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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차기 회장, 주말에 기습 발표한 내막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 非서울대, 非엔지니어 출신 CEO…권오준 라인으로 분류

조유빈 기자 ㅣ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8.06.24(Sun) 1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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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에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최종 선정됐다. 지난 4월19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사의를 밝힌 지 두 달여 만이다. 최 회장 후보는 포스코 창립 50년사에서 첫 비(非)엔지니어 출신 CEO다. 20년 만에 나온 비서울대 출신이기도 해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가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포피아(포스코+마피아)’ 비판을 의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 회장 후보는 1957년생으로 동래고와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해 정도경영실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을 거쳤다. 2015년 7월부터는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을 맡아 그룹 구조조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포스코 CEO후보추천위는 최 회장 후보를 선임한 배경에 대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포스코그룹의 100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혁신적인 리더십을 보유한 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최 회장 후보는 포스코 50년 역사 최초의 비엔지니어 출신 내부 회장 후보로, 경영관리 분야의 폭넓은 경험과 비철강 분야 그룹사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포스코가 철강 그 이상의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된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 ⓒ 연합포토

 

 


후보 인선 앞두고 ‘정치적 외풍’ 받은 포스코


‘주인 없는 큰 기업’의 총수 선임에 관여하고 싶은 집단은 언제나 많았다. 2000년 9월 민영화된 포스코의 역대 회장 인선은 정치적 외풍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 임기가 2년이나 남은 권오준 회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지난 4월 사임의사를 밝히면서 정권 외압설이 불거진데 이어, 이번 회장 후보 선정도 정치권 개입으로 난항을 겪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정권 외압설 등을 주장하며 회장 인선 과정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고, 후보자 비공개 방식을 두고 ‘밀실 인사’, ‘깜깜이 인선’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이사회 주도로 ‘CEO 승계카운슬’을 구성했다. 승계카운슬은 사내외 이사로 구성되며, 이번에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5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이사 1명은 권오준 전 회장으로, 권 전 회장은 공정성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물러났다. 승계카운슬은 최종 면접 대상자를 추천위원회에 제안하고, 추천위가 심층 면접을 통해 1명의 회장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하도록 규칙을 정했다. 추천위는 사외이사 7명 전원으로 이뤄진다. 이사회에서 단독으로 선출된 후보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출되고, 포스코는 이사회를 다시 열어 이 사내이사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하게 된다.

승계카운슬은 올해 인선 과정에서도 후보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진행 중인 인선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는 성명을 통해 “부실 경영에 책임이 있는 사외이사들이 포스코의 혁신을 짊어져야 할 CEO를 선출하려고 한다”고 주장했고,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회장 선임 절차를 중단하고 승계카운슬을 해체하라”고 요구했다.

'포스코 바로 세우기 시민연대'는 "전임 회장 4명은 나서지 말고 차기 회장 인선에도 관여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장인화·오인환 포스코 사장,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개발원장, 김진일·김준식 전 포스코 사장,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 등 전·현직 내부 인사들은 회장직에 도전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정부 실세가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를 포스코 회장으로 꽂아 넣으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유력 후보로 분류되던 인사들이 후보군에서 빠지기도 했다. 바른미래당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이름을 거론하며 비판했다. 장 실장과 초·중학교 동창이자 이낙연 국무총리와 광주제일고 동문인 김준식 포스코 전 사장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돈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포스코 측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김 전 사장은 최종 후보군에서 빠졌다. 부산 출신이면서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으로 활동했던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도 한때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정작 막판 5인 후보군에 속하지 못했다.

승계카운슬이 5명의 최종후보 명단을 공개한 뒤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5명 모두 내부 출신의 포스코 전·현직 임원이라는 점에서 '포피아'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외부 출신으로 최종 5인에서 배제된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측은 "자진 철회가 아니라 승계카운슬로부터 후보사퇴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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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발표 배경, 정치권 외풍 차단이라는 분석도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예상보다 빠른 6월23일 최정우 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해 발표했다. 이례적으로 차기 회장 내정자를 주말인 토요일 오후에 전격 발표한 배경에 대해 외풍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포스코를 이끌 차기 회장 후보는 늘 평일에 공개됐다. 포스코 차기 회장 자리에 누가 오를지 관심도가 높은 상황에서 시간을 끌게 되면 정치권을 비롯해 외풍이 작용할 여지를 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또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함으로써, 총선이 끝나 어수선한 상황에 있는 정치권의 간섭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라는 견해도 있다.

회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과 갈등이 최 회장 후보가 선임 절차를 마무리한 후에도 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최 회장 후보가 권 전 회장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인사로 꼽힌다는 점이 부담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마지막까지 최 회장 후보와 회장직을 놓고 겨룬 장인화 포스코 사장의 경우 초반부터 유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지만, 정치권으로부터 '권오준 라인'으로 분류되며 권 회장 측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의혹에 시달리기도 했다. 최 회장 후보는 권 전 회장이 2014년 설치한 컨트롤타워인 가치경영센터의 수장을 맡아 그룹 구조조정을 추진한 이력 때문에 업계에서 역시 권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최 회장 후보는 6월24일 “포스코 회장 후보로 선정돼 영광스러우면서도 어깨가 무겁다”며 “포스코가 명실상부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마음가짐과 신념이 필요하다. 임직원, 고객사, 공급사, 주주, 국민 등 내·외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상생하고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조성해 공동 번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 후보는 7월27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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