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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서대 교비 횡령에 증거 조작 의혹까지

바람 잘 날 없는 호서대 “조직적 범행 은폐 시도”

유지만 기자 ㅣ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7.04(Wed) 10:52:05 | 1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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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 비리는 ‘오랜 적폐’다. 정부는 사학 비리 척결 의지를 내보이고 사학 혁신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감시 사각지대’로 여겨져 온 사학계는 그동안 수많은 비리 의혹이 불거져 왔다. 충남의 유명 대학인 호서대 역시 끊임없는 ‘비리 의혹’으로 멍들고 있다. 과거 수사를 받았음에도 전히 적폐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충청남도 아산에 있는 호서대학교가 수년간 교비를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호서대는 2014년 산학협력자금 및 정부지원금과 교비를 횡령한 혐의 등으로 당시 총장과 주요 경영진이 구속되는 시련을 겪었다. 시사저널은 당시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기소한 시기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공공연한 횡령이 벌어졌다는 증언과 자료를 확보했다. 본지에 증언한 인사는 당시 호서대의 회계에 깊게 관여돼 있는 인물이다. 

 

또한 호서대가 검찰수사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증거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본지와 접촉한 인사는 “당시 증거 조작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고 털어놨다. 검찰수사를 받는 와중에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각종 계약서와 보증서 등을 임의로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해당 인사는 “검찰수사를 받을 당시에도 조직적인 범행 은폐 시도가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실제 벌어진 조작은 더욱 광범위하고 치밀했다”고 밝혔다. 

 

현 이철성 호서대 총장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올해 2월 호서대 이사회에서 선임된 이 총장은 내부 교수들과 구성원들의 상당한 반대에 직면한 바 있다. 당시 호서대 교수협의회는 비상총회를 통해 이 총장에 대한 선임불가 의견을 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또 이 총장이 과거 석사와 박사학위 논문 작성 과정에서 상당 부분 표절을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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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검찰수사 혐의 외에도 횡령 더 있어”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2014년 호서대의 산학협력자금 비리 혐의에 대해 수사했다. 검찰은 교육부가 지원하는 국책연구비 등 산학협력자금 48억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로 당시 총장이었던 강아무개씨와 총장 비서실장 이아무개씨 등 4명을 구속기소, 11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이 사건은 대학 운영자가 주도해 산학협력자금을 부정 사용한 사실이 적발된 첫 사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검찰은 2014년 12월 발표한 수사 결과에서 “산학협력자금을 관련 업체와 공모해 실제 연구 활동을 하지 않음에도 마치 연구를 수행한 것처럼 허위 연구계획서 및 허위 결과보고서 등을 이용, 자금을 집행한 다음 수차례 자금 세탁해 돌려받는 방식으로 횡령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당시 총장 강씨와 비서실장 이씨 등은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학교 경영에서 물러나게 됐다. 

 

하지만 이 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증언이 나왔다. 당시 회계 과정 전반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는 A씨는 시사저널과 만나 “검찰의 수사는 2014년 산학협력자금에 한정된 것이었다. 사실 2012학년도와 2013학년도에도 같은 수법으로 자금이 빼돌려졌다”고 주장했다. 시사저널이 확보한 2012학년도부터 2014학년도까지의 ‘가족기업 산학협력비’ 내역에 따르면, 2012학년도 5개 업체 24억2000만원, 2013학년도 7개 업체 25억2000만원, 2014학년도 8개 업체 30억450만원의 산학협력비가 지급됐다. 모두 연초에 업체에 지급된 뒤 이듬해 2월쯤 돌려받는 방식이었다. A씨는 “업체에 지급된 산학협력비는 확인 결과 입금 직후 현금화됐다. 이듬해에 돌려받은 돈은 업체로부터 받은 것이 아니라, 100% 교비로 이뤄진 ‘벤처연구비’를 입금한 후 업체가 돌려준 것처럼 꾸민 회계”라고 밝혔다. 이어 “2014년 10월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어왔을 때 해당연도에 지급된 산학협력비가 회수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 때문에 횡령 사실이 들통났다”고 덧붙였다. 

 

 

수사 당시 도피·표절 의혹 제기돼

 

본지가 확보한 2012학년도와 2013학년도 자금 현황에 따르면, 업체에 지급된 돈은 다시 학교로 돌아온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산학협력단의 평균 잔액은 100억원에서 150억원가량이었다. 그중 일부를 ‘달라’고 요청이 온다. 연말이 될 때는 다시 자금이 들어온다. 근거 없이 돈이 나갔고 연말에 결산해야 할 때는 돌아온 것으로 회계가 조작됐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벤처연구비가 계속 빼돌려졌다는 의미다. 

 

A씨는 또 검찰수사 과정에서 조직적인 증거 조작도 이뤄졌다고 증언했다. 검찰수사 당시 호서대 내부에서 ‘검찰대응문건’ 등을 작성해 조직적으로 대응한 사실이 밝혀진 바 있지만, 실제 증거 조작 수준은 이보다 심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검찰에 제출된 비용 관련 회계장부, 업체와의 계약 서류, 연구계획서 등 거의 모든 관련 서류가 수사 과정에서 만들어졌다”며 “심지어 업체의 직인까지 별도로 만들어 없는 계약서를 새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작업은 호서대 안에 별도의 사무실을 차려 진행했다고 한다. A씨는 “누군가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얻은 정보를 사무실에 전달했다. ‘어떤 자료가 부족하고 어떤 증거를 요구하더라’는 내용을 받아서 그에 맞는 자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호서대 직원뿐만 아니라 몇몇 교수도 팀에 포함돼 작업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심지어 ‘가족기업’이라는 명칭도 수사 과정에서 급조해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장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2014년 수사 당시 검찰수사를 의식해 해외로 도피했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호서대 대외협력부총장을 역임했다. 이후 호서대에서 물러났던 이 총장은 올해 2월 신임 총장으로 선임됐다. 

 

이 총장 선임 당시 호서대 교수협의회(교협)는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와 사립대학정책과에 감사를 요청했다. 교협은 이 총장의 과거 행적에 대해 문제를 삼았다. 교협은 감사요청서에서 “2007년부터 우리 대학 대외협력부총장으로 임용됐으나 임용 과정과 임용 이후 행적이 불투명하며 2014년 호서대 검찰 조사 시 아무런 대응 없이 돌연 사임한 전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호서대 관계자는 “대외협력부총장 자리는 학교에 생길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고, 상황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 그런데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돌연 사임하고 해외로 나가버렸다”고 지적했다. 

 

교협은 이 총장 선임에 대해 올해 2월19일 비상총회를 열고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총 245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이 총장에 대한 선임 반대는 201표, 찬성은 30표, 무효는 14표가 나왔다. 교협 측은 이를 토대로 교육부 진정과 함께 총장 선임 무효를 요구했지만 학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 총장의 행적을 자세히 알고 있는 한 인사는 이 총장이 검찰수사에 부담을 느껴 해외로 도피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총장은 베트남을 거쳐 일본과 말레이시아로 옮겨갔다. 해외로 나간 이유는 2014년 검찰수사 당시 이 총장이 수사선상에 올라갈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사직서 또한 일본에서 제출해서 처리됐다. 이후 검찰수사 단계에서 이 총장에 대해 물어보면 ‘사임한 사람’이라고 말하며 수사를 받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총장에 대한 표절 의혹도 일고 있다. 시사저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이 총장은 2003년 ‘디지털 라디오방송의 정책 방안에 관한 연구’라는 석사논문을 발표했다. 해당 논문을 분석한 결과, 이 총장의 논문에서 표절, 재인용 표기 누락, 출처 미표시 등의 사례가 47건에 달한다. 일례로 1998년 발행된 ‘라디오방송저널리즘의 현황과 가능성’ 논문을 포함해 총 5건의 논문과 연구자료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거나 출처를 표시하지 않고 인용했다. 판정 결과에 따르면, ‘타인 저작물을 인용 시 해당 부분 전부 또는 일부분에서 적절한 출처표시를 하지 않고 있어 마치 그 부분이 석사학위 논문의 저자인 것처럼 하여 전형적인 텍스트 표절의 유형에 해당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사 논문 역시 상당부분 표절이 의심된다. 이 총장이 2008년 2월 발표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PPL에 대한 시청자 인식에 관한 연구’ 논문은 총 9개의 다른 논문과 연구자료 등을 표절 혹은 인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표절 의심 사례는 총 36군데에 달한다. 박사학위 논문 중 제2장 ‘이론적 논의 및 선행 연구 고찰’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부분 전부 또는 일부분에서 적절한 출처표시를 하지 않고 있어 마치 그 부분이 박사학위 논문의 저자인 것처럼 하여 전형적인 텍스트 표절의 유형에 해당된다’는 판정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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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서대 측 “제기된 의혹 모두 사실 무근”

 

호서대는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호서대 홍보팀 관계자는 먼저 교비 횡령 의혹에 대해 “2014년 검찰수사 당시 모두 처벌받은 사안”이라고 답했다. 증거 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에서 이미 파악된 것이다. 해당 관련자들은 모두 처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이 2014년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해외로 도피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대외협력부총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던 차였다. 마음이 너무 심란해서 동남아 쪽을 돌아다니며 가라앉히려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의 석·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학계에서 하지 않은 선구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표절은 전혀 있을 수 없었고 하지도 않았다”고 답했다. 호서대 홍보팀 관계자는 “교협에서 이 총장의 적격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총장 선임 당시 이사회에서 공무원에 준하는 엄격한 신원조회를 진행한 후 내린 결론이다. 총장님 개인의 문제는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또 최근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8월에 있을 교육부 자율개선대학 선정을 앞두고 학교에 타격을 입히기 위한 음해세력이 사실이 아닌 얘기를 퍼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 관련기사

☞ “호서대, 없는 증거 만들어 회계 조작했다”

☞ 교육부 방관 아래 혁신 없는 사학혁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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