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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특집]④ 北 “꼬물만큼도 남의 도움으로 경제건설 안해”

北 매체들, 겉으론 평화 강조…뒤론 反제국주의·反美 공조 강화

박영자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6.08(Fri) 11:16:06 | 14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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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북·미 간 수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체제를 대표하는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에는 이 수 싸움이 어떠한 논조로 드러나고 있을까. 현 단계 북한의 주요 대외 행보 및 메시지 중심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생각’을 짚어보자. 

 

5월24일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이후 북한 외무성은 다음 날인 5월25일 북한에 주재하는 외교 및 국제기구 대표들에게 핵실험장 폐기 의식에 대한 자세한 설명회를 가졌다. 주북(駐北) 중국 대사, 러시아 대사, 아시아·아프리카·아랍·라틴아메리카 지역 국가 대사, 임시 대리대사들과 유럽연합국가 외교대표, 국제기구 대표들을 모아 설명회를 통해서 뿐 아니라 개별적으로도 만나 의의를 선전한 것이다. 5월26일자 노동신문을 보면, 당시 만남에서 북한은 핵실험장 폐기 과정에 대한 구체적 설명과 함께 폐기 작업이 투명하게 진행되고 방사성 물질 누출현상이 전혀 없었으며 주위 생태환경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이는 북·미 협상에 임하는 김정은 정권의 ‘비핵화-평화수호’ 의지를 국제적으로 선전하며 체제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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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매체들 ‘비핵화-평화’ 어젠다 주도 

 

또한 당일 ‘북한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 연구사 논평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수호하려는 북한의 비핵화 행동에도 불구하고 한·미 합동 군사연습(맥스선더 등)이 진행됐음을 비판했다. 5월25일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반도 긴장격화의 장본인은 누구인가’라는 기사에서 구체적으로 지금의 평화화해 국면에서 미국이 합동 군사연습을 계속 진행하는 목적이 한·미·일 3각 군사동맹 강화를 통해 아·태 지역에서 군사적 패권을 유지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는 ‘우리민족끼리’의 담론으로 한국을 유인하며 한·미·일 동맹 약화를 의도하는 논조다. 또한 한반도 긴장악화는 미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으며 북한은 이러한 위협 속에서도 ‘비핵화-평화’ 수호에 나서고 있음을 강조했다. 비핵화 행동을 개시한 김정은 정권의 정당성 및 북·미 협상에 임하는 북한체제의 진실성을 강조하는 논조다. 더불어 국제사회에 북한이 평화 어젠다를 주도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효과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 매체들은 ‘북한이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면 대규모 민간급의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폭스뉴스와 CBS, CNN 등 미국 언론의 논조를 격렬하게 비판했다. 5월27일자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언론의 사명을 저버린 매문집단의 객쩍은 나발’이라는 기사에서 “우리는 남의 도움을 받아 경제건설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꼬물만큼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쉽게 말해 주체사상의 바탕이 되는 북한체제 정체성 중 하나가 ‘물질보다 귀한 자존심’이라는 논리다. ‘북한이 경제적 보상을 바라고 북·미 회담에 나섰기에 미국 요구가 관철될 것’이라는 식의 논리는 자존심을 중시하는 북한 정권에 상처를 줘 감정적 도발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한다. 

 

이러한 북한 선전 매체들의 주장은 자기네가 한반도 현안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고 대화를 향해 가고 있는 지금, 미국 정계뿐 아니라 언론들도 이에 대해 신중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고 봐야 한다. 또한 평화 협상 국면인 이 시기에 한반도 긴장격화 요인인 ‘한·미 합동 군사연습을 굳이 벌여야 할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북한에 대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5월29일자 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 ‘대화 분위기에 맞게 처신해야 한다’). 더불어 6월1일에는 미 하원의원의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 회의에서의 대북제재 강화 발언과 미 국무부의 ‘2017 국제종교자유보고서’ 발간 등을 비판(조선중앙통신)하며 ‘대화를 향한 평화적 흐름에 역행하는 발언 자제’ 및 ‘새로운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할 것’ 등을 요구했다. 

 

2014년 5월29일 ‘북·일 스톡홀름 합의’ 이행 실패 후 북한은 지금까지 일본 아베 정권에 대한 적대감과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엔 전 분야에 걸쳐 일본의 행태를 지속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5월26일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논평(‘일본은 대세를 보지 못하고 있다’)을 통해 일본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대신 중국, 러시아와의 결속은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친 북·중 정상회담 이후 북·중 간 교류협력이 활발해졌다. 그리고 5월31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 초청으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방북, 김정은을 면담했다. 이날 면담에서 두 사람은 한반도와 지역의 정세와 전망에 대한 북·러 최고지도부의 의사와 견해를 교환했다. 6월1일자 노동신문에 따르면, 이날 회담에서 두 사람은 두 나라 정치·경제 협조관계를 발전시키고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논의했다. 또 북·러 관계를 상호이익에 부합되게 발전시키기 위한 고위급 만남 등 교류 활성화 및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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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이란에 제국주의 돌파 공조 제안

 

그동안 북한은 반제국주의·반미 성향을 보이는 저개발 국가들에 대한 비동맹 외교를 전면적으로 확대·강화해 왔다. 쿠바·이란·몽골뿐 아니라 인도 등 중동지역 국가, 그리고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에 북한 외무성 대표단을 보내 교류협력을 추진하는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적극적 외교행보도 보여왔다. 그동안 여러 자리에서 북한은 “제국주의자들이 만들어 놓은 낡은 국제 경제 질서 때문에 발전도상 나라들의 사회경제적 진보와 발전이 적지 않게 억제당하고 있다”며 “경제적 부흥과 민족적 번영을 이룩하자면 새롭고 공정한 국제 경제 질서를 세우는 방도로 남남협조를 확대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5월31일자 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 ‘낡은 국제 경제 질서를 맞서는 남남협조를 확대 발전’).

 

이는 전체적으로 북·미 협상 국면에서 일본을 배제시키는 한편 중국과 러시아와의 결속을 강화하고 비동맹 저발전 국가들과의 외교를 확대하는 행보다. 아울러 김정은 정권이 동북아 정세를 주도하며 나아가 ‘제국’에 반대하는 국제사회 다양한 국가들을 자신의 편으로 인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 

 

<연관기사>

▶ [한반도 특집] ① 김영철 vs 폼페이오, 배짱 대결 승자는?

▶ [한반도 특집] ② 보수 집회 때 성조기 사라지나

​▶ [한반도 특집] ③ 리비아 카다피의 몰락, 핵 포기와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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