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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만족도 1위 성범죄 전문변호사’는 없다

[인터뷰] 형사법 전문 강민구 변호사가 말하는 ‘변호사 업무 광고에 속지 않는 법’

공성윤 기자 ㅣ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7.12(Thu)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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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전문변호사’를 네이버에 검색하면, 약 1800건의 웹사이트가 뜬다. 상당수가 특정 법무법인을 광고하는 내용이다. 성범죄를 다룬 여러 언론매체 기사에서도 “사건 초기부터 성범죄 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 성범죄 전문변호사에 따르면” 등의 문구를 발견할 수 있다. 성범죄 변호 능력을 공인받은 변호사가 있는 듯한 뉘앙스다. 

 

“혹시 폭행 전문변호사라고 들어본 적 있으세요? 형사법 전문변호사는 있어도 그런 건 없습니다. 마찬가집니다. 성범죄 전문변호사는 없습니다.” 강민구 법무법인 진솔 대표변호사의 말이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변호사 전문분야 등록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변호사가 ‘전문’ 타이틀을 붙일 수 있는 분야는 정해져있다. 형사법·​민사법·​이혼·​특허 등을 포함해 총 59개다. 성범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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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전문변호사’는 없다

 

즉 ‘성범죄 전문’을 변호사 광고에 쓰는 건 변협 규정을 어기는 행위다. 그런데 왜 이렇게 해당 문구가 인터넷상에 넘쳐나는 걸까. 강 변호사는 “성범죄에 연루된 사람은 지인을 통해 변호사를 소개받기 꺼려한다”며 “결국 대놓고 변호사를 구하기 힘드니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의뢰인의 약점을 파고든 광고란 지적이다. 

 

강 변호사는 “변호사 업무광고가 너무 많아지면 광고비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우려가 있다”면서 “결국 광고를 통한 출혈경쟁은 소비자의 법률서비스 접근권도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래 변호사는 인터넷에서 업무 광고를 하는 게 금지돼 있었다. 품위손상의 이유 때문이다. 인터넷 광고가 가능해진 건 관련 기준이 개정된 2007년부터다. 특히 최근엔 미투 운동이 힘을 얻으면서 관련 변호사 광고도 늘어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한 디지털성범죄 관련 사이트엔 법무법인 배너광고가 다수 올라와 있었다. 고소를 부추기는 듯한 광고도 눈에 띈다. ‘여성·청소년 전문’이란 M 법무법인 사이트엔 “선영아 고소해” “미투, 변호사의 도움을 받길”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변호사 출신의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 3월 “성폭력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가할 수 있는 변호사 업무광고가 다수 발견됐다”며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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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만족도 1위’ 변호사?…“절대 속으면 안 돼”

 

또 인터넷을 검색하다보면 ‘브랜드 대상’을 받았다는 법무법인도 찾을 수 있다. “H 법무법인이 ‘2018 고객이 신뢰하는 브랜드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식이다. 뿐만 아니다. ‘한국품질만족도 1위’ 또는 ‘소비자 만족도 1위’라고 홍보하는 법무법인도 있다. 강 변호사는 “절대 이런 문구에 속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만족도를 조사하는 공식기관이 우리나라에 있나요? 만약 그런 기관이 있다 해도, 과연 성폭행 피해자에게 ‘법률서비스에 만족하셨습니까’라고 물어볼 수 있을까요? 아니면 성폭행 피고인이 인터뷰라도 할까요? 소비자 만족도라느니, 브랜드 대상이란 건 언론과 법무법인이 손잡고 만든 홍보 문구입니다. 돈 주고 사는 가짜 타이틀이란 얘기죠.” 

 

법조계에서 성범죄 사건은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제로)’이라고 알려져 있다. 무죄를 받으면 자유의 몸이 되지만, 유죄를 받으면 중형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범죄는 대개 물증이 부족하다. 증거는 적은데 피해자 진술의 신뢰도가 떨어지면 무죄 판결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피의자가 무턱대고 무죄를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무죄를 이끌어내 주겠다고 약속하는 변호사도 있다. 일부 법무법인 사이트는 “1심 유죄를 2심 무죄로” “성범죄 무죄 입증방법” 등의 글귀를 내세우고 있었다. 



‘무죄 만들어드립니다?’…“달콤한 말 경계해야”

 

강 변호사는 “광고가 난립하면 객관적 조언을 해줄 변호사를 찾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어떤 의뢰인이든지 자신에게 달콤한 말만 해주는 변호사는 경계해야 한다”며 “싸워서 이기지 못할 쟁점을 두고 다퉜다간 합의 기회마저 날아가 버린다”고 경고했다.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이고 오는 격이다. 

 

“의뢰인(성범죄 피의자)은 자신이 검사가 됐다고 가정하고 변호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검사 입장에서 변호사에게 사건 관련 질문을 했을 때, 이를 변호사가 모두 방어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본인이 스스로를 수사한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죠. 당장 유리한 증거만 내놓으면 잠깐 안심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파국을 초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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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먹고 변명하지 말라”

 

강 변호사는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이다. 그럼에도 스스로 “전관이 반드시 좋은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6년 저서 《성범죄 성매매 성희롱》을 통해 “사건에 대한 열정과 경륜이 있다면 전관이 아니라도 의뢰인의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변호사의 자격을 검증해볼 필요도 있다고 귀띔했다. 법률정보사이트 로앤비(www.lawnb.com)나 법률신문사(www.lawtimes.co.kr)에 들어가면 변호사의 이력부터 논문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끝으로 강 변호사는 “술먹고 변명하지 말라”고 힘주어 말했다. “술에 취해 시도한 성관계가 용인되는 시절은 지났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조두순 사건’을 계기로 2013년 6월 관련법이 개정, 성범죄 사건에서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 주장은 더이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강 변호사는 “남자들은 술먹고 어떻게 해보려는 마음가짐을 버려야 한다”고 콕 집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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