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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이어 대북 경협서도 성공스토리 쓸 차례

한국의 개발금융 성공스토리를 몽골에 전수한 산업은행…북한 개방정책에 주목

이정 산업은행 컨설팅실 팀장 ㅣ leej@kdb.co.kr | 승인 2018.06.05(Tue) 08:00:00 | 14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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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하면 흔히 광활한 대륙, 초원을 달리는 말과 시력 좋은 유목민들, 그리고 중원을 호령했던 칭기스칸 등이 떠오르곤 한다. 몽골은 남한의 15배에 달하는 광대한 영토를 가지고 있으나, 인구는 약 312만명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몽골의 3대 수출국이자 4대 수입국으로서 서로에게 중요한 경제교류 상대국인데, 몽골의 1인당 GDP는 2017년 기준 3553달러 수준이다.

 

여행객들에게는 수도 울란바타르 한 중심가인 피스 애버뉴(Peace Avenue)에 위치한 대통령궁과 수흐바타르 광장, 그리고 국립박물관 등이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로 꼽힌다. 이 울란바타르 중심 거리의 인기 여행코스를 다니다 보면 근처에 나지막하지만 웅장한 몽골 중앙은행과, 그 맞은편 현대식 빌딩에 자리한 몽골개발은행을 만날 수 있다. 몽골개발은행(DBM ; Development Bank of Mongolia)은 몽골의 산업은행 격으로, 한국의 산업은행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몽골개발은행법이 제정된 지난 2011년 이래로 2015년까지 약 4년 간 산업은행은 위탁경영과 자문을 하며 기관의 초석을 다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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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국제경쟁력 인정받아 몽골개발은행 위탁경영

 

2010년 하반기에 산업은행은 몽골 정부 관계자들의 요청으로 DBM 위탁경영 입찰경쟁에 참여하게 된다. 몽골 정부는 SOC, 자원개발, 제조업 육성 등 경제개발을 위해 몽골개발은행법을 제정하면서, 해외 선진 금융기관에 자금조달·운용, 리스크관리 등 DBM의 경영 전반을 위탁하는 입찰을 추진 중이었다. 당시 몇몇 선진국의 금융기관들이 치열하게 경쟁 중이었음에도 몽골 정부 측은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는 산업은행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일국의 정책금융기관을 위탁경영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컨설팅 범위를 넘어서는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첫째, 해당국 정부는 물론이고 국내 정부 관계부처들과 긴밀한 협의 하에 진행되어야만 하는 국가 차원의 외교적 사업이다. 둘째, 상업금융기관의 통상적인 여수신 업무 범위를 넘어 SOC 개발, Project Finance, 금융공학, 국제채권 발행, 기업구조조정, 거시경제와 산업분석 연구능력 등 그야말로 종합금융 역량이 모두 필요한 프로젝트이다. 셋째, 정책금융을 활용하여 실제 국가발전에 기여한 경험이 수반되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다. 

 

당시 몽골 정부가 한국의 산업은행에게 먼저 위탁경영 경쟁에 참여해달라고 제안한 것은, 산업은행이 이 모든 조건을 골고루 갖춘 경쟁력 있는 개발은행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산업화 과정서 체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맞춤형 전략 마련

 

비록 몽골정부로부터 경쟁입찰에 참가해달라는 요청이 있기는 했지만, 산업은행이 쉽게 위탁경영자로 선정될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타국 정부로부터 은행의 경쟁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된 사례이므로 입찰 참여를 주저할 이유는 없었지만, 경쟁자는 일본과 독일의 국책은행, 영국의 글로벌 상업은행 등으로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산업은행은 우선 컨설팅실을 콘트롤타워로 지정하고, 신속하게 내부 TF를 구성하여 유기적인 협업체계를 구축하였다. 법무·리스크·​IT·​인사·​연구소 등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역량을 총망라할 수 있는 대응조직을 갖추는 한편,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외교부, 그리고 현지 대사관 등 정부와의 채널도 즉각 가동하였다. 그리고 몽골의 경제개발 현안과 인프라 등에 대한 조사·연구에 착수하였다. 그리고 신속하게 몽골정부가 필요한 사항을 파악하고 산업은행의 역할을 현지 사정에 맞게 정리하였다. 특히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체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장기설비자금공급, 국가 인프라구축, 대규모 해외자금조달 등에 대하여 현장감 있는 맞춤형 전략을 마련, 제시하였다.

 

입찰 프로세스가 한창일 때 몽골의 정권교체라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국가 지도자뿐만 아니라 의사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정부당국자들도 상당 수 교체되었다. 의도치 않게 신임 정부당국자들을 만나 재차 일일이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지만, 신(新)정부 관계자들도 이내 산업은행의 장점과 필요성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 각고의 노력과 시행착오 끝에 마침내 산업은행은 2011년 3월 DBM 위탁경영자로 최종 선정이 되었고, 2011년 9월부터 본격적인 위탁경영에 착수하였다. 

 

DBM 위탁경영은 유수의 글로벌 금융기관과의 입찰경쟁에서 승리했다는 점만으로도 큰 성과이지만, 성공적인 경영으로 당초 4년 예정이었던 위탁경영 기간을 무려 2년이나 앞당겨 조기졸업하는 쾌거를 거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더욱이 위탁경영 졸업 이후에도 몽골 측으로부터 역량을 인정받아 약 2년 간 전문가를 파견하여 경영자문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위탁경영단은 우선 국책은행으로서 몽골의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였다. 낮은 금리로 대규모 해외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물론, 정부지원사업을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세계적 신용평가사들을 상대로 몽골의 국가신용등급 향상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또한 몽골철도사업, 도로 및 발전소 건설, 10만호 주택건설사업, 열병합발전소 민간투자사업 등을 이끌었다. 이러한 성과들은 과거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이룩한 산업은행만의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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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경제협력서 산업은행의 세 번째 성공스토리 쓸 차례

 

북한은 올해 들어 2013년 이래 고수하던 경제-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을 수정하여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전략노선을 채택하였다. 최근 북한을 둘러싼 국제정세가 매우 급변하고 있지만, 북한의 개방과 경제개발은 언젠가 우리에게 닥쳐올 머지않은 미래인 듯하다. 북한은 천연자원이 풍부하여 개발의 여지가 많고, 도로나 전력 등 국가경제의 인프라가 열악하다. 또한 경제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자본시장이나 금융제도가 갖춰져있지 않은 반면, 경제성장과 개발에 대한 의지는 높은 특징이 있다. 이러한 점들은 전반적으로 2011년 당시 몽골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시장경제체제 하에서 정책금융은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고 시장경제의 효율성과 형평성 간의 상충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국책은행은 자체 신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자율경영 하에서 정부정책을 측면 지원한다. 그런데 북한의 정책금융은 이와는 많이 달라 남한의 정부재정사업과 유사하다. 즉, 국가 소유의 중앙은행이 기업에 국가재정을 중개해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김영희, 「금융감독연구」, 2018.4월). 따라서 북한이 개방을 선택하여 경제발전을 본격화한다면, 개발은행을 설립하고 이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우리나라 경제발전 과정에서 국책은행으로서 소중한 성공스토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약 4년 간 DBM 위탁경영과 자문을 통해 몽골의 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한 결과 두 번째 성공스토리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제는 북한 경제협력 사업에 참여하고 개발금융의 노하우를 전수함으로써 세 번째 성공스토리를 써나갈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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