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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공포증③] [르포] 한국 최초 이슬람 성원, 서울중앙성원

“하루 다섯 번씩 기도, 나쁜 행동 할 새가 없다”

김윤주 인턴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7.16(Mon) 11:00:00 | 15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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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이슬람교는 낯설다. 한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교회나 절과 달리 이슬람 성원(聖院)은 전국에 17곳뿐이다. 심지어 한국에 이슬람교도가 정확히 몇 명 있는지도 알 수 없다. 매년 통계청이 실시하는 인구총조사에도 이슬람교는 항목조차 없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성원이 이태원에서 가볼 만한 ‘관광’ 명소로 꼽히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중앙성원은 엄연히 종교시설이다. 이태원역에서 오르막길을 10분 정도 오르다 보면 흰 벽에 둘러싸인 서울중앙성원을 찾을 수 있다. 서울에 있는 유일한 이슬람 성원이자 1976년 문을 연 한국 최초의 이슬람 성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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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 아니어도 예배는 어디서나 OK

 

서울중앙성원에서는 매일 다섯 번의 예배가 열린다. 위도 37.6, 경도 127에 해당하는 서울의 위치를 기준으로 예배 시간이 정해진다. 이슬람교는 성원이 아닌 곳에서 기도해도 된다고 가르친다. 그래서 예배 시간에 맞춰 성원을 찾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서울중앙성원에서 경비 일을 하는 한국인 이슬람교도 압둘라씨(47)는 “평일에는 20명 정도 온다”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걸 보고 싶다면 이슬람교의 주일인 금요일에 오라”고 말했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서 공지한 주흐르(점심 무렵에 하는 하루 중 두 번째 예배) 시간이 가까워지자 이슬람교도들이 성원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예배를 보러 서울중앙성원을 찾는 사람 중에는 인근 주민도 있지만 한국을 방문한 여행객도 있다. 오렌지색과 황토색 히잡을 두른 두 여성은 예배 전 성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인도네시아 출신 라마다니(17)는 “예배도 보고 모스크 구경도 할 겸 왔다”고 말했다. 한국에 기도실이 거의 없어 불편하지 않냐는 질문에 라마다니는 “평소 마땅한 공간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기도를 한다”고 대답했다.

 

성원 안 예배 공간은 성별이 분리돼 있다. 남자는 1층을 사용하고, 여자는 계단을 올라가 위층에서 예배를 본다. 하지만 층만 나뉘어 있을 뿐 모두 한 공간이다. 예배가 시작되자 성원의 규칙에 따라 기자는 위층으로, 동행한 사진기자는 아래층으로 각자 흩어졌다.

 

하루 다섯 번 메카를 향해 올리는 기도는 이슬람교도에게 중요한 일과이자 신앙생활이다. 그래서 예배도 딱딱하고 엄격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성원 내부의 분위기는 생각보다 자유롭고 부드러웠다. 성원 안의 이슬람교도들은 각자 예배하기 편한 자세로 앉아 귓속말을 나누기도 했다. 대부분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지만 한쪽 다리를 뻗은 채 앉거나 벽에 기대어 앉은 사람도 있었다. 예배가 시작된 후 뒤늦게 성원 안으로 들어와 기도를 시작하는 사람도 있었다.

 

라마다니도 예배가 시작된 후에야 여자 기도실에 들어왔다. 길을 헤맨 모양이다. 인사를 나눈 후 라마다니 자매는 가방에서 온몸을 덮을 정도로 긴 천을 꺼내 몸을 가리고 기도를 시작했다.

 

예배는 30분 정도 이어졌다. 가장 먼저 예배를 이끄는 지도자 이맘이 기도를 시작했고 뒤이어 아래층의 남자들, 그다음 위층의 여자들이 이를 따라 했다. 라마다니는 귓속말로 “인도네시아에서는 남녀가 같은 층에서 예배를 본다”고 말해 줬다. 예배 중반에 이르자 성원 안의 모든 신자들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시다)”를 외치며 절을 했다. 1층을 힐끗 내려다보니 어느새 30명 이상이 모여 있었다.

 

2층에서 예배를 본 여자 이슬람교도 4명 중 라마다니 자매를 제외한 두 명은 한국인이었다. 최아무개씨(36)는 원래 천주교 신자였다. 10년 전 건설회사에서 함께 일했던 노동자들로부터 이슬람교를 접했다. 최씨는 “한국에서는 힘들 때 의지하는 곳이 종교란 생각이 강하다”며 “이슬람교는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종교”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슬람교는 돼지고기와 술을 금지하는 등 모범적인 종교”라며 “하루에 다섯 번씩 기도를 하기 때문에 나쁜 행동을 할 새가 없다”고 말했다. 최씨의 머리를 감싼 화려한 히잡이 눈에 띄었다. 최씨는 여자들만 있을 땐 괜찮지만 예배당을 나서면서부터는 얼굴도 천으로 가린다고 했다. 다른 남자와 눈을 마주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최씨는 복장이나 생활로 양해를 구하지 않아도 돼 “이슬람교도와 일하는 게 가장 편하다”고 말했다.

 

 

“이슬람이나 한국인이나 사는 건 똑같아” 

 

서울중앙성원이 생긴 후 성원 주변에 살거나 이곳을 찾는 이슬람교도도 많아졌다. 하지만 인근 상인들은 이슬람 성원이 있고 이슬람교도가 많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성원 앞에서 30년 넘게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해 온 A씨는 “방을 보고 마음에 들면 살고 그런 식이지 외국인이라고 특별히 원하는 게 다르지는 않다”며 “이슬람교도들은 술을 먹고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없어 늘 조용하다”고 말했다.

 

성원 주변에서 비슷한 기간 동안 약국을 운영해 온 B씨도 “이슬람인이든 한국인이든 똑같은 약을 먹는다”며 “한국에 오래 산 사람은 한국어를 쓰기도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스마트폰 번역기를 써서 필요한 약을 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또 “가게를 처음 열었을 땐 외국인이 이렇게 많지 않았다”며 “요새는 자기들끼리 식당도 열고 슈퍼도 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성원으로 올라가는 골목에 위치한 식당들은 대부분 간판에 할랄 인증 마크를 달고 있다. 임경숙씨(49)는 할랄 인증을 받은 재료만 사용하는 한식당을 운영한다. 임씨는 “최근 한국에서 할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곤 해도 손님의 99%는 이슬람교도”라며 “나머지 1%는 이슬람 친구를 데려온 한국인”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임씨의 식당 직원들도 파키스탄 출신 이슬람교도다. 임씨는 “자기들 종교가 이슬람이니까 더더욱 할랄을 엄격하게 지킨다”고 설명했다.

 

기독교나 불교에 비해 한국에서 이슬람교는 아직 낯선 종교다. 낯설다는 이유로 이슬람교를 왜곡하는 일 역시 비일비재하다. 서울중앙성원에서 만난 이들은 하나같이 그 원인으로 미디어를 지목했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임경숙씨의 남편은 이슬람교도다. 임씨 자신도 한때 이슬람교를 믿었고 이슬람교를 공부한 지는 20년이나 됐다. 임씨는 “어쩌면 한국 사람들 개개인은 이슬람을 잘 모르고 무관심할 수도 있다”며 “그런 상태에서 피랍이나 테러 등 언론에서 쏟아내는 자극적인 뉴스만 접하다 보니 그쪽으로 여론이 흘러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압둘라씨도 “뉴스에 나오는 IS나 탈레반은 전체 무슬림의 0.0001%도 안 된다”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문제인 거지 그 사람의 종교에 따라 기독교가 잘못했다, 무슬림이 잘못했다는 식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성원 벽에 걸린 전광판에는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라는 문구가 반짝이고 있었다. ​ 

 

※ ‘이슬람 공포증’ 관련기사

☞​ [이슬람 공포증①] ‘예멘 난민’과 맞닿은 혐오 또는 공포

​☞​ ​[이슬람 공포증②] “한국인 전 세계 무슬림 모범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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