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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 직고용한 SK브로드밴드, 보여주기식 쇼였나

정규직 전환 협력업체 노동자 1년 만에 특수고용직 전환 시도 논란

조유빈 기자 ㅣ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8.06.20(Wed) 13:41:56 | 14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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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SKB)는 지난해 5월 협력업체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목을 받았다.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추진할 때였기 때문이다. SKB는 민간기업 최초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7월 자회사인 홈앤서비스를 설립해 하청 노동자들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기업의 고용불안이나 근로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신호탄’을 SKB가 쏘아 올렸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로부터 1년여가 흘렀다. SKB는 최근 입장을 선회했다. 올해 3~4월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된 마트 영업직군 노동자들을 다시 특수고용직으로 전환하려고 시도하면서 내부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정규직으로 전환했던 노동자들의 근로 조건 역시 협력업체 때와 크게 차이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정규직 전환이 새로 출범한 정부를 의식한 ‘보여주기식 쇼’가 아니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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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 “특수고용직 전환 강제 아니다” 

 

SKB는 올해 3~4월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된 마트 영업직군 노동자들을 다시 특수고용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회사 측은 “유·무선 통신상품 통합 판매에 따른 선택이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SK 계열사의 유선통신(인터넷) 상품은 SKB의 자회사인 홈앤서비스가, 무선통신(휴대전화) 상품은 SK텔레콤 자회사인 PS&M이 판매해 왔다. 하지만 SK그룹은 올해 5월 유·무선 통신 상품을 통합 판매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지난해 자회사 정규직이 된 홈앤서비스 판매사원들과 특수고용직인 PS&M 노동자들이 한 매장에서 유·무선 상품을 같이 팔게 되면 불법파견 소지가 있다면서 정규직 노동자들을 특수고용직으로 전환하려 했다는 것이다. 

 

SKB 측은 “특수고용직 전환은 희망자에 한한 것”이라고 했지만,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노조)의 설명은 달랐다. ‘사실상 강압’이었다는 것이다. 특수고용직 전환을 거부한 일부 근로자들이 원래 일하던 마트 영업직군이 아닌 가판판매나 방문판매 직무로 전환 배치됐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마트에서 영업을 하던 노동자에게 가판과 방판 영업을 하라는 것은 거리를 떠돌라고 하는 것과 같다”며 “다른 곳으로 전환 배치된 근로자에게 업무를 주지 않은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SKB 관계자는 “영업 부분은 노하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영업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유·무선 상품 통합 판매를 시행한 것”이라며 “강제적으로 배치한 것은 아니다. 희망자에 한해 전환하도록 했으며, 원하지 않으면 다른 희망 부서에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업무 조정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나마 일부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아직 직접고용이 되지도 않았다. 현재 SKB 강서홈고객센터와 마포홈고객센터, 제주홈고객센터에 소속돼 있는 240여 명의 노동자들은 여전히 협력업체 소속이다. 노조는 “(회사가)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전부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약속을 내팽개치고 있다”며 “‘중소기업 일감 빼앗기’로 비칠 수 있다는 핑계를 대면서 하청업체 계약해지를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다”고 비판했다.

 

여전히 240여 명의 노동자들이 협력업체 소속인 이유에 대해 회사 측은 “협력업체의 고용주들이 계속 용역 형태로 계약을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B 관계자는 “서비스를 높이기 위해 (직접고용을) 어렵게 결정했지만,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협력업체 고용주가 강경하게 요청하는 경우 노사 관계를 뛰어넘어 관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1년 계약기간이 끝나고 (계약이) 잘 마무리되면 그쪽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자연스럽게 홈앤서비스로 옮겨서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에 따르면, 3개 협력업체의 계약기간은 6월30일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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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비정규직이라 생각”

 

SKB 홈앤서비스 노동자들의 처우는 정규직 전환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월 희망연대노조가 발표한 SKB 비정규직지부 조합원 대상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30명 중 84.5%가 “(자신을) 여전히 비정규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규직 전환 이후 나아진 점이 있냐는 질문에는 64.2%가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정규직 전환 이후 불만사항에 대해 묻자 59.8%가 “저임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에 따르면, 홈앤서비스 노동자 대부분의 기본급은 최저임금(157만3770원)과 비슷한 수준인 158만원으로, 이들이 받는 임금은 원청인 SKB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의 30%에 불과하다. 내근직의 경우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금액인 148만원을 받고 있다. 

 

SKB가 정규직 전환 이후에도 노동자들의 비정규직 시절 임금구조를 유지하려 하는 등 처우개선에 소극적인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 측은 최저임금이 오르자 내근직 노동자의 경우 그동안 별도로 책정된 ‘보전수당’을 최저임금에 포함시켜 적용하고, 영업직 노동자의 경우 기본급 148만원에 고정영업수당 10만원을 넣어 최저임금과 동등한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상시적인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직접고용을 통해 사회적 의미를 만들겠다는 애초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면서 “SK는 자회사 뒤에 숨어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는커녕 자회사 설립을 미화하는 데만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노사 간 임금교섭에서 지부는 시급 1만원 수준의 기본급(월 209만원)을 요구했지만, 교섭은 결국 결렬됐다. 

 

SKB는 5월16일 노사협의회에서 6월 8개 홈고객센터를 대상으로 유연근무제를 시범시행한 뒤, 전국 모든 센터에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현재 사측의 유연근무제 도입 시도에 반대하고 있다. 유연근무제가 사실상 야간·휴일 노동을 강요하면서 수당만 삭감하는 꼼수라는 것이다. 인터넷 설치 등의 업무 특성상 주말·야간 노동이 불가피하다. 노조에 따르면, SKB는 4개 조로 나누는 시차근무시간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A그룹은 월요일~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B그룹은 화요일~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C그룹은 월요일~금요일 정오부터 오후 9시, D그룹은 화요일~토요일 정오부터 오후 9시까지(토요일은 12~15시) 근무하는 방식이다. 초과수당 대신 ‘유연근무수당’을 도입해 B그룹엔 10만원, C그룹엔 15만원, D그룹엔 20만원을 지급한다.

 

만약 기존 업무 방식을 유지한 채 주 52시간에 맞춰 노동시간을 단축해 D타입과 같이 근무할 경우 월 60만원 정도의 초과수당을 받게 되는데, 유연근무제를 도입한다는 명목으로 40만원 가까이 수당을 적게 받게 됐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시간외 수당과 주말당직수당 등을 받았는데, 유연근무제를 하면 전체적으로 수당이 일괄 삭감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SKB 측은 “아직 유연근무제를 적용한 것은 아니다. 기존에 있었던 근무형태를 구분해 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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