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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그룹 3세 편법상속 논란, 국세청이 칼 댄다

주지홍 상무, 세금 한 푼 없이 3조원 그룹 쥐었다

송응철 기자 ㅣ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8.06.07(Thu) 10:58:00 | 14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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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사조그룹 계열사인 사조해표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단순히 정기조사 성격이 아닐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업계에서는 국세청이 최근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천명한 직후 조사가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조그룹이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편법 승계 논란과 관련해 비판을 받아온 만큼, 여기에 메스가 가해지리란 것이다. 특히 이번 세무조사 대상인 사조해표가 오너 3세의 회사라는 점도 이런 분석에 무게를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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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시스템즈와 사조인터내셔널이 승계의 키

 

현재 사조그룹 경영은 고(故) 주인용 창업주의 장남 주진우 회장이 맡고 있다. 그러나 경영권은 주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에게 넘어간 상태다. 3세 승계가 사실상 완료된 것이다.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MBA를 수료한 주 상무는 컨설팅업체인 베어링포인트에서 재직하다 2006년 사조인터내셔널에 입사하며 그룹 경영에 합류했다. 선상용품·농수산물 도매업체인 사조인터내셔널은 주 상무에게 의미가 크다. 단순히 그가 최대주주(47.28%)여서만은 아니다. 주 상무를 중심으로 한 승계의 ‘핵심’으로 거론돼 왔기 때문이다. 

 

사조그룹은 이미 오래전부터 승계에 대비해 왔다. 업계에서는 주 회장의 장남인 주 상무와 차남 고(故) 주제홍 사조오양 이사가 그룹을 양분하는 구도를 예상했다. 주 상무에게 사조인터내셔널이 있다면, 주 이사는 사조시스템즈가 승계의 열쇠로 지목됐다. 그동안 이들 회사는 그룹 차원의 지원을 받아왔다. 매출의 대부분을 그룹 계열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올리며 사세를 확장했다. 업계에서는 비상장사에 일감을 몰아줘 사세를 확장시킨 뒤 이를 승계의 발판으로 삼는 승계 방식이 이뤄질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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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뿐, 2013년까지는 이렇다 할 승계 움직임이 없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2014년 주 이사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면서다. 이후 주 상무를 중심으로 한 승계 작업이 본격 가동됐다. 주 상무는 먼저 주 이사의 사조시스템즈 지분 53.3%를 상속받았다. 상속세(30억원)는 사조시스템즈 주식으로 물납(物納)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물납한 주식은 다시 주 상무의 손으로 돌아왔다. 사조시스템즈가 기획재정부 공개경매에 참여해 물납한 주식을 다시 사들였다. 이를 통해 주 상무는 현금을 전혀 들이지 않고 사조시스템즈 경영권을 확보했다. 

 

주 상무는 다음으로 사조산업 지분 확보에 나섰다. 사조시스템즈를 통해서였다. 사조산업은 그룹의 모태이자 캐시카우다. 지난해 연매출은 8160억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그룹 지배구조의 상단에 위치해 있었다. 사조대림(22.4%)·사조해표(23.9%)·사조씨푸드(62.1%) 등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이들 회사가 다른 계열사들을 거느린 형태다. 결국 사조산업 지분만 충분히 확보하면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주 상무가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서는 사조산업 지분 확보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었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도 내부거래 증가

 

사조시스템즈는 2015년 8월 주 회장이 보유하던 사조산업 지분 10%를 매입했다. 사조시스템즈 자회사인 캐슬렉스제주도 이 시기 사조산업 지분 3%를 사들였다. 이듬해에도 금융권 차입금으로 주 회장의 사조산업 지분 5%를 추가 확보했다. 그 결과, 주 상무가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사조산업 지분율은 31.62%까지 늘어났다. 사조시스템즈가 사조산업 지분 확보에 투입한 자금은 480억원 규모로 전해졌다. 

 

동시에 사조시스템즈에 대한 주 상무의 지배력도 강화했다. 2015년 12월 사조인터내셔널을 사조시스템즈에 흡수·합병시키는 방식을 통해서다. 합병 비율에 따라 사조시스템즈는 사조인터내셔널 주주에게 주당 0.8202주의 합병 신주를 지급했다. 이로 인해 사조인터내셔널 지분 47.28%를 보유하던 주 상무의 사조시스템즈 지분율은 기존 30.8%에서 39.7%로 늘어났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주지홍 상무→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증여나 상속세 한 푼 내지 않고 자산 3조원대 그룹의 경영권을 거머쥐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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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사조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주 회장이 보유한 사조산업 지분(14.94%)과 사조시스템즈 지분(13.7%)을 배제하더라도 경영권 행사에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사조그룹은 지난해 3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사조시스템즈의 지주사 전환 신고서를 제출했다. 승계 작업의 마침표를 찍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사조시스템즈는 ‘총자산 1000억원 이상’과 ‘총자산 대비 자회사 지분가치 비율 50% 이상’이라는 지주사 요건을 충족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후 지주사 자산 기준이 상향되면서 지주사 전환이 요원해졌다. 업계에서는 사조그룹이 현행 지배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이미 주 상무가 그룹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만큼 굳이 지주사 전환에 목을 맬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주 상무를 중심으로 한 승계 작업이 가능했던 것은 모두 일감 몰아주기 덕분이다. 사조시스템즈는 그동안 그룹 계열사들의 부동산 임대 및 관리 업무를 도맡아왔다. 2012년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을 때도 내부거래를 멈추지 않았다. 이후 ‘일감몰아주기법’이 시행돼 대기업들이 일제히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와중에도 주 회장 일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부거래 규모를 계속 늘리면서 세간의 비판을 받았다. 

 

2010년대 초 사조시스템즈는 계열사에 사실상 매출 전량을 의존하다시피 했다. 2012년과 2013년 내부거래 비중이 각각 91.3%(총매출 69억원-내부거래액 63억원)와 91.9%(76억원-70억원)에 달했다. 내부거래 규모는 2014년 71억원에서 2015년 86억원으로 점차 증가했다. 다만 이 시기 외부 일감이 늘어나면서 내부거래 비중은 50%대로 낮아졌다. 그러나 사조인터내셔널 합병 이듬해인 2016년 내부거래 규모는 237억원으로 폭증했다. 전년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에도 내부거래 비중(75.3%)과 규모(260억원)가 나란히 증가했다. 

 

이는 사조인터내셔널 역시 내부거래 비중과 규모가 상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조인터내셔널의 경우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내부거래율이 계속 늘어나는 패턴을 보였다. 실제 2010년 48%(487억원-234억원)이던 사조인터내셔널의 내부거래율은 △2011년 51.9%(543억원-282억원) △2012년 60.3%(506억원-305억원) △2013년 75.6%(370억원-280억원) △2014년 98.7%(191억원-189억원) 등으로 높아졌다. 

 

 

현미경식 조사…혐의 확인되면 검찰 고발

 

사조그룹이 이처럼 사회적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고 일감 몰아주기에 골몰해 온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일감몰아주기법’은 오너 일가 지분이 30%(비상장사 20%)을 넘는 계열사가 200억원 또는 매출의 12% 이상의 내부거래를 한 경우를 규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내용만 놓고 보면 사조인터내셔널과 사조시스템즈는 영락없는 규제 대상이다. 그러나 자산총액 5조원이 넘어야 한다. 자산 규모 3조원대인 사조그룹은 사실상 규제망에서 벗어나 있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사조그룹의 편법승계 논란은 이렇게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국세청이 최근 대기업과 사주 일가의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에 대해 엄정 대응을 천명하고, 편법 상속·증여 대기업·대재산가에 대한 전면 세무조사를 예고하면서다. 국세청이 밝힌 조사 대상은 △자녀 출자법인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끼워넣기 등을 통한 부당이득 제공 △친인척·임직원 명의의 협력업체·하청업체·위장계열사 등을 이용한 비자금 조성 △차명재산의 편법 증여와 변칙 상속·증여 행위 △기업자금으로 사주 일가에 대한 가공급여 지급·기업 직원을 사주 일가 가사에 동원한 행위 등이다. 

 

사조그룹은 첫 번째 유형인 ‘자녀 출자법인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끼워넣기 등을 통한 부당이득 제공’에 해당된다. 국세청은 오너 일가의 편법 상속·증여 혐의를 ‘현미경식’으로 집중 조사하겠다며 강도 높은 사정을 예고했다. 국세청은 이런 계획을 밝힌 직후 사조해표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사조해표는 주 상무의 근무지다. 사조가(家) 오너 일가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세청이 탈세 혐의가 확인될 경우 세금 추징은 물론 검찰 고발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는 뜻을 밝힌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주 상무가 자칫 검찰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사조그룹 측은 “정리된 입장이 없다”는 말만 반복해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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