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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순서를 과일·채소, 고기, 밥 순으로 바꿔보자”

이순국 전 신호그룹 회장이 기록한 개인 건강보고서···기업 경영에서 '몸 경영'으로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ㅣ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7.04(Wed) 15: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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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35개, 재계 순위 25위, 매출액 1조4000억원. 1990년대 신호그룹의 성적표다. 당시 이순국 회장이 월급쟁이에서 기업가로 변신한 지 약 20년 만에 이룬 성과다. 재계에선 그를 'M&A(인수·합병) 귀재'라고 불렀다. 현재 그는 기업 경영을 떠나 '몸 경영'에 열중이다. 한때 생명이 위태로운 경험을 한 이후, 7년 동안 운동하면서 신체가 변하는 모습을 꼼꼼히 기록했다. 산수(傘壽)를 바라보는 이 전 회장은 그 기록을 노인 건강을 위해 풀어놓을 계획이다. 

 

이 전 회장은 1942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사대부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68년 한국제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4년 후 공인회계사로 2년가량 일했다. 1980년대 삼성특수제지(신호제지 전신) 등 5개 제지사를 주식 투자로 인수해 제지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1990년대에는 한국강관, 동양철관, 한국KDK 등 다른 업종의 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했다. 철강·전자·화학·금융·건설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그룹으로 면모를 갖췄다. 계열사 중 80% 이상은 부도로 쓰러지는 기업을 인수해 회생시켰다. 

 

무리한 사업 확장에 IMF(국제통화기금) 사태가 겹치면서 신호그룹은 1998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워크아웃을 거치며 계열사는 대부분 매각됐고 그룹은 공중분해 됐다. 이 전 회장은 2006년 신호제지 매각을 끝으로 경영에서 손을 뗐다. 그는 "태국의 가장 큰 신문지 공장은 내가 만든 것이다. 그 당시 IFC(국제금융공사) 차관으로 500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IMF 때 환율이 오르면서 대책 없이 넘어갔다. 그러면서 연쇄적으로 그룹에도 위기가 찾아왔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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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외국 여행을 다녔다. 2009년 12월 일본 여행 중 협심증으로 쓰러져 응급실로 후송됐다. 허덕거리는 기업을 살려내던 그였지만, 정작 자신의 건강은 위태로운 지경이었다. 이게 운동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 그는 "예전엔 러닝머신에서 10km/h까지 달렸는데, 협심증이 온 이후 6.9km/h를 넘지 못했다.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예전 같지 않아 7km/h를 넘기는 데 1년이나 걸렸다"며 "운동을 하면 근육이 발달한다는데, 근력이 좋아지면 뭐가 이로운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운동 관련 책을 수십 권 사서 읽었지만, 대부분 전문서이거나 트레이닝 목적이었다. 노인을 위한 운동 방법과 효과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엔 한계가 있었다. 내친 김에 운동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기로 했다. 서울과학기술대 대학원 스포츠공학과에 진학해 운동생리학을 공부했다. 이후 상명대에서 운동생리학(체육학과)을 전공해 최근 박사 과정을 통과했다. 그의 나이는 77세다. 

 

약 7년 동안 스포츠 석사·박사 공부를 하면서 익힌 운동 이론을 자신에게 적용했다. 스스로 연구자이면서 피험자가 된 셈이다. 서울대병원 등지에서 자신의 몸 상태를 매년 측정하면서 운동의 효과를 살폈다. 나이를 먹은 사람도 운동하면 체력이 좋아진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은 "어깨가 벌어져 예전에 입던 재킷이 맞지 않는다. 예전에 매일 술이나 마시고 그랬으니 가슴도 없고 배만 나왔다. 지금은 가슴이 발달했고 식스팩이 생겼다. 보통 40세 이후엔 척추 압박이나 근력 감소로 10년에 1cm씩 키가 줄어드는데, 나는 오히려 약 1.5cm 컸다. 턱걸이를 꾸준히 해서 척추 연골에 변화가 생기고 자세가 교정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폐활량이 늘었고, 골밀도도 증가했다. 스포츠와 생리학 등을 공부하면서 기억력 감퇴도 없다. 무엇보다 아침에 가뿐하게 일어나는 느낌이 참 좋다"며 7년간의 운동 효과를 설명했다. 

 

그는 아침 4~5시에 일어나서 40분 동안 5km를 달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또 오후 2시 반부터 5시까지 근육 저항 운동을 한다. 9시쯤 잠자리에 든다. 70대에 있음 직한 전립선비대증, 당뇨병, 고혈압 등 일체의 만성 질환이 없다. 

 

한때 재계 25위 그룹을 경영하던 신 전 회장은 현재 자신의 몸을 경영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건강을 되찾은 그는 "제2의 삶을 노인의 삶의 질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내가 스스로 시험하고 연구해서 터득한 운동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다. 실제로 전국 노인복지회관을 중심으로 순회 강연하기로 했다. 또 7년간의 운동 전후의 신체 비교와 효과 등을 책으로 묶어 낼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운동을 시작하고 싶은 사람이나 건강을 유지하려는 사람에게 그는 5가지 노하우를 털어놨다. 

 

1. 가벼운 아령을 사라. 

 

1~5kg짜리 아령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아령을 사라. 그리고 매일 심심할 때마다 들어라. 힘들면 쉬고 또 들어라. 욕심내서 무거운 것을 들지 마라. 가벼운 것을 습관처럼 들어야 운동이 몸에 밴다. 아령 들기가 몸에 배서 5kg짜리 아령을 한 번에 15회 이상 들 수 있게 됐다고 하자. 그렇더라도 하루 첫 운동에서 5kg짜리 아령을 들지 말아야 한다. 자칫 부상을 입는다. 그러면 운동에 싫증을 낸다. 첫 운동은 무조건 1kg짜리 아령을 15회 드는 것으로 시작하라. 그 다음 2kg, 3kg 순으로 무게를 늘려가고 5kg짜리를 마지막으로 운동을 마쳐야 한다. 그리고 운동이 재미있어지면 팔굽혀펴기나 턱걸이를 해라. 근처에 철봉이 없으면 나뭇가지를 잡고 턱걸이를 해도 된다. 그리고 런지(lunge)를 하자. 허벅지와 엉덩이에 탄력을 주며 하체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인데, 특별한 장소가 필요 없이 집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2. 대근육 다음에 소근육을 움직여라.  

 

6군데(어깨·팔·가슴···다리)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한가지 기억할 점은 '3일 사이클'이다. 1개 부위를 3일에 한 번씩 하라는 말이다. 예컨대 오늘 어깨와 팔 운동을 했다면 3일 후에 다시 이 부위를 위한 운동을 하는 것이다. 근육에 쌓인 피로가 풀리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매일 2군데씩 운동하면 '3일 사이클'이 맞는다. 매일 2군데 근육 운동을 할 때의 포인트는 큰 근육부터 운동하고 작은 근육은 나중에 운동하라는 점이다. 어깨와 팔 운동을 한다면 어깨부터 운동하고 팔 운동을 해야 한다. 팔 운동을 한 후엔 에너지를 그만큼 소모했기 때문에 어깨 운동을 하기가 힘들고 싫어진다. 

 

3. 하루에 물 2리터를 마셔라. 

 

체중대비 필요한 수분량이 있는데, 보통 한 사람에게 필요한 하루 수분량은 대략 2리터다. 나는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생수 1통(500mL)을 마신다. 운동할 때 2통을 마시고, 외출할 때 1통을 가지고 다니며 마신다. 나에게 협심증이 온 것도 물이 부족해 혈액이 끈적해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물을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게 좋다. 그래야 수시로 마실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커피나 음료수, 국과 찌개 등 국물을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이런 것들을 먹으면 물을 덜 찾게 된다. 내 식탁에는 국과 찌개가 없다. 

 

4. 식사 순서를 거꾸로 바꿔라. 

 

일반적으로 밥(탄수화물), 고기(단백질), 채소(섬유소)를 먹는다. 후식으로 과일을 먹기도 한다. 이 식사 순서를 과일·채소, 고기, 밥 순으로 바꿔보라. 그러면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밥은 적게 먹게 된다. 나는 아침에 사과 1개, 닭가슴살 100g을 꼭 먹은 후 현미밥을 먹는데, 밥양이 내 주먹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먹으면 살을 빼기 위한 특별한 다이어트를 할 필요가 없어진다. 

 

5. 현미밥 도시락을 싸라. 

 

나는 7년째 외출할 때마다 도시락을 싼다. 현미밥을 먹기 위해서다. 그렇지 않으면 외식으로 쌀밥을 먹게 된다. 빵도 잡곡·현미·귀리로 만든 것을 먹는다. 현미가 처음에는 먹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습관을 붙이면 이처럼 건강에 좋은 곡물도 없다. 처음엔 현미밥을 싫어하던 내 아내도 지금은 나보다 현미밥을 더 찾는다. 그만큼 몸이 건강한 음식을 챙기는 쪽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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