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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포스코건설, 스위스 계좌 정보 공개 요청받아

박근혜-최순실 연루설 제기…포스코건설, 남미 사업자금 스위스 계좌로 송금

조해수·유지만 기자 ㅣ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8.07.12(Thu) 11:00:00 | 14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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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세무당국이 포스코건설에 금융정보 공개를 요청했다. 스위스 현지 언론은 비밀계좌로 추정되는 포스코건설 관련 계좌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측은 “우리나라 국세청이 스위스 정부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에콰도르 ‘산토스 CMI’ 매입자금이 스위스로 입금된 것에 대한 조사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스위스 국세청은 2012년 7월 한-스위스 조세조약을 체결된 뒤 같은 해 12월 조세정보 교환 MOU를 체결하고, 양국 간 금융정보 교환에 합의한 바 있다. 국세청은 당시 “역외탈세 추적에 필수적인 원활하고 신속한 금융정보의 확보를 위해 계좌번호 또는 계좌보유자의 성명과 금융기관명만으로도 금융정보를 요청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브라질 사정당국은 산토스 CMI (Santos CMI)를 포함한 ‘브라질 CSP 제철소’에 대해 외화 부정반출 등의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즉, 포스코의 남미 사업 전반에서 불법적인 자금이 형성돼 역외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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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연방 국세청은 지난 6월26일 관보를 통해 포스코건설에 스위스 은행계좌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사저널이 단독 입수한 스위스 정부의 프랑스어 관보(Feuille federale)의 내용이다.

 

연방 국세청(Administration fédérale des contributions, AFC) 통지

1. AFC는 포스코건설(POSCO ENGINEERING&CONSTRUCTION Co Ltd)이 합의할 수 있는 권리 행사를 위해 지금부터(관보 게재) 10일 내에 통지를 받을 권한이 주어진 스위스 대표자를 지정하고, 특히 스위스 주소를  AFC에 전달할 것을 권고한다. 

2. 대표자의 이름과 주소, 특히 호소(항소)할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의 스위스 주소는 AFC 이메일이나 주소로 통보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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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스위스 공영매체인 ‘스위스인포(SWI)’는 영문판 기사 ‘부패 스캔들 - 스위스 세무당국이 대한민국 철강업체인 포스코에 조사를 요청했다(CORRUPTION SCANDAL - Swiss tax authorities asked to probe korean steel firm POSCO)’를 통해 포스코의 계좌가 박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씨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SWI는 “포스코는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씨의 지시에 따라 스포츠재단에 출연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면서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은 최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씨의) 압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스포츠재단 설립에 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포스코는 최씨가 만든 미르재단에 30억원, K스포츠재단에 19억원을 출연한 바 있다. 이어 SWI는 “권 전 회장은 2020년 3월까지의 임기를 앞두고 지난 4월 사퇴를 발표했다”면서 “포스코의 전임 회장들 역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교체됐는데, 권 전 회장의 사퇴 역시 정부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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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비밀계좌와 박 전 대통령-최씨와의 관계는 1970년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국제기구소위원회가 1978년 발행한 이른바 ‘프레이저 보고서(한국-미국 관계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박정희 정권은 해외 차관이나 투자자금을 들여오면서 전체 자금의 10~15%를 수수료로 가로채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으며, 이를 스위스 최대 은행인 유니언뱅크 등에 여러 사람 명의의 비밀계좌를 통해 관리했다. 재미 언론인 문명자 기자는 “1979년 10·26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안 요원 5명과 함께 스위스를 방문해 비밀계좌의 예금주 이름을 변경했고, 동행한 이들에게 사례비로 5만 달러씩 줬다는 것을 제보받았다”고 밝혔으며,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씨가 스위스은행 비자금 세탁을 위해 1992년부터 독일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기 시작해 지금은 이런 회사가 수백 개에 이르고 세탁되는 비자금이 수조원대로 추정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최씨의 의붓오빠인 조순제씨는 2007년에 남긴 녹취록에서 “최씨 일가의 생활은 원래 아주 어려웠다. 먹고살기가 어려웠을 지경”이라면서 “(박정희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뭉텅이 돈이 들어왔다. 지금 최씨 일가가 갖고 있는 돈(당시 1000억원 이상)이 10·26(박정희 대통령 서거) 후에 생긴 돈이다. (이 돈이) 전부 다 그쪽(최씨 일가)으로 다 갔다”고 진술한 바 있다(2017년 7월29일 ‘[단독] 최순실 은닉 재산의 핵심 임선이 일가 최초 공개’ 기사 참조)

 

SWI는 “스위스 당국이 포스코와 연관된, 비밀계좌일 가능성이 있는 스위스 은행계좌의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청받았다(Swiss authorities have received requests for information concerning potential secret Swiss bank accounts linked to POSCO)”면서 “(이에 따라) 스위스 연방 국세청은 포스코 자회사-포스코건설에 비밀계좌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는 내용을 관보에 실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 정부에서 스위스 측에 포스코건설에 대한 계좌 정보를 먼저 요구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이 스위스 측에 포스코건설의 계좌정보 공개를 요청했을 거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2월 ‘국세청 특수부’로 불려온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동원해 포스코건설에 대한 비정기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이어 최근에는 대구지방국세청이 경상북도 포항에 위치한 포스코 본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산토스 CMI 인수, 남미發 ‘폭탄’ 되나

 

국세청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의 경우, 국내 회계자료에 대한 검토는 끝난 상태며, 해외 자료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면서 “6월말 조사를 마칠 예정이었으나 2~3개월 정도 조사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청산 일환으로 검찰이 하고 있는 부정부패 사건과 관련해서도 범죄수익 재산이 해외에 은닉돼 있다면 반드시 찾아내 모두 환수해야 할 것”이라며 ‘해외범죄수익 환수 합동조사단’ 설치를 주문하면서 국세청이 적극적으로 해외 은닉 재산 환수에 나섰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스위스 세무당국이 조사에 나서게 된 데에는 포스코가 2011년 인수했다 되판 ‘산토스 CMI’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스위스 당국이 관보에서 지목한 포스코건설 측도 “확인 결과 산토스 CMI 인수 대금을 스위스로 입금한 것 외에는 스위스와의 연결고리가 없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은 2011년 영국 런던에 소재한 법인 이피씨 에쿼티스(EPC Equities)와 그의 자회사인 에콰도르의 산토스 CMI를 지주회사 격인 파나마 소재 ‘S&K홀딩’으로부터 각각 50%(563억원)와 20%(224억원)의 지분을 인수했다. 2014년에는 10%(약 90억원)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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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스 CMI는 에콰도르를 비롯해 브라질·우루과이 등 남미 국가에 퍼져 있다. 그중 브라질에 소재한 산토스 CMI는 브라질 사정당국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본지가 확보한 브라질 연방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에 따르면, 브라질 경찰은 2016년 4월4일 포스코건설의 브라질 법인을 포함한 관계회사 10곳에 대해 압수수색했다. 이 중에는 산토스 CMI의 브라질 사무실도 포함돼 있다. 

 

브라질 사정당국은 현지 포스코 법인의 노동법 위반 및 자금 부정 반출 혐의 등을 주시하고 있다. 당시 포스코 브라질 법인장과 사업 관계자 등 8명이 피의자 신분으로 있다. 브라질 당국은 포스코 측의 혐의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공소장에 적시했다. 

 

‘경찰수사에 따라 피고인들이 POSCO에 의해 주도된 집단범죄 행위에 가담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들은 CSP에서 브라질로 파견 나온 한국인 근로자들의 월급 일부를 한국으로 별도로 보내는 방식으로 노동법과 사회보장법에 의해 보장되는 노동권의 권리를 박탈했다.’

 

산토스 CMI는 처음부터 CSP 제철소 현장에 투입되지 않았다. 공사가 진행되던 중 하청업체인 BRACO(브라코)가 사업에서 제외된 뒤 투입됐다. 브라코의 대표였던 박아무개씨는 “산토스 CMI는 포스코가 준비한 일종의 ‘교체 선수’였다. 현장 업체가 사업에서 빠지거나 계약이 해지됐을 때 산토스 CMI가 등장했다. 포스코가 인수한 상황에서 산토스 CMI는 포스코의 이익을 대변했다”고 말했다. 브라질 현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브라질 사정당국에서 2015년 9월부터 이와 같은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해 올해 3월경 내사를 마무리한 뒤 본격적인 수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4월 브라질 법원에서 재판이 열리기도 했다. 

 

산토스 CMI는 포스코에 매각되기 전까지 EPC 에쿼티스가 99%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브라질의 산토스 CMI도 마찬가지다. 2014년 6월자 산토스 CMI의 브라질 현지 등기부등본을 보면, 자본금 9만1500헤알(현재 기준 약 2616만6255원) 중 EPC 에쿼티스의 지분은 9만1499헤알에 달했다. 거의 100% 소유한 회사인 셈이다. 브라질 현지 은행의 송금 내역에 따르면, 2011년 3월 영국에 있는 EPC 에쿼티스는 브라질 산토스 CMI에 36만7000달러(약 4억1067만원)를 송금했다. 3년 새 자본금의 약 95%가 없어진 셈이다. 한 브라질 현지 사업가는 “브라질의 산토스 CMI는 CSP 제철소 공사에 참여하는 등 나름 활발한 활동을 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본금은 계속 줄어들었다. 계속 손해를 보는 경영을 하는 이상한 패턴이었다”고 말했다. 

 

산토스 CMI는 브라질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해마다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를 견디지 못한 포스코는 지난해 이 회사를 인수금의 8분의 1도 안 되는 68억원에 원소유자에게 되팔았다. 인수한 지 6년 만에 7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본 셈이다. 이 과정에서도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산토스 CMI를 소유한 EPC 에쿼티스의 자산을 ‘0원’으로 만들고, 이를 공짜로 매각하면서 의구심이 증폭됐다. 매각하기 전 총 1000억원가량을 추가 투자한 상태였는데, 산토스 CMI 및 관계회사를 인수하는 데 쓴 자금 800억원을 더하면 총 1800억원가량을 손해 본 것이었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2016년 포스코에 공개 질의서를 통해 “EPC 에쿼티스와 산토스 CMI의 자산, 부채 및 매출이 0원인 이유를 밝혀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최정우 회장 내정자, 포스코 내부 문제 몰랐나

 

최정우 포스코 회장 내정자가 그룹 사업 전반의 이러한 문제에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 내정자는 포스코가 산토스 CMI를 인수한 2011년 그룹의 정도경영실장을 맡았다. 그룹 전반에 대한 감사실장 역할이었다. 또 산토스 CMI를 매각한 2017년에는 포스코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있었다. 2014년과 2015년 대우인터내셔널에 근무한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포스코건설과 포스코그룹의 재무와 감사 관련 업무를 맡았다.  

 

포스코건설 측은 이에 대해 최 회장 내정자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최 회장 내정자가 감사와 재무 업무를 주로 본 것은 맞지만, 산토스 CMI 인수는 전적으로 포스코건설이 주도해서 한 것”이라며 “그룹의 감사실장 위치에 있다고 해서 계열회사의 모든 일을 들여다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그룹의 특성상 계열회사의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며 “최 회장 내정자가 사업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지적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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