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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삼성·현대차, 승계 작업 성패 가른 3대 변수

‘가문 경영’ 추구하는 그룹 성격 영향 커…공정위 지주회사 압박은 변수

엄민우 시사저널e. 기자 ㅣ mw@sisajournal-e.com | 승인 2018.07.10(Tue) 14:00:00 | 14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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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벌가 세대교체가 확연히 양극화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어떤 기업들은 재벌 3·4세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반면, 그렇지 못한 곳은 어떻게 승계 구도를 풀어가야 할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LG와 삼성·현대자동차 그룹의 상황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크게 3가지 변수가 LG그룹의 승계를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했다는 게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은 6월29일 ㈜LG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등기이사 및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만 40세의 젊은 나이에 매출 160조원(2017년 기준)을 올리는 글로벌 그룹의 총수가 된 것이다. 구 회장의 경영 일선 등장은 재계에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우선 다른 그룹들과 달리 별 잡음 없이 경영권을 승계받았다는 점이다. 현재 LG그룹 승계 과정에 대해 비판을 하는 목소리는 많지 않다. LG그룹이 삼성전자, 현대차그룹과 달리 원활한 승계 수순을 밟을 수 있었던 배경은 총 3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LG는 다른 그룹들에서 찾아보기 힘든 ‘가문 경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주주 및 계열사 구성을 보면 특정 오너만 부각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구씨 일가가 주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는 국내 다른 재벌들과 구분되는 LG그룹만의 특성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총수 1인 지배 체제이기 때문에 한 사람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려고 하면 무리를 할 수밖에 없다”며 “반면 LG는 회장이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지만, 가문의 대표자로서 지배를 한다는 점이 삼성·현대차와 다르고, 이 때문에 승계 작업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는 것도 LG그룹의 매끄러운 승계 비결 중 하나다. 그동안 재벌가의 영향력을 유지시켜 준 단 하나의 열쇠는 바로 순환출자 방식이었다. 소수의 주식으로 그룹 전체를 통제할 수 있게 해 주는 이 방식은 결국 비판이나 손질 대상으로 떠올랐다. 지주회사 체제가 가장 이상적인 방식으로 여겨졌는데, LG는 15년 전인 2003년 이미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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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에 이미 지주회사 체제 마무리

 

반면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은 이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난관을 만났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처음으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분리 안을 들고나왔다. 지주회사 체제는 오너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수월하고, 무엇보다 문재인 정권의 재벌 개혁을 주도하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권고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정치권은 “해당 지배구조 개편이 이재용 부회장의 영향력만 강화시켜주는 방식”이라고 반발하면서 이를 막기 위한 법안들을 상정했다. 삼성전자는 결국 5개월 만에 지주회사 전환 계획을 포기했다.

 

현대차그룹도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최근 내놨다가 엘리엇의 강한 반대에 부닥쳤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강대강(强對强)’으로 맞서 합병을 밀어붙이려 했·으나 결국 원점부터 다시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승계 구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지배구조 개편을 끝내 놓고 차근차근 승계 작업에 나서는 곳은 순탄하게 일이 진행되는 반면,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 작업을 동시에 하려는 곳은 탈이 나고 있다”며 “LG와 CJ, 삼성과 현대차의 차이는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 가지 변수는 LG그룹이 다른 재벌들보다 상대적으로 이미지가 좋다는 점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구인회 그룹 창업자가 임시정부의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한 사실이 새삼 부각되면서 LG의 이미지는 상한가를 치게 됐다. 최근 재벌 개혁의 속도 등을 보면 기업들에 대한 여론 및 이미지가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는데, 이런 점에서 LG는 상대적으로 큰 비난 여론 없이 승계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다만 이런 LG도 아직 부담되는 요소가 남아 있다. 1조원대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점이다. 액수가 적지 않아 결국 분할 납부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을 것이란 게 지배적인 분석인데, 재원 마련도 고심거리다. 아울러 현재 상황이 일찌감치 지주회사 체제를 갖춰놓은 곳들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는 점이다. 신봉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은 7월3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18개 대기업집단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총수 일가의 과도한 지배력 확대나 사익편취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지주회사이기 때문에 용인됐던 것들을 ‘총수 배불리기용 내부거래’로 규정한 것으로, 지주회사 체제인 LG가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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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CJ家 장남·​장녀는 경영수업 순항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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