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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결함 쉬쉬?’ 삼성 에어컨에 불만 폭발

제품 불량 인정해놓고 유상 A/S…“소비자들에게 책임 전가하나”

오종탁 기자 ㅣ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8.06.20(Wed) 10: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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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사전점검서비스 대상자이시네요. 실외기 열교환기(콘덴서, 일명 콘드) 교체에 원래 30만원가량 드는데 5만원에 해드립니다."
 
서울에 사는 서정민씨(33·남, 가명)는 지난 5월 삼성전자서비스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삼성 측은 여름을 앞두고 무료로 에어컨을 점검해주겠다고 제의해왔다. 안 그래도 시험 가동해본 에어컨에서 찬 바람이 잘 나오지 않아 수리하려던 차였다. 한 해 전쯤에도 삼성으로부터 수리를 받았는데 똑같은 문제가 재발한 것. 서씨는 곧바로 담당 수리기사와 점검 일정을 잡았다. 얼마 후 집으로 찾아온 수리기사는 '콘드 불량'이라고 진단하며 교체 작업을 시작했다. 1년 전에 왔던 다른 수리기사는 "에어컨 가스가 새는데 이유는 잘 모른다. 일단 가스만 채웠다. 나중에 다시 샐 수 있다"고만 했었다. 그 기사 역시 삼성전자서비스 소속이었다. 서씨는 왜 예전엔 제대로 고치지 못했는지 궁금했다. 그러다 "원래 정상 출장에서는 콘드 교체에 30만원 정도 받는데, 사전점검 프로모션에 따라 출장비와 점검비 등을 빼고 5만원만 결제하면 된다"는 수리기사 말을 듣곤 그냥 의문을 삼키기로 했다. 긴가민가하면서도 5만원을 지불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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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맞아 사전점검서비스…수리기사들 “제품 결함 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서씨처럼 기계를 잘 알지 못하는 고객들을 우롱하며 에어컨 결함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면 무상으로 수리해주거나 리콜까지 진행해야 될 수 있는 에어컨 콘드 불량 사안을 사전점검 프로모션과 유상 A/S로 무마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본사 측이 "결함은 없으며 일부 수리기사가 잘못된 내용을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고객들 불만은 쉽게 가라않지 않는 모습이다.   
 
6월20일 제보자와 관련 업계, 인터넷 블로그·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최근 몇년 새 삼성전자서비스에는 '에어컨에서 찬바람이 나오지 않는다'는 신고가 다량 접수됐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별다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다가 올해 여름을 코앞에 두고 관련 고객들에게 "사전점검서비스를 해주겠다"며 전화한 뒤 콘드를 교체해주고 있다. 무상 교체는 아니다. 삼성 관계자는 "최근 수리 기록이 있는 고객에 한해 사전점검서비스를 실시한다"며 "모델마다 다르지만 20~30만원가량인 콘드 교체비를 5만원으로 낮춰주고 있다"고 밝혔다. 
 
얼핏 들어선 고객이 혜택을 받는 듯하나, 실상은 곱씹어봐야 한다. 문제가 발생한 에어컨 제품들에는 콘드 부분의 결함이 있다는 게 삼성전자서비스 수리기사들 설명이다. 삼성전자서비스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어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하자 관계자는 "(책임자인) 상담실장을 연결해 주겠다"고 했다가, 잠시 후 "자세한 건 담당 수리기사에게 물어보라"며 얼버무렸다. 수리기사들의 말은 제각각이다. 서씨의 에어컨을 수리한 삼성전자서비스 수리기사는 "콘드가 동(銅) 재질이었다가 2009년께부터 알루미늄으로 만들기 시작했다"며 "그래서 그때 이후 생산된 제품들 중에선 (부식 때문에) 가스가 새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 콘드를 동으로 만든 에어컨은 구입한지 10년 이상 지나도 가스가 새서 수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상에선 삼성전자서비스 측의 또다른 설명을 찾아볼 수 있다. 한 수리기사는 "2013년부터 2015년 사이에 생산된 에어컨에서 콘드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는가 하면, 또 어떤 기사는 "2013~14년 생산 제품이 문제"라고 밝히는 등 중구난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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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인정하면서도 수리비 징수, 소비자는 갸우뚱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삼성전자서비스 수리기사들이 에어컨에 결함이 있다고 인정해놓고 수리비를 받는다는 점이다. 고객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분통을 떠뜨리고 있다. 한 개인 블로그 운영자는 "삼성 수리기사가  2013~15년 생산된 에어컨이 콘드 불량으로 1~2년 사이에 대부분 불량을 보인다고 했다"며 "삼성은 무슨 이유에선지 리콜까지는 안 해주면서, 최소한의 금액(5만원)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나름 책임을 지는 모습이다. '수리비 5만원'의 혜택(?)을 보게 됐다"고 적었다. 지난 5월 5만원을 내고 에어컨 콘드를 교체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은 "지난해 8월 고장났을 때도 이(콘드 결함) 문제였을 텐데, 알면서도 (그냥 갔거나 아니면) 대충 점검하고 갔을 걸 생각하니 화난다"고 말했다.
 
또 콘드 문제가 거론되기 전 찬바람이 안 나올 때마다 가스 충전만 했던 고객들은 "무슨 영문인지조차 모른 채 매해 임시방편으로 가스 충전 비용을 지불한 게 너무 아깝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심지어 2016년 6월께 삼성전자서비스 수리기사의 권유로 콘드를 교체했다는 한 블로거는 "삼성전자서비스 팀장이란 사람이 연락 오더니 직원 할인을 적용해 25% 싸게 콘드를 교체해주겠다더라"며 "결국 15만원 정도를 내고 콘드를 바꾼 바 있다"고 했다. 현재 진행 중인 A/S 프로모션 적용가의 3배가량이다. 
 
타사는 어떨까. LG전자, 대유위니아 등 다른 주요 에어컨 제품들도 콘드에 알루미늄을 쓰고 있지만, 삼성전자처럼 결함 문제가 불거진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가스가 새는 문제라면 콘드 재질이 알루미늄인 사실과 큰 상관이 없다. 가스는 알루미늄으로 된 콘드 날과 닿지 않기 때문"이라며 "혹시라도 알루미늄 부분이 발수(發水)코팅 미비로 인해 부식돼, 가스가 통하는 동관(銅管)에까지 영향을 미쳐 가스가 샜을 여지는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외 제품들에서 해당 문제가 심화됐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일부 삼성전자서비스 수리기사는 콘드 결함 문제가 삼성전자뿐 아니라 타사 제품에도 만연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객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고자 둘러댔을 가능성이 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곤 해도 콘드 결함을 업계의 일반적인 이슈로 몰아가려는 태도는 상당히 문제 있다"고 반발했다. 

삼성전자 본사 측은 에어컨 콘드 결함은 없다고 일축하며, 이번 사태가 수리기사들과의 소통 문제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에어컨 실외기 콘드를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인데, 국내외 규격에 준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콘드에 결함이 있다거나 특정 기간 내 생산된 제품 등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 등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수리기사들이 잘못 알고 고객들에게 설명한 것 같다"면서 "(바로잡기 위해) 수리기사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어컨 사전점검서비스에 대해서도 "여름철을 맞아 성수기 A/S 지연 방지 차원에서 진행했다"며 "콘드뿐 아니라 배관, 누수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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