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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부정 취업 의혹에 예리함 더해 가는 검찰 칼날

전속고발권 둘러싼 검찰과 공정위의 물밑 갈등 연장?

송응철 기자 ㅣ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8.07.17(Tue) 14:00:00 | 15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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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의 부정 취업 의혹에 대한 검찰의 칼날이 예리함을 더해 가고 있다. 공정위 압수수색에서 시작된 검풍(檢風)이 재계 전반으로 퍼져가는 모양새다. 재계에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위 퇴직자의 기업 재취업이 그동안 관행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져왔기 때문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검찰도 재취업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검찰이 수사 강도를 연일 높여가는 배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검찰과 공정위의 ‘힘겨루기’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푸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번 검찰수사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불거졌다. 공정위가 부영의 각종 비위 사실을 파악하고도 검찰에 고발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한 정황이 발견되면서다. 검찰은 이후 공정위 직원들이 퇴직 후 기업에 특혜성 재취업한 사실도 포착했다. 검찰은 6월20일 공정위 세종청사 내 기업집단국과 운영지원과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동시에 재계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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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재취업 수사 확대에 재계 초긴장

 

첫 대상은 신세계였다. 검찰은 6월20일 신세계페이먼츠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주식 소유 현황과 계열사 상황 등을 허위 제출했음에도 공정위가 이를 묵인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 대가로 공정위 과장급 간부가 신세계페이먼츠에 재취업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날 검찰은 비슷한 혐의로 대림산업과 JW홀딩스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수사는 재계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7월5일에는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건설·현대백화점 등 범(汎)현대가와 소셜커머스업체인 쿠팡, 7월11일에는 유한킴벌리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검찰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공정위의 민낯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는 단순히 관행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퇴직 예정자의 기업행이 조직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공정위 퇴직자 재취업이 ‘운영지원과장→사무처장→부위원장→위원장’ 보고 라인을 거쳐 승인됐다는 문건을 확보했다. 특히 공직자윤리법의 취업제한 규정을 피하기 위해 퇴직을 앞둔 간부들을 사전에 기업업무에서 배제하는 ‘경력세탁’까지 해 준 사실도 파악됐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4급 이상 공무원이 퇴직 전 5년 이내에 맡았던 업무와 유관한 기관 및 기업에 퇴직 후 3년간 취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재취업한 공정위 전관들은 특별한 업무 없이도 억대 연봉과 법인카드를 제공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2년 정도 근무한 뒤에는 후배 퇴직자에게 자리를 ‘대물림’한 정황도 나왔다. 검찰은 현재 공정위가 기업에 사실상 재취업을 강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10여 개 대기업 인사담당자 등을 조사한 결과 ‘공정위의 압박’ 내지는 ‘거절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불필요한 인력을 채용했다는 진술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반면 공정위는 강제성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기업에서 공정위 출신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해 온 경우에만 퇴직자를 소개해 준 것뿐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검찰은 여전히 강요에 의한 재취업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공정위 내부 인사 적체 해소와 퇴직 후 생계 보장을 위해 기업들에 자리를 요구했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또 그동안 공정위가 기업에 관대한 태도를 보인 것이 ‘재취업’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일례로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이 공정위에 주식 보유 사실을 허위 신고하거나 보고할 경우 처벌토록 하고 있지만, 공정위가 최근 수년 사이 자료제출 등 위반 사건 162건 가운데 검찰에 고발한 것은 7건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모두 행정조치인 ‘경고’만 내려졌다. 이처럼 관대한 처분이 기업에 재취업하기 위한 일종의 ‘배려’였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아직까진 시작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많다. 전관예우는 그동안 공공연히 이뤄져온 관행이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최근 공정위가 조사한 기업 등 115곳의 명단과 이들 기업에 재취업한 공정위 출신의 명단을 대조해 수사 영역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검찰도 재취업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데 있다. 퇴직 후 기업에 재취업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대 그룹 사외이사진 132명 가운데 34.8%인 46명이 권력기관 출신이었는데, 이 중에는 검찰 출신도 대거 포진해 있다. 사외이사 외에 고문 등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기업에 재취업한 검찰 출신은 더욱 많다. 

 

 

재계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것 아닌가”

 

이렇다 보니 공정위 재취업 의혹에 대한 수사는 검찰에도 자칫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하는 배경이 ‘전속고발권’을 두고 벌어진 검찰과 공정위의 갈등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는 경우에만 검찰이 공소제기를 할 수 있는 제도로 공정위의 가장 강한 권한이다. 1990년대 이후 기업 비리가 늘어나고 공정위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검찰은 전속고발권 폐지를 요구해 왔다. 검찰이 인지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이후부터 전속고발권 폐지를 기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문무일 검찰총장도 김 위원장과 만나 전속고발권 폐지를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공정위가 재벌 개혁의 상징으로 부상하면서 검찰의 위상이 크게 축소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유통3법(가맹·유통·대리점법) 등 선별적인 전속고발권 폐지에 대해서만 양보했다. 이 때문에 검찰과 공정위는 최근 물밑 갈등을 벌여왔고, 이런 갈등이 수사라는 형태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검찰과 공정위의 ‘힘겨루기’가 재계 전반에 파장을 미치고 있다”며 “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번 수사로 경영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만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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