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뉴리더③]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김세연 한국당 의원
  • 송창섭·구민주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7.02 10:16
  • 호수 1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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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참패 후 보수진영 大지각변동 예고…보수 야권에서 꿈틀대는 차세대 잠룡들


■ 본거지마저 위태로운 개혁 보수 상징 -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시사저널 최준필


 

한때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개혁적 보수의 상징과도 같았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는 과정에서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 때만 해도 유 의원은 기존 보수의 가치를 계승하면서 새로운 시대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는 개혁보수의 기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두 번의 선거를 거치는 동안 유 의원은 신선도가 떨어졌다. 

 

그가 내세운 개혁적 보수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따뜻한 보수’다. 유 의원은 보수의 중요한 가치인 ‘시장 만능주의’를 철저하게 배척한다. 필요하다면 정부의 간섭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신 안보분야에 있어서는 철저한 원칙론자다. 

 

유 의원의 신보수론은 바른정당 창당, 국민의당 합당 과정에서 적잖은 생채기를 얻었다. 가장 큰 우려는 리더십 문제다. 한 보수진영 정치인은 “유 의원에게 TK(대구·경북)를 떠나 수도권에서 출마하라고 했지만 본인 스스로가 거절하더라”면서 “정치인이라면 때로는 자기희생이 필요한데 그런 면에서 유 의원은 ‘금수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유 의원은 TK에서의 선전(善戰)을 기대했지만, 정작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청장 선거에서조차 자당 후보를 당선시키지 못했다. 현재로선 차기 총선 승리도 불투명하다. 

 

반대로 범야권 진영에서 보는 유 의원의 장점은 대중성이다. 대선을 거치면서 유 의원은 차세대 보수 리더의 이미지를 굳건하게 쌓았다. 따라서 정작 본인은 힘들더라도 킹메이커 역할은 충분히 가능하다. 

 

유 의원은 선거 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당이 변화하면 언제든 합칠 수 있다”는 말을 일관되게 했다. 지방선거 패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유 의원은 자유한국당과의 통합과 관련해 “보수의 가치와 보수정치 혁신의 길을 찾겠다”며 “개혁보수의 길만이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필요하다면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겠다고 답해, 자유한국당과의 관계 설정에서 다소 달라진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 내 반박(反박근혜계), 바른미래당 내 보수세력이 ‘보수정당’이라는 빅텐트로 모일 경우 유 의원이 중심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 “평판 두루 좋지만 역량 테스트 남아 있다” -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 ⓒ시사저널 박은숙


 

지금 보수진영은 그 어느 때보다 ‘젊음’을 갈구하고 있다. 홍준표·안철수 등 보수의 대선주자급 리더들이 지방선거 참패로 퇴장하면서 세대교체는 불가피해졌다. 그런데 사람이 없다. 선거 결과보다 더 참담한 건, 향후 10년 혹은 그 이상 보수진영을 이끌 유망주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올드보이에 맞설 ‘영보이’의 기근 속에서 그나마 눈에 띄는 인물 중 하나다. 1972년생, 올해 47세로 젊은 나이지만 벌써 3선 국회의원이다. 차기 보수 리더로 주목받는 인사들 가운데 대중 인지도는 약하다. 하지만 당 내에선 사고가 유연하고 정책능력도 뛰어난 소장파 의원으로 평가돼 왔다. 

 

김 의원도 보수진영의 인물교체, 세대교체에 대한 필요성에 깊이 공감한다. 그는 6월25일 시사저널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유한국당에 지금 필요한 건 시대변화를 제대로 읽어낼 수 있는 새로운 인물들로 당을 채우는 것, 즉 완벽한 인적 반전이 아닌가 싶다”며 “한두 사람이 나서서 바뀔 상황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부산의 중견기업 동일고무벨트 창업주의 손자이자 부산에서 5선을 지낸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로, 국회에서도 손꼽히는 ‘금수저’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부산 금정 지역구에선 선거운동을 따로 하지 않아도 당선될 거란 말이 있을 정도로 김 의원에 대한 평판이 좋다. 이 때문에 한편에선 그가 훗날 당내 중역을 맡게 되면 ‘웰빙정당’ ‘부자정당’이라는 보수정당의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킬 것이란 우려도 있다. 그러나 한 정치권 인사는 “부잣집 아들인데도 잘 티 내지 않으며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감수성도 갖고 있다”며 “당 안팎으로 두루 잘 지내 보수진영에서도 친박·비박할 것 없이 미움을 사지 않는 의원으로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반적인 평판은 우호적이지만 아직 정치적 역량 면에서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 의원과 함께 2008년 국회에 입성한 자유한국당 한 의원은 “인격적인 면의 평가와 정치적 능력에 대한 평가는 별개”라면서 “후자에 대해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아직은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정도이지, 당장 전면에 나서기엔 좀 더 역량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보수의 위기 국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점차 차기 지도자 반열에 오를 것이란 얘기다. 

 

김 의원은 자신이 차기 리더로 거론되는 데 대해 “스스로 리더가 돼 이끌 거란 생각은 아직 안 해 봤다. 능력이 되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해야 한다면 지금은 그렇게 할 각오가 돼 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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