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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방관 아래 혁신 없는 사학혁신위원회

사학 비리 퇴출하겠다며 지난해 설립…교육부 소극적 지원 탓 감시활동 수행 못해

박성의 기자 ㅣ sos@sisajournal.com | 승인 2018.07.04(Wed) 10:52:55 | 1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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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사학’ 탓에 정부가 비판의 한복판에 섰다. 사학 비리를 길러낸 악인(惡因)으로 정부의 무능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교육부가 사학 비리를 퇴출하겠다며 지난해 설립한 사학혁신위원회는 출범 7개월여 동안 교육부의 소극적인 지원 탓에 제대로 된 감시활동조차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육부가 담당자 교체를 비롯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지만,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교육부의 ‘사학 비리 근절 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사저널과 만난 사학혁신위원들은 “정부의 의지가 아무리 명확해도 전폭적인 지원과 관련자 엄단(嚴斷) 없이는 사학 비리가 해결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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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사학혁신위, 출범 7개월 만에 파행

 

사학 비리는 적폐(積弊)다. 배임·횡령, 채용비리 문제가 불거진 사학들의 이름이 매년 언론에 오르내린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사학 비리 문제에도 앞선 정부들은 명확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법인 또는 사인(私人)이 설립한 사학은 공립학교에 비해 정부의 감시·감독 그늘에서 벗어나 있었던 게 현실이다. 2017년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약속한 ‘촛불정권’이 탄생한 이후, 정부가 비리 척결 대상 1순위로 사학을 지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이른바 ‘사학혁신위원회’(사학혁신위)다. 사학혁신위는 지난해 12월 건전한 사학 지원 강화와 비리 사학 엄단을 위해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직속으로 출범했다. 사학혁신위는 △건전한 사학 지원 및 조성 △법인 및 대학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학사운영 내실화 추진 △관리자 및 친인척 측근비리 척결 및 채용비리 엄단 △회계관리 투명성 확보 등 ‘사학발전 5대 중점과제’를 다룬다.

박상임 학교법인 덕성학원 이사장이 사학혁신위 위원장을 맡았으며 변호사, 회계사, 시민단체 인사 등 12명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교육부에서는 대학정책관이 당연직 위원으로 들어왔다. 위원 임기는 2년, 회의는 매월 개최가 원칙이다. 교육부는 사학 관련 제보를 받아 비리가 구체적이거나 사안이 중대할 경우, 사학혁신위 차원에서 논의하고 해당 사학에 대한 조사·감사를 벌이겠다고 했다.

 

당시 교육부는 “사학혁신위는 건전 사학은 육성하고 사학 비리는 근절하기 위한 교두보로서 사학의 공공성과 책무성을 제고해 궁극적으로 학생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출범했다”며 “사학의 제도 개선 및 비리 근절 방안을 균형 있는 시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심 차게 닻을 올리고 출범한 사학혁신위. 그러나 출범 7개월이 지난 지금, 사학혁신위는 암초에 걸린 채 순항하지 못하고 있다. 사학혁신위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야 할 교육부가 사학혁신위 활동을 오히려 방해해 왔다는 게 사학혁신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사학혁신위가 사학 비리를 조사하기 위해 사학 보조금 사용내역 등을 교육부에 요구하면, ‘고소·고발이 두렵다’는 이유로 협조에 불응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학혁신위원은 “(교육부가 자료를 주지 않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비리를 적발하려면 그만큼의 기초 자료가 확보돼야 하는데 교육부에서는 확보하고 있는 사학의 재무자료조차도 제대로 건네주지 않았다”며 “위원들로서는 답답한 거다. 아군이 돼야 할 교육부가 사학을 두려워하니까 때로는 적(敵)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사학혁신위원 역시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혁신을 이루려면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하고 때론 과감해야 한다. 그러나 (교육부 담당관이) 보수적인 관료 성향을 지녔었다. 그렇다 보니 사학혁신위에서는 교육부의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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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인사 단행…“장관의 혁신 의지 강해”

 

결국 사학혁신위 제7차 회의가 예정돼 있던 지난 6월12일, 사학혁신위 위원 12명 중 민간위원 11명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회의가 파행됐다. 교육부에 대한 항의 차원이었다. 사학혁신위가 해체될 위기에 처하자,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간부회의를 소집해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 장관은 “국민이 정부의 사학 비리 근절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며 “억울한 것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이번 기회에 강력하게 (사학 비리를) 척결하자”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저널 취재 결과, 교육부는 7월1일부로 사학혁신위를 지원해 온 사학혁신지원과의 담당과장이었던 김아무개씨를 다른 부서로 발령 내기로 했다. 대신 해당 자리에 전문대학정책 실무를 책임져온 안아무개씨를 앉히기로 결정했다. 조직 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인사 조처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에 반기를 들던 사학혁신위도 지난 6월26일 김 장관과 1시간30분 가까이 면담하고, 활동 보이콧을 철회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담당관 교체가) 사학혁신위 활동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명확히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정부 차원에서의 사학 비리 척결 의지는 강력하다. 장관 아래 모든 간부들이 전력을 모아 부정·비리를 뿌리 뽑겠다는 각오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활동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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