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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볼턴 엇박자 흐뭇하게 지켜보는 트럼프

北 비핵화 놓고 핵심 참모 간 이견…단순 갈등 아닌 '협상력 높이기' 분석도

오종탁 기자 ㅣ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8.07.06(Fri)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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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슈 메이커다. 좋게 말해서 이슈 메이커지, 예측 불가능한 냉혈한 이미지가 아직 강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며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미국 내부에선 트럼프식 리더십과 용인술 등에 대한 회의론이 여전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세 번째 방북을 맞아 비핵화 협상 못지않게 주목받는 것이 있다. 바로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관계다. 볼턴 보좌관은 6월1일(현지시간) 언론에 나와 '1년 내 북한 비핵화'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런데 폼페이오 장관이 이끄는 미 국무부는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미 국무부는 볼턴 보좌관을 특정해 깎아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6월3일 정례브리핑에서 볼턴 보좌관의 '1년 내 비핵화' 발언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일부 인사들(individuals)이 시간표를 제시한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비핵화)에 대해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도 6월25일 방송된 CNN 인터뷰에서 비핵화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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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시간표’ 놓고 엇갈린 메시지…폼페이오-볼턴 갈등 결국 표면화?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은 여태껏 다른 성향, 관점을 나타내면서도 한번도 직접 부딪치지는 않았다. 이번에 미 국무부가 볼턴 보좌관을 공개적으로 깎아내리자 두 사람 간 갈등설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협상을 중시하면서 북한을 상대로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하는데 치중해왔다. 반면 볼턴 보좌관은 북한을 상대로 최대한의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역사적인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 두 사람의 이견은 수면 아래로 잠복해 있었지만, 본론인 후속 협상을 앞두고 갈등이 표면화했다는 해석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두 사람의 엇박자가 그리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있다. 참모들을 극도로 몰아붙이거나 서로 치열하게 경쟁시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을 감안하면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간 간 갈등은 자연스러워 보일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의 용인술은 그의 언행처럼 종잡을 수 없다.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전 NSC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나 트윗(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계정)으로 잘렸다.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은 전임자의 해임과 동시에 역시 트윗으로 임명됐다. 이 밖에 지난해 6월30일부터 올해 6월30일까지 1년 동안 백악관 최고위급 참모 중 61%가 자의 또는 타의로 백악관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임 5개 정부의 경우 빌 클린턴 행정부 때의 백악관 최고위급 참모 이직률이 42%로 가장 높았다.

 

이런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은' 변치 않는 신뢰를 보내는 참모들이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도 애정을 숨기지 않을 만큼 핵심 측근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2017년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발탁돼 그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업무를 맡았다. CIA 국장 재직 시 북한 핵문제, 중국·러시아의 스파이활동, 중동 테러 등과 같은 정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브리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믿을맨'으로 부상했다. 북·미 비핵화 후속 협상도 폼페이오 장관이 총괄하고, 볼턴 보좌관은 후방 지원하는 식이다. 

 

 

트럼프, 두 사람 모두 신뢰…“강·온 양면으로 북한 압박 포석일 수도” 

 

그렇다고 트럼프 정부에서 볼턴 보좌관의 입지가 폼페이오 장관보다 떨어진다고는 말할 수 없다. 오히려 트럼프 정부를 포함한 미국 보수세력 전체에서의 입지는 볼턴 보좌관이 폼페이오 장관을 앞선다. 폼페이오 장관은 1994년 하버드 법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 2010년 캔자스주 연방 하원의원 중간선거에 당선돼 이후 내리 4선 하원의원을 지냈다. 외교·안보 정책 실무를 맡은 것은 트럼프 정부 CIA 국장이 되면서부터다. 볼턴 보좌관은 1989년 국무부 차관을 지냈으며, 이후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2001~05), 유엔 주재 미국 대사(2005~06)를 역임했다. 유엔 주재 대사 시절 북핵 문제를 직접 다뤘는데, 특히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1718호 결의'를 주도하고, 북한을 겨냥한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을 구체화했다. 북핵 등 외교·안보 문제와 관련해선 폼페이오 장관이 감히 볼턴 보좌관에게 명함을 못 내밀 정도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정부 초대 NSC 보좌관이 될 뻔 했다. 미국 저널리스트 마이클 울프가 지은 《화염과 분노》를 보면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로저 에일스 전 폭스뉴스 회장 등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들이 취임식 직전 모여 존 볼턴을 NSC 보좌관 자리에 앉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에일스 전 회장은 볼턴 보좌관에 대해 "특이한 사람이지만 우리는 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넌 전 수석전략가는 "트럼프는 볼턴이 쓸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볼턴은 겪어봐야 좋아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겪어 보니 마음에 쏙 든 것일까. 북·미 화해 무드에서도 초강경 발언을 이어가며 비난받기도 한 볼턴 보좌관을 트럼프 대통령은 일절 꾸짖지 않았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7월5일 미국 워싱턴DC를 출발해 평양으로 향했다. 트럼프의 '두 남자'는 어떠한 외압도 겪지 않고 묵묵히 자기 일을 수행하고 있다. 결국 폼페이오-볼턴 갈등조차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싱가포르 회담에서 북한에 진땀을 빼고 온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달인'으로서의 명예회복을 꾀하는 중이다. 이를 위해 강(볼턴 보좌관)·온(폼페이오 장관) 양면으로 북한을 압박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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