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제시한 '폭염 대응법'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7.1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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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병·열탈진·열경련·열실신·열부종 정보 제공···낮시간대 활동 자제, 만성질환자 각별 유의 당부

 

올해 여름은 뜨겁게 달궈진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한반도에 갇히는 ‘열돔’ 현상으로 폭염이 장기화될 조짐이 있다. 각종 온열 질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한의사협회는 의사에게 배포하는 '폭염 가이드'를 일반인에게도 공개했다. 

 

7월1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총 551건의 온열 환자가 신고(사망 4명)됐다. 특히 최근 나흘(7월12~15일) 사이에 285명(52%)이 신고돼 급증세를 보였다. 지난 5년간(2013~17년) 온열 질환 감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6500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40%(2588명)는 논밭·작업장 등 실외에서 오후 12~17시 사이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열 질환자는 50세 이상이 전체의 56.4%(3669명),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중 50세 이상은 75.9%(41명)인 만큼 장년과 고령층에서 특히 철저한 예방이 필요하다. 

 

의협은 의사에게 배포하는 '폭염으로 인한 건강위험의 진단 및 대응 가이드라인(폭염 가이드)'을 일반인에게도 공개했다. 일반인에게 폭염 관련 경각심을 환기시키고 건강수칙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폭염특보 등 기상예보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탈수 예방을 위해 물 자주 마시기, 낮 시간대 활동 자제, 충분한 휴식, 모자와 밝고 헐렁한 옷 착용 등 폭염대비 건강수칙을 준수해달라. 특히 만성질환자(고혈압·심장질환·당뇨·뇌졸중 등)는 폭염에 더 취약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폭염 가이드'에서 열사병·열탈진·열경련·열실신·열부종에 대한 정보를 간추린 내용이다.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7월17일 오전 서울 세종로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보행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열사병(heat stroke)

 

(1) 특징

열사병은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될 때 체온조절기능의 이상으로 갑자기 발생한다.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질환으로 다기관 손상 및 기능장애와 중추신경장애를 일으킨다. 체온조절장애로 전신의 발한정지, 40°C 이상의 심부체온상승 등이 생긴다. 사망률이 매우 높아 치료하지 않는 경우는 100% 사망하고, 치료하더라도 심부체온이 43°C 이상인 경우는 약 80%, 43°C 이하인 경우는 약 40%의 치명률을 보인다. 특히, 혼수상태가 지속되면 예후가 매우 불량하다. 신체가 비축한 수분과 염분을 모두 소모하면 땀 배출이 중단돼 체온이 상승할 수 있다. 열사병은 갑자기 또는 열탈진 후에 나타날 수 있다.

 

(2) 증상 

주요증상은 높은 체온(41°C 이상), 힘이 없거나 정신이 혼미하거나 혼란스럽거나 이상한 행동, 판단장애, 섬망, 경련, 혼수 등으로 나타난다. 피부가 뜨겁고 땀이 나지 않아 건조하며 붉고, 빠른 맥박, 두통 또는 어지럼증과 같은 증상도 생긴다. 더 진행되면 의식을 잃고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오심, 구토, 두통, 허탈, 헛소리 등 여러 가지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3) 치료

즉시 치료가 필요한 위급 상황이다. 열사병의 치료로는 무엇보다 환자의 체온을 빨리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를 서늘한 장소로 옮긴 후 환자의 옷을 벗기고 선풍기 등을 이용하여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준다. 찬물을 몸에 뿌려준다. 환자가 의식이 있다면 찬물을 조금씩 먹인다. 의식이 혼미하거나 심하면 의식을 잃기도 한다. 신속한 행동이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응급조치로 기도확보, 호흡확인, 순환확보가 됐다면, 정맥내주입선(intravenous line)을 확보한 후 심부체온을 39°C까지 떨어뜨려야 한다. 39°C 이하로 체온을 하강시키는 경우 저체온증의 우려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체온을 떨어뜨리면서 발작이 생기는 경우는 디아제팜(diazepam), 떨림은 페노티아진(phenothiazine) 등으로 조절할 수 있다. 

 

 

□ 열탈진(heat exhaustion)

 

(1) 특징

땀을 많이 흘려 염분과 수분 손실이 많을 때 발생하는 고열장애(열중증, heat disorder)다. 땀으로 인한 염분과 체액 상실을 충분하게 보충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말초혈액순환 부전으로 혈관 신경의 조절장애, 심박출량 감소, 피부혈관의 확장, 탈수 등이 주요 원인이다. 발한량이 증가할 때와 심한 폭염 상황에서 중등도 이상의 작업 강도에 종사할 때 주로 발생하며 고온에 순화되지 않은 경우에 많이 나타난다. 

 

(2) 증상

주요 증상으로는 심한 땀, 심한 갈증, 차갑고 축축한 피부, 피로감, 현기증, 식욕 감퇴, 두통, 구역, 구토 등이다. 피로감은 언제나 나타나지만, 그 외의 증상은 일정하지 않다. 체온은 38°C 이상 상승하는데 일반적으로 38.9°C를 넘는 경우는 드물다. 약한 맥박, 정상 혈압 또는 저혈압, 헐떡거리거나 호흡이 빨라지고 시야가 흐려진다.

 

(3) 치료

이 상태는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열사병을 유발할 수 있다. 환자를 서늘한 장소에 옮겨 열을 식히고 휴식시키며 염분과 수분을 보충하도록 한다. 심한 경우는 의료인이 생리식염수를 정맥에 주사한다. 

 

 

□ 열경련(heat cramps)

 

(1) 특징

폭염 상황에서 땀을 많이 흘린 후 물만 보충하는 경우에 염분이 부족해서 발생한다. 열경련은 더 위험한 고온 장애의 경고 신호일 수 있으므로 중요하다. 고온적응 여부는 주요한 발생 요인 중 하나로 고온작업을 떠나 2∼3일 쉬고 다시 되돌아올 때 열경련이 많이 발생한다. 

 

(2) 증상

일반적으로 근육 경련이 30초 정도 일어나지만, 심할 때는 2∼3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경련은 어느 근육에나 일어나지만 다리 및 복부 근육과 같이 가장 많이 사용하여 피로한 근육에 주로 일어난다. 피부는 습하고 차가운 것이 특징이며 체온은 정상이거나 약간 상승한다. 

 

(3) 치료

휴식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며 환자를 시원한 곳에 눕히고 생리식염수를 정맥에 주사하거나 먹인다. 전해질 보충 음료(이온 음료 또는 스포츠음료)를 마시고, 경련이 일어난 근육은 마사지로 풀어준다. 

  

 

□ 열실신(heat syncope·졸도)

 

(1) 특징

폭염 상황에서 피부의 혈관 확장으로 인해 정맥혈이 말초혈관에 저류되고 저혈압, 뇌의 산소 부족으로 실신하거나 현기증이 나며 급성 신체적 피로감을 느끼게 하는 증상을 말한다. 체액 상실 및 불충분한 물 섭취로 인해 발생한다.

 

(2) 증상

심한 신체 작업 후 2시간 이내에 나타날 수 있다. 보통 의식 상실이 주요 증상이다. 열 실신이 일어나기 전에 어지럽거나 구역, 발한, 위약감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피부는 차고 습하며 맥박은 약하다.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100mmHg 이하를 보인다.  

 

(3) 치료

시원한 환경에서 휴식을 취하고 수액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의식이 있다면 찬물을 조금씩 먹인다. 대개는 누워서 휴식을 취하면 스스로 회복되지만,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다른 질병으로 인해 졸도하는 경우와 감별이 필요하다.

 

 

□ 열부종

 

(1) 특징

외부의 온도가 높으면 우리 몸은 열을 발산하기 위해 체표면의 혈액량을 늘리고 심부의 혈액량은 감소시킨다. 이런 상태에서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으면 체표에 순환하던 혈액의 수분들이 혈관 밖으로 이동하면서 부종을 만들 수 있는데, 이것이 열부종이다.

 

(2) 증상

흔히 다리에 부종이 생긴다.

 

(3) 치료

다리를 올린 자세로 휴식을 취하면 회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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