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제의 불로장생] 마음을 보는 시간 '휴식'
  • 이경제 이경제한의원 원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6.01 15:15
  • 호수 1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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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맞는 휴식 방법을 찾아라

휴식(休息)은 하던 일을 멈추고 잠깐 쉬는 것이다. 쉴 ‘휴(休)’는 나무 옆에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왜 나무 가까이에 있으면 쉬는 것이 될까. 동양의 오행은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 다섯 가지다. 오행(五行)은 사람을 방해하기도 하고 도와주기도 한다. 나무가 없으면 산사태가 난다. 불이 집과 사람을 태운다. 흙이 무너져 지진을 일으킨다. 쇠에 찔리거나 다치게 된다. 물이 지나치면 홍수와 폭풍우의 피해를 입는다. 오행이 방해하는 모습이다. 

 

나무 아래서 쉬거나 불 앞에서 지켜보는 것, 땅을 밟고 의지하는 것, 쇠를 잡고 기운을 확장할 수 있고, 물속에서 편안함을 즐기는 것은 오행이 도와주는 것이다. 오행이 도움을 주는 것은 쉽게 이해될 것이다. 모닥불 앞에서 낙엽을 태우거나, 촛불을 켜고 방 안에 은은한 분위기를 만드는 모양이 불의 기운을 받는 것이다. 온천이나 바다, 수영장에서 온몸을 물에 담그고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물의 기운을 얻는 것이다. 산에 오르거나 동네 공원에서 흙을 밟으면 발바닥에서 흙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칼이나 가위를 들면 사람의 손으로 할 수 없는 많은 일을 하게 된다. 

 

ⓒ 시사저널 임준선


 

그런데 나무는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일까. 나무에는 두 가지 색이 있다. 고동색과 초록색이다. 고동색은 우리 내면의 색이다. 여러 색을 혼합하면 점점 짙은 색으로 합쳐지는데, 반대로 색을 분리하면 신나는 빨강, 자기 신뢰의 주황, 뽐내는 노랑, 적응하는 파랑, 내다보는 보라색을 찾을 수가 있다. 고동색을 가까이하면 다양한 능력을 갖춘 색을 하나씩 꺼내 쓸 수가 있는 것이다.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면 모르겠다는 사람이 있다. 그것이 고동색이다. 거기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는 것이 빛깔을 제대로 쓰는 방법이다. 

 

초록색은 단순하다. 판단하고 결단을 내리는 색이다. 정치인들이 큰 결단을 내리기 전에 동지들과 산에 올라가서 기분 좋게 등산을 하고는 탈당을 결심하지 않는가. 산에 가서 초록의 기운을 받는 것이다. 주로 봄과 여름의 파릇한 초록색일 때 가능하다. 붉은 단풍을 보고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 어떤 것을 판단하기 전에, 결정을 내리기 전에, 초록색을 보면 큰 도움이 된다. 

 

필자는 한 달에 방송을 12일, 진료를 8일, 그 밖에 비즈니스 모임과 약속이 40여 회가 있다. 작년 한 해는 일요일을 하루도 쉰 적이 없다. 그렇게 살다 보니 나무 아래 편안한 모습은 그저 머릿속의 그림으로만 있고 실제로는 한밤중에 지쳐 쓰러지는 일상이다. 그런 생활을 10년 이상 하다 보니 휴식을 어떻게 가져야 되는지도 잊어버렸다. 휴식에는 초보자다. 쉬는 것도 많이 해 봐야 쉴 수가 있다. 일단 한 달에 3일을 쉬는 날로 정하고 휴식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모든 인간은 자신에게 맞는 휴식 방법이 있다. 나에게 맞는 휴식이 다른 사람에게도 맞을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쉴 ‘식(息)’은 자신의 마음을 보는 것이다. 우리는 바깥의 일을 열심히 보지만 마음을 돌이켜보는 시간이 별로 없다. 나만 없는가. 주변에 물어봐도 자신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는 사람이 별로 없다. 무작정 잠만 자면 피로가 풀리는 것이 아니고 마음을 내려놓고 두뇌를 비워야 제대로 된 휴식이 될 수 있다. 일주일에 하루는 안식일이고, 초등학생들도 40분 수업하고 10분은 쉰다. 휴식은 우리 인생의 매듭이 되고 다시 움직일 수 있는 기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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