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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이슈 시들? 남북 경협주는 이제 시작

증권사 “북한 제대로 알자” 리서치 강화…자산운용사는 통일펀드 재편하거나 출시 서둘러

송준영 시사저널e. 기자 ㅣ song@sisajournal-e.com | 승인 2018.07.04(Wed) 08:00:00 | 1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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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북 경제협력(경협)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2014년 초 박근혜 정부의 ‘통일 대박론’이 나왔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과거와 달리 미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에 나서면서 한반도 정세가 실제적인 평화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금융투자업계 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투자업계는 북한과 관련한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일례로 증권사들은 ‘한반도’라는 키워드에 집중하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경협 이슈를 패러다임 전환으로 인식하면서부터다. 특히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움직임이 단기간에 끝날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다양한 파고를 거치면서 이뤄질 것으로 보이자 증권사들 사이에서 “제대로 알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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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련 리서치 역량 강화 나선 증권사

 

한반도와 관련된 리서치 역량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인 6월7일 업계 최초로 북한 전문 리서치팀인 북한투자전략팀을 만들었다. 삼성증권은 현재 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상황이 단기적 시장 테마를 넘어 국내 기업들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발전하는 초기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투자전략팀은 6월12일 첫 보고서를 내면서 활동을 본격화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북한과 관련해서는 개인뿐 아니라 연기금, 해외기관 등 국내외 여러 투자자들의 정보 수요가 폭증하고 있음에도 전담 리서치 조직이 없어 체계적 대응이 쉽지 않았다”며 “이번 전담팀 신설로 단순한 일회성 투자테마를 넘어 경협 주도 성장시대에 맞는 새로운 중장기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도 리서치 부문을 강화했다. 올해 초 업계에서 처음으로 ‘남북경제협력 리포트’를 발표했고, 4월에는 ‘한반도 신경제’ TF(태스크포스)를 신설했다.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6월14일에는 ‘한반도 신경제지도와 주식시장’이라는 제목으로 한반도 신경제지도와 함께 북한의 경제특구와 관련한 종합적인 북한 경제 분석 리포트를 발간해 이목을 끌었다. 신한금융투자는 향후에도 북한의 경제·산업 관련 보고서를 시리즈로 발간할 예정이다.

 

이 밖에 NH투자증권은 리서치센터 투자전략부에 북한을 전문으로 담당할 애널리스트를 내정하고 북한 투자와 관련된 연구에 나설 계획이다. 관련 리포트와 자료도 지속적으로 낼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른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 KB증권 등은 북한 관련 TF나 조직을 만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북한 관련 리서치를 강화하는 등 북한 관련 투자 분석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산운용사들도 바빠졌다. 특히 고사 (枯死)직전에 몰렸던 통일펀드 손질에 여념이 없다. 통일펀드는 박근혜 정부 집권기인 2014년 초 ‘통일 대박론’ 영향을 받아 우후죽순처럼 출시됐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북한의 미사일·핵실험 도발 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청산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다 최근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재점화하면서 통일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하이자산운용은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힘입어 통일펀드인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를 재정비했다. 한때 청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지만,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다시 살아났다. 하이자산운용은 이 펀드를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고려한 정성·정량적 기업분석을 토대로 남북통일 가상 시나리오에 따른 단계별 수혜주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개편키로 했다.

 

이름을 바꿔 통일펀드로 개편한 펀드들도 나오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1999년에 설정된 ‘퍼스트클래스(FirstClass)에이스’ 펀드를 ‘그레이터코리아’ 펀드로 개편했다. 한반도 정세 국면별 수혜업종 및 업종 대표주를 발굴해 초과 성과를 추구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2007년 설정된 ‘삼성 마이베스트 펀드’를 ‘삼성 통일코리아 펀드’로 리모델링했고 KB자산운용도 ‘외국인선호주 펀드’를 ‘한반도 신성장’ 펀드로 전략을 수정했다.

 

 

‘한반도 특수’ 겨냥한 통일펀드도 주목 

 

새롭게 통일펀드를 내놓은 운용사도 있다. BNK자산운용은 ‘BNK브레이브뉴코리아’ 통일펀드를 6월11일 출시했다. 이 펀드는 남북 경협, 남북 경제통합, 북한 내수시장을 선점하는 국내기업, 통일을 가정할 때 투자가 확대될 기업 등 4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NH아문디운용도 5월23일 ‘위대한 대한민국 EMP 목표전환형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남북 경협 수혜 업종을 분석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다.

 

공모펀드뿐만 아니라 사모펀드에서도 통일 관련 펀드가 나오고 있다. 헤지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은 최근 ‘라임통일코리아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를 설정했다. 이 펀드는 경협이 장기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데 초점을 두고 운용하는 펀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펀드는 투자자들의 요청에 따라 설정됐으며, 이미 자금 유입 규모가 50억원을 넘어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에선 남북 경협주가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상승하다 북·미 정상회담을 끝으로 시들해진 모양새다. 하지만 한반도 정세가 과거와는 다르지 않겠냐는 분위기와 기대감은 투자자와 업계 내에서 여전하다. 이에 따라 증권사에서부터 자산운용사까지 한반도 정세와 연결고리를 찾으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한반도 문제가 장기전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어떤 증권사나 운용사들이 성과를 낼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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