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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 구멍’ 한수원은 안전하다지만, 원안위 "균열의 시작"

원안위, 원전 격납건물 방호외벽 앵크볼트홀 위험성 경고

경북 김천 = 박동욱 기자 ㅣ sisa5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6.18(Mon) 10: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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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원전 격납건물 방호외벽에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는 시사저널 보도(6월6일자 ☞[단독] 한수원 안전불감증을 어쩌나…원전 격납건물 구멍 '숭숭')와 관련, 방호외벽의 건전성과 무관하다는 반박자료를 냈으나 실제로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안전성에 관한 지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수원의 자체 조사와 별개로, 산업통산자원부가 지난해 원전 13개 호기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4개 중 3개꼴로 격납건물 외벽에 숱하게 구멍이 나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안전불감증에 걸린 한수원의 민낯을 또다시 드러냈다.   

 

본지가 확보한 산자부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월성3호기 등 원전 격납건물 외벽 곳곳에 천공홀이 있는 사실이 처음 공개된 직후인 지난 2016년 10월27일 PAR(원전 피동형 수소재결합기) 설치용 앵커볼트홀 보수누락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했다. (PAR은 ​원전 사고가 수소폭발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핵심 안전 장치로,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교훈으로 국내 24개 모든 원전에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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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 2016년 10월 현장조사 직후 '위험성 경고' 드러나 

 

원안위는 당시 PAR 천공홀(穿孔hole)과 관련, 현장조사를 통해 '지진이 일어날 경우, 크랙(Crack·균열)은 되메움 미시공 앵크볼트홀에서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앵커볼트(구조물을 기초건물에 고정시키는 볼트)가 원전 격납건물 외벽에 제대로 박히지 않자 PAR 설치 작업자들이 되메움 없이 다른 곳에 구멍을 뚫고 철수한 상황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 것이다.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자력검사단 또한 구멍을 되메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습기 등 외부 이물질이 침투해 내부 철근에 부식이 생길 수 있는 개연성 때문'이라고 명시했다.

 

원자력검사단은 한수원의 부실하기 짝이 없는 현장 품질관리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천공홀을 품질검사를 위한 품질검사점(입회점·필수확인점)으로 설정하지 않은 이유는 'PAR 설치를 위한 천공이 원전 구조물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미약하다고 판단한 것에 기인한다'고 풀이했다. 산자부는 이같은 원안위의 지적에 따라 한수원에 품질다중감시체계 구축을 위한 조직진단을 실시하고 품질 관리를 강화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자부가 지난해 초 한수원에 대한 감사 실시 당시, 한수원의 품질관리자는 전체 정원의 2%에 불과해 실제 입회량의 20%만 안전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었던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한수원의 품질관리, 전체 20% 수준 그쳐…"현장 인력 미충원"

 

산자부는 감사보고서에서 '(원자력발전소) 각 현장의 품질관리자는 20여명 내외로, 제한된 계획예방 정비기간 중에 모든 공정 품질관리 수행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한수원은 지난 2012년 터졌던 원전비리 사건과 관련, 부품 품질서류 위조방지대책과 함께 구매 및 품질관리 분야 인력증원 계획을 수립했지만 실제로는 현장 인력을 충원하지 않은 것이다.

 

한수원은 당시 이같은 숱한 문제점을 지적받고도, 산자부에서 실시하지 못했던 원전 8개 호기에 대한 '천공홀' 실태 조사 결과가 본지를 통해 공개되자 '격납건물 방호외벽에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는 보도내용은 사실과 다릅니다'라며 해명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산자부 또한 지난 2016년 10월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의 기자회견 이후 불거진 PAR 천공홀과 관련, 국내 원전 24개 호기 가운데 13개 호기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10개 호기에서 총 38대의 PAR 설비에 대해 151개의 구멍을 발견하고도 이를 적극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개 호기마다 평균 15개꼴로 구멍(천공홀)이 나 있는 상황을 파악하고도 한수원에 통보하는 것으로 그친 것이다. 

 

한수원은 산자부의 이 감사결과를 지난 2017년 6월9일 알리오(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게재했지만, 본지의 보도 이전에는 산자부와 한수원의 원전 PAR 천공홀 전수 조사 실태 결과는 슬그머니 덮여져 있었다.

 

 

'원전 수소폭발 방지' PAR​ 설치시 방호외벽 구멍 '숭숭' 

 

한편 원전 격납건물 방호외벽에 설치된 PAR(Passive Autocatalytic Recombiner·피동형 수소재결합기)은 원전 사고가 수소폭발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핵심 안전설비다. 백금의 촉매작용을 이용해 격납건물 내부의 수소농도를 저감시키는 장치로, 지진이나 쓰나미와 같은 중대 사고 발생 때 별도의 전원 공급이나 조작 없이도 자동으로 수소를 제거한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은 격납용기 내부의 수소가 제거되지 않아 폭발했다. 한수원은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교훈으로,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230억원을 들여 국내 모든 가동원전 24기에 에어컨처럼 생긴 PAR을 총 604개 설치했다. 

 

설치 과정에서 원전 격납건물 외벽에 수많은 구멍이 난 상황을 목격한 현장 근로자가 이를 지방언론사에게 제보했고, 박재호 의원이 이를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거론하면서 'PAR 천공홀' 실태가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산자부의 실태 조사에 이어 한수원은 2017년 11월과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보름씩 모두 원전 8개 호기를 조사한 결과,  PAR 74대 가운데 2개 호기를 제외한 6개 호기에서 모두 89개(PAR 74대)의 구멍을 발견했다. 구멍은 지름 1.5㎝ 안팎으로,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다. 

 

한수원은 이와 관련, 본지 보도 다음달인 6월7일 해명자료를 통해 "보도에서 언급된 ‘PAR 졸속 시공’ 건은 수소제거설비의 지지대 고정을 위한 작업과정에 미사용 앵커볼트홀의 되메움 마감처리가 일부 누락된 건으로, PAR 자체의 고유기능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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