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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한복판에 ‘통일국시’店 등장…“달라진 민심 반영”

대구 토박이 여주인 기발한 국수집 오픈에 ‘고객 북적’

대구 = 박동욱 기자 , ㅣ ,sisa5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6.11(Mon) 11: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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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심 한복판에 '통일국시'라는 이름의 국수 전문집이 최근에 개업, 입소문을 타면서 화제거리로 등장했다. 일제시대부터 대구의 번화가 1번지 자리를 지켜온 중구 동성로 작은 골목길에 위치한 이 국수집은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지 한달 가까이 지난 5월24일 첫 영업에 들어갔다. 

 

'국시'는 국수를 일컫는 영남지방의 방언으로, 상호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구절의 한 부분과 합성한 것이다. 굳이 상호 뜻을 풀어보자면,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은 국수 한그릇'이란 의미다. 

 

문을 연 지 불과 보름 지났지만, 독특한 이 집만의 영업전략으로 청소년부터 장년층까지 세대를 가리지 않고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수·냉면·장터국밥 등 모든 메뉴 가격은 3800원 통일이다. 통일세 300원은 별도다. 가게 안에는 가격 인상 시기를 못박아놨다. '38선이 무너지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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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대구 토박이 아줌마 국수집의 '반전' 분위기

 

하지만, 이 국수집 안을 들어가보면 '반전'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가게 벽 곳곳에 걸어놓거나 적어놓은 또다른 의미의 '통일국시'(統一國是)가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일국시'란 말이 정치권 이슈로 등장한 것은 12대 총선에서 신민당 바람을 타고 대구에서 당선됐던 유성환 전 국회의원이 1986년 국회에서 '우리나라 국시(國是·국가이념)는 반공이 아니라 통일이어야 한다'고 발언하면서다. 이로 인해 유 전 의원은 전두환 정권에 의해 '빨갱이'로 낙인찍혀 현역의원의 면책특권에도 불구하고 구속됐다.

 

한 세대가 지나서, 마흔 세 살의 대구 토박이 아줌마는 팍팍한 살림살이에 못견뎌 생업에 뛰어들면서 국수집 이름을 '통일국시'라고 정했다. 예전 대구경북(TK)지역 정서를 감안한다면, 상당히 도발적으로 받아들여질 법한 상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이라는 게 국수집 주인 최태희씨의 얘기다.

 

그녀가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이같은 상호를 정한 이유는 단순하다. 구전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지역 경기가 너무 안 좋은 상황에서 '어떤 업종으로 먹고 살까'하는 고민을 하다가 국수집 영업을 결정했다"며 "남다른 상호를 지어야한다는 생각을 하던 중에 남북 평화 무드와 달라진 지역 민심을 감안해 '통일국시'라고 정했다"고 창업 과정을 설명했다.

 

최 사장이 개업 전에 가장 걱정한 것은 '38선이 무너질 때까지 모든 메뉴 3800원'을 과연 유지할 수 있을까였다. 여기에다 '통일국시' 상호에 정치적 편견이 덧칠될까하는 우려 때문에 주변의 만류도 적지 않았다.   

 

이런저런 걱정을 하던 최 사장은 지난 5월24일 개업식때 나름대로 큰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 때마침 인근 건물에 선거사무소를 낸 임대윤 대구시장 후보을 아예 초대키로 한 것이다. 임 후보는 따지고보면 '통일국시 사건'의 또다른 주역이다. 그는 당시 유 전 의원의 정책보좌관으로서 '통일국시론' 초안을 작성했다는 이유로 안기부에 잡혀가 고초를 겪었던 인물이다. 

 

최 사장은 "몇년 전에 개업을 하는 상황이었다면 지역의 정서를 감안할 때 이런 상호를 내걸고 영업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 정도로, 현재 지역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면서 "어쨋든 국수 가격을 올리기 위해서도 통일이 빨리 돼야 할 것같다"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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