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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특집] ③ ‘교육 대통령’ 뽑는 5대 키워드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

박성의 기자 ㅣ sos@sisajournal.com | 승인 2018.06.04(Mon) 11:13:37 | 14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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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7개 시·도의 ‘교육 대통령’을 뽑는 교육감 선거의 윤곽이 드러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5월30일 기준 전국에서 59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셋 중 한 명이 교육감 배지를 달게 되고, 이들이 내세운 교육정책이 대한민국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좌우한다. 교육감은 재선, 삼선에 제한이 없어 최대 10년 안팎의 장기집권까지 가능하다. 시장·도지사 못지않게 교육감 선거가 중요한 이유다.

 

그런 교육감 선거가 정작 한지(寒地)에 내몰려 있다. 자신의 지역구 교육감 후보가 누군지 모른다는 국민이 적지 않다. 당장 자신의 일상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서다. 최근 화두가 된 ‘북·미 정상회담’에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린 탓도 있다. 교육감 선거가 국민 정서와 거리가 멀어지는 사이 같은 이념의 교육감을 밀어주고자 하는 정치권의 관심은 계속되고 있다. 다가오는 6·13 교육감 선거의 화두를 5가지 키워드로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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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현직 프리미엄

 

말 그대로 ‘좌풍’(左風)이다. 앞선 보수정권에서 차게 식었던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고, 문재인 정권의 주가는 날로 치솟고 있다. 진보정권의 인기는 교육감 선거 판세를 뒤흔들 상수로 부상했다. 진보진영에 속하는 현직 교육감 대다수가 재선 또는 삼선을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한 12명의 현직 교육감 중 11명이 진보 성향이다. 대전광역시의 설동호 교육감만이 유일한 보수 후보로 꼽힌다. 현직 교육감의 경우 지지 세력이 공고하고 인지도가 높다는 일명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선거를 치를 수 있다. 여기에 ‘진보’의 인기까지 받쳐준다면 일종의 ‘후광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교육계 관측이다.

 

한 교육계 인사는 “최근 국내 정치 상황에서 진보 성향은 일종의 ‘스펙’(서류상의 기록 중 업적에 해당되는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이 괜찮게 풀려갈수록 정권의 인기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같은 라인(정치 성향)의 후보는 그 수혜를 가져와 선거 운동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우리나라 교육의 경우 입시제도를 비롯한 기존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크다. 보다 큰 변화를 내세우는 진보 성향의 후보가 득세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 2. 보수 단일화

 

보수진영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진보 후보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지지층 결집이 필수적이다. 특히 현 교육감이 진보 성향인 상황에서 보수 성향의 후보가 난립할 경우 필패(必敗)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같은 ‘오른쪽 진영’에 속한 인사들 간에는 단일화가 최대 화두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상황은 여의치 않다. 같은 이념 테두리 안에서도 공약과 비전이 다른지라 후보 자리를 양보하기가 쉽지 않다.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 방안이 해법으로 대두되지만 조사 방법과 과정, 공표 시기를 놓고 잡음이 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실제 충남도교육감의 경우 보수후보 단일화가 엇박자를 내면서 지지층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남기독교총연합회와 바른교육감세우기추진본부 등 시민단체가 명노희 후보를 단일 후보로 추대했지만, 단일 후보 상대방인 조삼래 후보 측이 단일화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반발하고 나서며 무산 위기를 맞게 됐다. 조 후보 측은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어떠한 동의 절차도 얻지 못했다”면서 “반드시 승리해 충남 교육의 새로운 장을 펼치겠다”고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충북도교육감 선거는 보수진영 단일화 경선을 위한 여론조사 결과가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유포되면서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심의보·황신모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한 권기창 전 학교학부모연합회장은 여론조사의 구체적인 결과는 발표하지 않고 최종 확정된 단일 후보만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 기자회견이 있었던 5월27일 늦은 오후부터 단일화 경선을 위한 여론조사 결과가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문자메시지를 통해 나돌았다. 공직선거법은 중앙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되지 않은 선거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 또는 보도를 금지하고 있다.  

 

 

▒ 3. 깜깜이 선거

 

일각에서는 교육 현장에 불고 있는 ‘진보 광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정책 대결이 돼야 할 교육이 이념 대결의 장(場)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행법에는 교육감 후보가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를 표방할 수 없다. 지방자치에 관한 법률 46조 3항은 후보자가 특정 정당을 지지할 수 없게 규정하고 있다. 정치적 중립이 요구된다는 이유로 교육감을 정당 선거로 뽑지 않도록 했지만, 해당 교육감의 정치색만으로 후보를 고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자신이 학부모가 아니라는 이유로, 또 가족 중 학생이 없다는 이유로 선거 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아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육감 선거가 도지사 선거 그늘에 묻히는 ‘깜깜이 선거’가 매번 반복되고 있다.

 

경기도 시흥에 사는 주부 김은희씨(52)는 “도지사 후보는 알아도 교육감 후보는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집에 학생이 없다 보니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는 것 같다”며 “(교육감 후보들이)유세나 홍보를 유별나게 하지 않는 것 같더라. 반상회에 나가거나 이웃들을 만나도 교육감 선거를 얘기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표를 주는 사람이 외면할 경우, 교육감 선거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정책의 적합성이나 후보의 능력이 아닌, 정치 세력의 크기나 부동층(浮動層)의 ‘묻지마 투표’가 당락을 결정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문제의식을 갖고 사퇴의사를 밝힌 후보도 등장했다. 교육이 진보·보수의 정치적 진영논리에 갇혔다고 주장해 온 박융수 인천교육감 예비후보가 “(대중의) 무관심에 (선거운동을 완주할) 의지가 약해졌다”며 최근 사퇴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조희연 현 교육감과 맞붙게 된 중도 성향의 조영달 후보(서울대 교수)는 시민과 언론을 향해 ‘깜깜이 선거’를 막아 달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언론과 시민사회의 무관심과 무반응에 힘들다”며 자신이 내놓은 정책과 교육감 선거 운동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직접적으로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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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러닝메이트

 

일각에서는 도지사와의 ‘러닝메이트’를 활용해 교육감 선거의 관심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교육이 정치에 종속될 수 있다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 탓에 러닝메이트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지만, 실상 교육감과 도지사는 애초 불가분(不可分)의 관계다. 같은 지역에서 정책을 펴나가는 동반자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광역자치단체장이 러닝메이트로 교육감 후보를 낸다면 대중의 관심을 더 크게 얻을 수 있을 거란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정부와 자치분권위원회 등에 따르면, 교육행정과 일반행정을 연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에서는 교육감 러닝메이트 제도를 포함한 교육과 일반행정의 연계협력을 놓고 ‘자치분권 종합계획안’을 현재 심의 중이다. 6월 자치분권위원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다만 교육감 러닝메이트 제도는 교육계의 반발이 심할 것으로 예상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단계적으로 접근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 5. 투표율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율도 교육감 선거의 관건이다. 정치판에서는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낮으면 보수가 유리하다는 속설이 있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지난 제5회 지방선거(54.5%), 제6회 지방선거(56.8%)의 상승세를 이어받아 60%에 육박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5월24일 공개한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밝힌 적극 투표층이 지난 지방선거에 비해 15.1%포인트 늘어난 70.9%를 기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론조사에 침묵하는 ‘샤이 보수’가 투표장으로 나와 투표율을 높인다면, 교육감 선거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미 정상회담으로 국민의 관심이 온통 회담 결과에 쏠릴 경우 투표율이 저조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결국 투표율이 교육감 선거에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지만, 예단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은 상황인 셈이다.

 

교육계에서는 투표율이나 정권의 인기 혹은 흠에 기대를 거는 모양새부터 바꿔 나가야 한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선거 시스템의 개선도 중요하지만 결국 ‘교육의 무엇을, 왜 바꾸려 하는가’를 보여주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교육감 선거가 외면받은 지 10년이 다 되어 가지만 매번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은 후보들이 교육감 선거의 본질은 잊은 채 선거의 당락에만 매몰됐기 때문”이라며 “그렇다 보니 정책이 아닌 이념에 편승해 인기를 얻으려는 ‘비교육적인’ 교육감 선거가 치러지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을 바꾸지 않는다면 대중의 기대는 또다시 실망이 되어 돌아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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