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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진보 바람’ 돌풍에서 태풍으로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17개 광역시·도 중 14곳 석권

안성모 기자 ㅣ asm@sisajournal.com | 승인 2018.06.15(Fri) 17:00:00 | 14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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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전멸.” 6·13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기자와 만난 보수 성향의 한 교육계 인사가 교육감 선거 전망을 묻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딱 잘라 말한 답변이다. “그나마 TK(대구·경북) 지역이라도 건지면 다행”이라는 게 그의 냉철한 진단이었다. ‘보수의 아성’이라는 TK에서도 보수 후보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14개 지역에서 진보 성향의 인사가 ‘교육 대통령’ 자리를 꿰찼다. 현직 교육감이 재선 도전에 나선 대전과 TK 두 곳을 합해 3개 지역에서만 ‘보수 명맥’이 유지됐다.

 

그나마도 박빙 승부였다. 대전의 경우 보수 성향의 설동호 교육감이 진보진영의 성광진 전 전교조 대전지부장에 6%포인트 차이로 앞서 당선됐다. 설 교육감으로서는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도 힘든 승부를 펼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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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마지막 보루로 일컬어지는 대구에서는 이번 교육감 선거 최대 이변이 연출될 뻔했다.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국회의원을 지낸 강은희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진보 성향의 김사열 경북대 교수를 상대로 2.6%포인트 차의 초접전을 펼친 것이다.

 

경북의 경우 보수 분열로 인해 교육감 자리를 진보진영에 내줄 뻔했다. 보수 성향의 임종식 전 경북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이 당선됐지만, 3위에 오른 진보진영의 이찬교 전 전교조 경북지부장과의 차이는 불과 5.8%포인트밖에 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교육개혁 탄력 전망

 

지난 선거 때부터 불기 시작한 교육계의 ‘진보 바람’은 이제 거칠 게 없어 보인다. 2014년 6·4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은 대전·대구·경북·울산 4곳을 제외한 13개 지역에서 승리했다. 내부적으로는 후보단일화, 외부적으로는 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많았다.

 

전국 규모의 교육감 선거가 처음 치러진 2010년과 비교하면 교육행정의 지형이 뒤바뀐 ‘사건’이었다. 당시 16개 광역시·도 중 진보 성향의 후보가 당선된 곳은 6곳이었다. 나머지 10곳은 보수 성향의 인사가 교육감 자리에 앉았다. 불과 4년 만에 교육계 주도권이 보수에서 진보로 넘어간 셈이다.

 


 

2014년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진보진영이 압승을 거두면서 교육계에 불고 있는 ‘진보 바람’은 이제 돌풍을 넘어 태풍이 됐다. 특히 진보 교육감으로 지역 교육을 책임져온 11명의 현직 교육감이 선거에서 승리해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등 8명이 재선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등 3명이 3선에 성공했다.  

 

이들이 추진해 온 진보적 교육 정책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감 직선제 도입 후 서울시교육감으로는 최초로 두 번째 임기를 맞게 될 조희연 교육감은 “서울교육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어갈 수 있게 된 점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2년 차로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고교 무상교육, 혁신학교 확대, 자사고·외고 폐지, 고교학점제, 수능 절대평가 등을 공약했다. 이 중 교육감 권한 밖인 대입제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정책에 진보 교육감들의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

 

여기에다 경기도교육감을 지낸 진보 성향의 김상곤 사회부총리가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이끌고 있다. 혁신교육의 ‘완성’을 최우선 과제로 뽑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지금까지 성과를 바탕으로 경기도 모든 학교에 혁신교육의 원리를 적용하고, 자율과 창의, 열정에 기반을 둔 공교육 혁신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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