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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號’, 시민소통 앞세워 ‘28년 정치문화’ 손질

부산시의회 절대 다수 민주당 파트너십 구축, ‘市政 전면 개편’ 예고

부산 = 박동욱 기자 ㅣ sisa5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6.25(Mon) 13: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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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정권교체를 이룬 오거돈호(號)가 7월1일 출범을 앞두고 전면적인 시정 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6월18일 인수위원회를 구성한 오거돈 당선인은 연일 시청과 산하기관으로부터 현황을 보고받으며 새판 짜기에 부심하고 있다.  

 

인수위가 방점을 찍고 있는 캐치프레이즈는 '시민과 소통'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를 본뜬 부산판 시민청원 게시판을 개설하는 등 다양한 소통 채널을 넓혀 시정 업무집행과 예산편성 등에 시민 참여 기회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지금까지 관료계와 사회 곳곳에 관성적으로 형성된 특정 문화를 '시민 소통'이란 형식을 통해 대대적으로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는 점에서, 시청 주변에는 긴감장마저 감돌고 있다. 

 

오 당선인은 '점진적인 개혁과 변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당장 취임 직후부터 모든 영역에서 '서병수 색깔 지우기'를 위한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시청 간부들과 시 산하 기관 임원들에 대한 인사 태풍이 예고된 가운데 고교 무상급식, 부산국제영화제(BIFF) 지원 강화 등 전임 시장과 정반대의 시책들도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돼 이를 둘러싼 파열음도 작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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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대폭 개편 속 파격 인사 예고…캠프 출신 '낙하산' 우려

 

지난 1991년 첫 지방선거 이후 28년 동안 부산은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의 일당 지배체제 속에서 민주당 계열은 지역구 시의원을 한명도 배출하지 못한 곳이다. 하지만 지난 6·13선거 결과, 전체 47개 의석 가운데 민주당 소속 의원이 무려 41석을 채우게 된다. 지역구에서 38명이 당선한데다 비례대표 선거에서 48.8% 득표로 3명의 비례대표 의원을 더 확보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반해 야당 소속으로는 자유한국당 의원 6명(지역구 4명)이 전부다. 오 당선인이 부산지역 16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13명의 같은 민주당 소속 단체장과 함께 새로운 변화를 일굴 시의회 파트너를 완벽히 구축한 셈이다. 

 

이처럼 '상전벽해'로 표현될 만큼 급변한 시의회의 달라진 분위기에 편승, 지난 1995년 첫 단체장 선거 이후 진보성향 세력의 대표 선수로서 처음 탄생한 오거돈호(號)는 출범 직후부터 치밀하고도 광범위한 '개혁 드라이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는 7월 부산시의회의 첫 정례회때 시청 조직 개편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조직 개편의 원칙은 △시민소통 채널 복원·강화 △시민행복 및 시민중심 시정 △시민안전 △일자리 창출 △도시재생 등이다. 이는 당선인이 선거과정에서 제시한 ‘시민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이라는 큰 틀의 공약에 부합하는 총 6개 분야에 걸친 세부 항목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조직 개편의 핵심은 인사와 기획 예산 기능을 모두 갖고 있는 기획관리실을 2개 부서로 분리하고, 시정혁신본부와 실·국·본부장 직속 정책팀을 해체하는 한편 신공항추진단의 기능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또한 시민소통 및 협치 기반 마련을 위해 시장직속의 전담기구를 신설하겠다는 계획 또한 관심거리다. 이들 폐지 부서의 기능을 대체하면서 한편으로 역할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또다른 컨트롤타워가 어떤 모습으로 드러낼 지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오거돈 시장 취임 이후 어떤 새로운 인물들이 시청이나 산하기관에 영입될 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발표된 오거돈 당선인의 첫 인사는 그의 파격 인사의 한 단면이라는 얘기들이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강원도 춘천 출신인 유재수(54) 경제부시장 내정자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을 지낸 금융전문가로, 최근까지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유 내정자는 부산지역에 연고가 전혀 없는데다 제조업과 각종 서비스업이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부산경제의 특성을 감안하면 지역경제의 특수성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적임자인지에 대한 회의론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오거돈 시장 만들기에 앞장섰던 캠프 출신들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현재 부산시장이 임명할 수 있는 산하 공기업과 출연기관의 기관장과 감사, 이사, 본부장 자리는 150개 안팎이다. 과거 전례로 보면, 이들 자리에는 시장 측근 인사 또는 퇴직 고위 공무원 그리고 중앙에서 내려온 전직 관료로 채워지는 과정을 되풀이했다는 점에서 오 당선인 또한 '도돌이표' 인사에 대한 유혹을 강하게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전국 채무비율 2위 '재정 악화' 속 선심성 행정 '논란거리'

 

오거돈 당선인이 취임 직후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주요 시책을 놓고도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오 당선인의 공약1호는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이다. 하지만 이 공약이 제대로 추진될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국토교통부에서 김해신공항 추진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대구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구 정치권에서는 이미 오 당선인의 신공항 재추진 방침을 견제하기 위한 여론 환기 작업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 정종섭 국회의원(대구 동구 갑)은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가덕도가 이미 남부권 신공항 입지로 타당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오 당선인이 이를 재추진하려는 것은 지난 10여년간 이어진 남부권 신공항 건설의 갈등을 다시 부추기는 일"이라며 "오 당선인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번 선거에서 '이문덕'(이 또한 문재인 덕분이다)이란 유행어가 나온 마당에 오 시장의 공약1호가 영남권 지역갈등으로 재발,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깎아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당 내부에서조차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에 대한 지원을 얻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지역정치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 당선인이 당선 직후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선심성 보여주기식 행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오 당선인은 지난 20일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기 동안 영화발전기금 1000억원을 조성해 영화제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8일에는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을 만나 내년 6월까지 초·중·고교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고, 중학교 친환경 급식과 고교 무상급식의 전면화를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모든 학교에 대한 공기청정기 설치사업은 당초 2020년까지 계획돼 있던 부산시교육청의 과제였다. 또한 고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 또한 김 교육감이 막대한 소요 예산 때문에 엄두를 못내고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던 프로젝트였다는 점에서 예산 편중의 위험성을 안고 부산시 자체 예산만으로 진행되는 데 따른 논란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 당선인은 지난 22일 이병진 기획관리실장으로부터 부산시의 높은 채무비율을 보고받고 "민선7기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면서도 시민을 위한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라"고 당부했다.

 

2018년 현재 부산시의 세입은 8조3736억원에 달하지만, 세입 가운데 의존수입이 상당 부분(39.7%)을 차지하고 있어 자체 재원 확보를 위한 새로운 세원 발굴이 절실한 형편이다. 이에 반해 부산시의 채무는 2조5653억원으로, 전국 채무비율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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