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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血)자 붙은 질병을 막는 숫자 '90'

허리둘레 90cm, 건강 마지노선…밥 몇 숟가락 덜 먹기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ㅣ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6.14(Thu)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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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이후부턴 혈액과 관련된 질환이 문제다. 고혈압·혈당·혈중 콜레스테롤·혈중 중성지방 등 혈(血)자가 들어간 질환이다. 이들 질환이 한 개인에게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대사증후군이라고 한다. 

 

의사들이 대사증후군을 조심하라는 이유는 대사증후군이 심장과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심장과 뇌의 주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거나 터지는 심뇌혈관질환(협심증·심근경색·뇌경색·뇌출혈)으로 이어지면 생명까지 위태로워진다. 대사증후군이 있을 때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은 2~3배까지 증가한다. 국내 사망원인 중 심뇌혈관질환은 암 다음으로 많다.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에 따르면, 국내 대사증후군 환자는 2015년 기준 19세 이상 성인의 20%에 달한다. 성인 5명 중 1명은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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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증후군을 피하는 것이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길이다.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는 다음 5가지 기준 중 3가지 이상일 때를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5가지 기준은 허리둘레가 남자 90cm 이상(여자 85cm 이상), 고중성지방혈증(150mg/dL 이상), 낮은 고밀도 콜레스테롤(남자 40mg/dL 미만, 여자 50mg/dL 미만), 고혈압(130/85mmHg 이상 또는 혈압강하제를 복용 중), 고혈당(공복혈당 100mg/dL 이상 또는 혈당강하제를 복용 중)이다. 

 

일반인이 이 5가지 모두를 신경 쓸 수는 없다. 이 가운데 허리둘레만이라도 정상치 이하로 유지하면 대사증후군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권장 사항이다. 김장영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모든 것이 결국 비만, 특히 복부비만과 연결되므로 허리둘레를 남자는 90cm 이하로, 여자는 85cm 이하로 유지하는 일은 대사증후군뿐만 아니라 심뇌혈관의 위험을 낮추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복부비만을 예방하는 두 가지 방법은 소식과 운동이다. 그 가운데서도 의사들이 첫 번째로 권장하는 방법은 소식이다. 무조건 식사량을 줄이라는 말이 아니라, 섭취 열량을 낮추라는 게 핵심이다. 하루 약 500kcal를 덜 섭취하면 좋은데, 밥 한 공기의 열량은 약 300kcal다. 자신이 먹는 밥양에서 끼니마다 몇 숟가락만 덜 먹으면 된다. 한국인은 특히 탄수화물 섭취가 많으므로 반찬보다 밥 섭취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 김장영 교수는 "끼니를 건너뛰거나 살을 빼라는 얘기가 아니다. 하루에 밥 한 공기 분량만큼의 열량만 줄이면 몸무게는 1~2kg 빠진다. 이 정도면 살이 빠진다는 느낌은 없더라도 대사증후군 위험은 확실히 감소하는 것을 혈액 검사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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