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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로에서] ‘원 팀’의 다짐

2018 월드컵을 되돌아보며

김재태 편집위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7.11(Wed) 08:00:00 | 14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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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인간 친화적인 스포츠가 있을까. 둥근 공 하나와 신발 그리고 약간의 땅만 있으면 누구나 어디서든 할 수 있다. 바닷가 마을 아이들은 심지어 맨발로도 공을 찬다. 요즘 많은 사람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축구 이야기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순조롭게 공차기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에서 첫 골을 넣은 김영권은 축구화를 사기 위해 막노동을 해야 했고, 생존을 걱정할 정도로 가난하게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또한 돈이 없어 축구를 포기해야 할 위기를 맞았었다.

 

그럼에도 축구는 여전히 대중적인 스포츠다. 여러 종류의 장비를 갖춰야 하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문턱이 확실히 낮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다. 그래서 종주국 영국에서 “귀족은 럭비와 크리켓, 대중은 축구에 열광한다”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 이처럼 누구나 접근하기 쉽다는 점 때문에 지금도 축구는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보다 5개 나라가 더 많은 것이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축구 앞에서 국가의 경제력 수준은 아무런 제약이 되지 못한다. 아무리 가난한 나라도 국가 간 경기인 A매치를 통해 강대국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놓을 수 있는 것이 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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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축구의 매력들이 한꺼번에 분출하는 모습을 우리는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확실하게 보았다. 정확한 발놀림으로 패스를 연결하며 골문까지 거대한 물결을 이루며 전진하는 선수들의 움직임은 스포츠가 또 하나의 아름다운 예술임을 알게 해 주었다. 국가라는 팀의 경기력이 충돌하는 그라운드 위에서 FIFA 랭킹이나 국가의 경제력은 전혀 무의미하다. 어느 팀이 스타플레이어를 더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 하는 것도 더 이상 변수가 되지 않는다. 오직 누가 더 치밀하게 준비하고 경기장에서 누가 더 열심히 뛰며 공을 잘 차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 팀도 비록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잘 싸웠다. 특히 독일전에서 보여준 열정과 투지는 밤늦도록 눈을 부릅뜨고 앉아 중계방송을 시청한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세계 랭킹 1위인 독일팀을 무너뜨렸다는 기록적인 결과도 결과지만, 승리를 이끌어내기까지의 과정이 의미 있었다. 비전문가의 눈에도 앞의 두 경기에 비해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짜임새가 확연히 견고해 보였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거둔 성적을 두고 여러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응원자였던 우리 스스로의 자세를 돌아보는 일도 게을리해서는 안 될 듯하다. 선수들을 향한 우리의 기대와 성원이 다른 월드컵 때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지는 않았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거기에 더해 축구협회의 전략과 전술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국가 간 경쟁인 월드컵에서 선수와 국민은 분리될 수 없다. 그 국민이 그 선수들을 만든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원 팀’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다음 월드컵을 대하는 우리 모두의 다짐이 되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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