다. 그런데 그게 아닌 것이다. 비핵화의 범위나 속도에 양측 간 이견이 있다고 봐야 한다.”

 

북한은 불가침 조약과 같은 체제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과 불가침 선언은 가능할 것이지만 조약은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양자 관계에서 불가침 조약을 맺지 않고 있다. 미 의회가 이를 승인해 줄 리 있겠는가. 북한은 북·​미 수교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기본 입장은 양자 간 문제가 다 해결될 때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양자 간 문제에는 북한의 인권 문제가 들어가 있다. 그게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핵 문제 해결에 우선을 둔다면 인권 문제에 유연성을 부여할 수도 있다. 앞서 말한 대로 불가침 선언 정도는 가능하다. 유엔 회원국은 유엔 헌장에 따라 불법적으로 다른 나라를 침략할 수 없게 돼 있다. 과거 6자회담 시절 내가 여러 차례 설명한 바이기 때문에 북한이 불가침 선언을 조약이 아니라고 해서 거부할 것 같지는 않다.”

 

북·​미 정상회담을 놓고 취소와 재개를 반복했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하나.

 

“일부에선 이번 협상 과정을 미국과 북한 의 주도권 쟁탈로 보는데, 그보단 그만큼 핵 협상이 어렵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

 

 

·​미 정상, 큰 틀에서 비핵화 합의해야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어느 정도 수준에서 합 의할 것 같나.

 

“큰 틀에서 비핵화 일괄타결을 할 가능성 이 크다. 일괄타결을 하되 구체적인 핵 폐 기는 양측이 추후 협의를 한다는 수준에서 합의를 볼 것이다. 만약 이번 회담에서 핵무기 폐기에 구체적 합의, 다시 말해 구체적 방법까지 합의한다면 첫 번째 회담 치고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다시 정상회담이 취소될 수도 있을까. 


“물론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증 과정에서 북한의 주권 문제가 충돌하기 때문에 그럴 일이 생기지 않으리라 단언할 수 없다. 다행히 미국과 북한 양쪽 모두 정상회담이 열려야 한다는 당위성을 인정하고 있다. 물론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굳이 결정하라면 나는 북·​미 정상회 담이 열리는 데 베팅하겠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나 국민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핵 협상은 일거에 한두 달 안에 끝나는 게 아니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는 과정에서 또다시 한반도 위기론이 나올 수 있다. 국가 간의 협상이란 양쪽 모두 자국에 이익이 된다는 판단이 서야만 합의가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 국민 모두 다 인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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