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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역대급 이변의 무대 될까

‘실리 축구 흐름’ 속 우승 후보들 줄줄이 부진

서호정 축구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6.23(Sat) 16:00:00 | 14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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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월드컵이 초반 예상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우승 후보들이 조별리그 1차전에서 줄줄이 발목을 잡히며 고전했다. 반면 개최국 러시아를 비롯해 자신들의 스타일과 실리축구로 무장한 팀들이 성과를 내며 대회는 이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조별리그 1차전을 모두 마무리한 상황에서 최대 이변은 디펜딩 챔피언 독일의 패배였다. 프랑스·브라질과 함께 언론, 베팅사이트 등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은 독일은 멕시코에 0대1로 패했다. 스코어는 1골 차였지만 멕시코의 기동력과 빠른 공수 전환에 혼쭐이 났다. 경기 후 독일의 요아힘 뢰브 감독조차 “계획이 없었고, 대응이 없었다”며 자신들의 패배를 인정했다.

 

남미의 양강(兩强)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도 유럽 중위권 팀의 조직력에 막혀 첫 승에 실패했다. 아르헨티나는 인구 33만 명의 소국 아이슬란드와 1대1로 비겼다. 간판스타인 리오넬 메시가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아이슬란드는 단조롭지만 강한 조직력과 인내심으로 아르헨티나를 초조하게 만들었고, 월드컵 데뷔전에서 승점을 챙겼다. 브라질도 스위스의 터프한 축구에 말려 자신들의 개인 능력을 거의 발휘하지 못하고 1대1로 경기를 마쳤다. 

 

톱시드에 속하는 포트1에 배정됐던 8개 팀 중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러시아와 프랑스, 벨기에 3팀이다. 러시아가 개최국 자격으로 포함된 걸 감안하면 FIFA 랭킹 상위 7개 팀 중 프랑스·벨기에만 웃은 것이다. 폴란드는 자책골로 무너지며 세네갈에 1대2로 패했다. 남미의 자존심이 구겨졌다. 5개 팀 중 이집트를 1대0으로 꺾은 우루과이만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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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축구 앞세운 언더독의 약진

 

반면 예상치 못했던 팀들의 반전이 눈길을 끈다. 가장 대표적인 팀이 개최국 러시아다. FIFA 랭킹 70위에 지난 1년간 A매치에서 승리가 없었던 러시아는 2010년 남아공 이후 사상 두 번째로 개최국이 16강에 오르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러시아는 파죽의 2연승을 달렸다. 개막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5대0, 2차전에서는 올 시즌 최고 선수 중 한 명이었던 모하메드 살라가 이끄는 이집트를 3대1로 연파했다. 

 

독일을 전술적 힘으로 꺾은 멕시코도 화제였다. 강한 전방 압박에 이은 초고속 역습, 정교한 패턴 플레이로 14개월간 부동의 세계 1위였던 팀을 무너뜨렸다. 멕시코의 오소리오 감독은 독일전 맞춤 전술을 평가전에서 철저히 숨겼다가 세상에 내놓았다. 치밀한 전략과 경기 운영에서 조별리그 1차전 최고의 팀으로 꼽혔다. 

 

아시아의 분전도 눈에 띈다.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 4개 팀이 참가해 3무9패를 기록했던 아시아는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는 이미 2승을 챙겼다. 주인공은 이란과 일본이다. 이란은 케이로스 감독이 7년간 다져놓은 끈적한 수비축구로 20년 만에 월드컵 승리를 맛봤다. 모로코를 상대로 수비를 깊게 배치하며 버티다 종료 직전 상대 자책골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일본의 승리는 더 드라마틱했다. 월드컵을 4개월 앞두고 할릴호지치 감독을 전격 경질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일본은 콜롬비아에 2대1로 이겼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나온 상대 퇴장과 페널티킥의 행운도 있었지만, 이후 패스 중심으로 콜롬비아의 체력을 떨어뜨린 뒤 오사코 유야(大迫勇也)의 헤딩 결승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유럽과 남미 강호들의 부진과 대척점에 있는 이들의 승리는 공통점이 있다. 실리축구와 고유한 자신들의 스타일로 밀어붙였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힘과 높이를 고집하며 상대를 무너뜨렸다. 이란의 지루한 수비축구는 승리를 가져오자 ‘늪 축구’라는 찬사를 받았다. 일본도 피지컬과 일대일 대결을 앞세웠던 할릴호지치 감독의 방식에서 패스 중심의 전통적 방식으로 돌아오자 성과를 냈다. 저평가를 이겨낸 아이슬란드·스위스·세르비아·스웨덴 등도 점유율을 내주되 철저하게 결과를 가져오는 실리축구에 포커스를 맞춘 팀들이었다. 

 

반면 정체성이 모호한 팀들은 변함없이 고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이 대표적이다. 사우디는 역습 중심의 전술을 쌓았던 평가전과 달리 개최국 러시아를 상대로 도전적으로 나섰다가 0대5 대패를 당했다. 한국도 스웨덴의 높이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그동안 활용하지 않던 4-3-3 전술을 가동했다가 단 1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하고 1차전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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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은 이르다…강자들의 반격 시작

 

흥미로운 전개가 거듭된 조별리그 1차전이었지만, 그 결과가 전부는 아니다. 최근 세 차례 월드컵에서 우승팀들이 첫 경기에서 부진했던 사례가 많다. 2006년에는 이탈리아가 미국과 2대2로 비기며 출발했지만 특유의 빗장수비로 차례차례 올라가 독일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스페인이 스위스에 0대1로 패했지만, 이후 전승을 달리며 우승에 성공했다.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도 독일은 가나와 2대2로 비기며 대회를 시작했지만 마지막에 별을 달았다. 

 

우승 후보들의 초반 부진이 전통처럼 붙는 것은 월드컵 전까지 치르는 기나긴 시즌의 후유증이라는 지적이 많다. 스타플레이어가 많을수록 5월 중순까지 진행된 유럽 각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같은 클럽대항전을 치열하게 소화했다는 뜻이다. 그로 인한 체력과 부상의 문제를 안고 월드컵을 시작한다. 하지만 결국 대회를 치르면 선수 개인과 팀의 능력이 발휘되며 16강 이후의 토너먼트부터는 예상대로 흘러가는 패턴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B조에 속한 양팀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격돌했다. 스페인은 팀의 능력을 앞세웠고,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해트트릭 대활약으로 맞섰다. 3대3으로 끝난 이 경기는 이번 대회 초반 최고의 승부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리축구를 위해서는 전술과 개인기는 물론이고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월드컵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체력적·정신적 소모가 커진다. 1차전에서 미소를 지은 언더독들이 진짜 이변의 주인공이 되려면 남은 경기에서도 이를 증명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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