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논란
  • 부산 =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18.06.15 10:4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토부·허성곤 김해시장 당선인 등과 입장차…“김경수 조정 역활 중요” 지적도

부산시의 최대 현안인 김해신공항 건설이 ‘오거돈 부산시장 시대’가 열리면서 급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이 선거 기간 내건 공약에 따라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밀어붙이면서다.

 

박재호·전재수 등 부산지역 일부 여당 의원들도 오 당선인과 뜻을 같이하며 가덕 신공항 추진에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여기에 김해지역 여당 의원도 지역 주민의 소음피해 문제, 안전 문제 등을 거론하며 김해신공항 건설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계획대로 김해공항 확장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거돈 당선인은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24시간 안전한 관문공항’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면서 “현재 추진 중인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결과를 전면 재검토해서 새로운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신공항은 아직 용역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오 당선인이 ‘전면 재검토’ 방침을 밝히면서 김해신공항 건설은 기본계획수립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오 당선인은 “약 6조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2028년까지 중장거리 노선 중심의 관문공항인 가덕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허성곤 김해시장 당선인의 김해신공항 건설에 대한 단호한 입장은 오 당선인이 풀어야 할 숙제다. 오 당선인과 허 당선인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지만, 김해신공항 건설에 대해선 해법을 달리하고 있다. 오 당선인이 가덕도 이전을 강력히 주장하는 반면, 허 당선인은 소음해결을 전제로 한 김해신공항 건설을 통해 지역발전을 가속화 하겠다는 입장이다.

 

허성곤 당선인은 “국토부는 (김해공항) 소음에 대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며 “그동안 신활주로 남쪽이동 또는 동쪽방향 건설 등을 제시했지만, 국토부는 지난 정권의 눈치만 보다 대책이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이 김해신공항 가덕도 이전을 공약했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만나서 이점에 대해 얘기해보겠다”며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의 조정과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시장 당선증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당선인 ⓒ연합뉴스

 

 

 

오거돈, 가덕도 신공항 2022년 착공…김해공항 확장과 동시 추진

 

오거돈 당선인이 내놓은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공약은 실현 가능성을 두고 선거 기간 내내 논란거리였다. 오 당선인은 당선 확정 직후 “소음 피해가 없고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공항이 되도록 (가덕도) 부지 330만㎡에 활주로 1본(3.5㎞)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갑론을박에도 불구하고 오 당선인이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공식화 한 발언이다. 

 

오 당선인이 가덕도 신공항을 재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과 소음 문제다. 김해공항 확장으로는 이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오 당선인은 판단한다. 오 당선인은 김해공항 활주로 방향이 인구 50만명이 넘는 경남 김해시의 내외동 등을 지나면서 소음 피해 가구가 애초 700여 가구에서 3만 가구로 늘어난다고 추산하고 있다. 

 

현재 김해공항은 소음 때문에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 항공기 운항이 금지돼 있다. 소음 피해 구역이 확대되면 24시간 공항 운영은 물 건너간다는 것이 오 당선인의 주장이다. 오 당선인 측은 “안전하지도 않고, 소음 때문에 24시간 운영할 수 없다면 신공항이라 할 수 없다”면서 “가덕도 신공항만이 두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할 방안”이라고 촉구했다.

 

오거돈 당선인 측은 2022년 가덕도 신공항을 착공해 2028년 준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소요 예산은 김해공항 확장안과 비슷한 6조원 가량이다. 2020년까지 실시설계를 마치고 2021년 착공한다는 오 당선인의 구상은 국토교통부의 김해공항 확장안보다 1년가량 타임 스케줄이 늦춰져 있다. 

 

오 당선인 측은 완공 지연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김해공항 2단계 확장과 가덕도 신공항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상 중이다. 우선 포화 상태에 달한 김해공항의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2021년까지 김해공항 국제선터미널 2단계 확장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오거돈 당선인은 이를 위해 중단 상태인 국제선터미널 2단계 확장안의 타당성 조사를 즉시 재개할 예정이다. 국제선 청사 확장은 물론 항공기 계류장과 주차장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또 평일(오전 8시~오후 10시) 18.5회, 주말 24회이던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도 국토부와 협의해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 오 당선인은 국제선터미널 2단계 확장과 동시에 2019년 상반기까지 새 활주로 건설을 골자로 하는 김해공항 확장안의 재검토를 마칠 예정이다. 안전과 소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김해공항 확장안을 폐기하기 위한 수순인 셈이다. 

 

오 당선인은 2019년 하반기부터 1년간 가덕도 신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추진한다. 이때 6개월가량 소요되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생략하거나 최소화해 시간을 번다는 복안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 공항기획과 관계자는 “4대강 사업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생략한 전례가 있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오 당선자는 이어 1년간 기본계획을 만들고,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에 착수할 예정이다. 통상 공항의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에는 3년 정도 시간이 걸리지만, 설계와 거의 동시에 공사에 들어가는 패스트 트랙 방식을 사용한다. 패스트 트랙은 대형 국가사업에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행정 절차를 압축해 진행하는 방식이다. 오 당선인측은 가덕도 신공항은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여러 차례 검토한 사안이라 절차를 간단히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대합실 전경 ⓒ연합뉴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