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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위기, 시작점은 ‘기내식 대란’이 아니었다

작년 부채비율 700% 넘긴 아시아나항공, 빚 청산 고민하다 기내식으로 ‘원투펀치’ 맞아

송응철·공성윤 기자 ㅣ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7.06(Fri) 08: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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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이 왔다. 그 와중에 아시아나항공은 계속 된서리를 맞고 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700%를 넘겼고, 채권단은 심층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작년 말부터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모그룹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일으키기 위해 돈줄 역할을 자처했지만 그마저도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게다가 올 7월 들어서자마자 터진 ‘기내식 대란’으로 여론마저 악화된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의 배경에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아시아나항공의 무리한 경영판단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납품업체를 바꾸는 과정에서 기존 계약업체였던 LSG 측에 “재계약을 원하면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1600억원어치를 사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금호홀딩스는 아시아나항공의 지주사다.  

LSG가 이를 거부하자 아시아나항공은 다른 기내식 납품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와 손을 잡았다. 알고 보니 이 회사의 모그룹인 하이난항공그룹이 금호홀딩스의 BW를 인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올 3월 게이트고메코리아 생산공장에 불이 났고, 아시아나항공은 급한 대로 샤프도앤코와 단기 계약을 맺었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수요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샤프도앤코는 결국 기내식 대란의 주범이 됐다. 

시사저널은 지난 5월10일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그룹 재건 산 넘어 산’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위기를 다룬 적이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처한 상황의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 전문을 다시 싣는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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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그룹 자금줄 역할에 재무적 피로 누적 우려

올해는 금호그룹이 ‘공중분해’의 아픔을 겪은 지 10년째 되는 해다. 그동안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그룹 재건에 숨 가쁜 날들을 보내왔다. 그 결과, 현재 그룹의 틀은 어느 정도 복원된 상태다. 박 회장은 이제 내실경영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박 회장의 그룹 재건이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력 계열사이던 금호타이어를 품에서 떠나보낸 게 아팠다. 무엇보다 그룹의 핵심인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그룹 재건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한 여파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새 회계기준 도입 등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공중분해의 결정적인 배경은 2006년 대우건설 인수였다.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무리하게 외부 차입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그 여파는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불거졌다. 박삼구 회장은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면서 2009년 결국 대우건설을 토해내야 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였다. 금호그룹은 그해 12월 주력 계열사이던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마지막 그룹 재건 퍼즐 금호타이어 인수 실패

박 회장은 재기를 위해 갖은 노력을 했다.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의 재인수였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고속’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박 회장으로선 그룹 재건을 위해선 반드시 쥐어야만 하는 기업인 셈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박 회장은 2015년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했다. 인수 과정에서 설립한 지주사 ‘금호기업’을 통해서였다. 이를 통해 ‘박삼구 회장→금호기업→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금호기업은 이후 금호고속·금호터미널과 합병돼 금호홀딩스가 됐다가 지난 4월 다시 금호고속으로 사명(社名)을 변경했다.

금호산업을 손에 쥔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로 눈을 돌렸다. 금호타이어 인수가 그룹 재건 마지막 퍼즐이라는 이유에서였다. 2016년 9월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중국 더블스타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던 박 회장은 권리행사 의사를 밝혔다. 문제는 자금력이었다. 재무·전략적 투자자의 지원 없이는 금호타이어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박 회장은 채권단에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채권단이 이를 거절하면서 결국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해야 했다. 박 회장은 이후 금호타이어 인수를 놓고 1년 가까이 채권단과 갈등을 벌이다 경영권을 내려놨다. 금호타이어는 결국 더블스타의 품에 안겼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뒤로하고 올해부터는 항공(아시아나항공)·건설(금호산업)·고속(금호고속)을 주축으로 그룹을 재건하기로 하고 내실을 쌓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황이 마냥 녹록지만은 않다. 그룹 재건에 동원된 계열사들의 재무적 피로감이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재건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해 온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015년 1000%에 육박했다. 2016년 892.37%, 지난해 718.18%로 계속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을 ‘자율관리 대상’에서 ‘심층관리 대상’으로 분류하고 그해 연말부터 실사를 진행했다.

실사 결과를 앞두고 아시아나항공은 적극적인 자금조달에 나섰다. 광화문 사옥과 CJ대한통운 지분 등 보유자산 매각과 자산유동화증권(ABS)·전환사채(CB)·공모회사채 발행을 추진했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상반기 중 6000억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실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 자구안을 통해 최대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만에 하나 채권단이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등 공동관리를 결정하면 문제가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전환사채·유상증자·기업공개(IPO)·ABS 발행 등이 어려워짐은 물론 기존 ABS·금융리스·회사채 등의 조기 회수 사유도 발생하게 된다.
 

새 회계기준 도입 시 ABS 조기상환 리스크
 
아시아나항공은 일단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채권단과 4월6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자발적으로 수립한 자구계획안이 받아들여지면서다. 아시아나항공이 제시한 ‘자구계획 및 재무구조 개선 방안’에는 ‘비핵심자산 매각’ ‘전환사채 및 영구채 발행으로 유동성 확보’ ‘자본 확충 통한 단기 차입금 비중 개선’ 등 내용이 담겼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MOU 체결로 제1금융권과의 관계 개선 및 상호 신뢰회복을 통해 만기도래가 예정된 여신의 기한 연장 등을 원만히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오는 2019년부터 새 리스회계기준(IFRS16)이 도입되면 그동안 부채로 잡히지 않던 비행기 리스가 부채로 산입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전체 비행기 83기 가운데 51기를 리스로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운용 리스 규모는 2조원을 웃돈다. 현재 상황에서 새 리스회계기준이 적용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1000%를 넘기게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회계장부상 수치에만 변동이 생길 뿐 실제 현금흐름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부채비율이 1000%를 넘길 경우 ABS 전액 조기상환 요건에 들어가게 된다는 데 있다. 올해 3월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ABS 잔액은 9133억원에 달한다. 만약 ABS 조기상환이 이뤄지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심각한 자금난에 빠질 수밖에 없다. 부채비율 증가에 따라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투기등급 직전인 ‘BBB-’로 하향 조정했다. 이런 가운데 부채비율 증가로 신용등급이 한 단계 더 낮아지게 되면 ABS 조기상환 요건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현재 새 리스회계기준 도입으로 우려되는 부채비율 증가에 대비한 다각도 전략을 수립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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