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메뉴열기

시사저널

[단독] IBS 스타 과학자의 엉망진창 연구단 운영

본인 설립 회사와 연구내용 공유…연구단과 거래 늘리며 주식 추가 구매 등 내부 감사에 적발

대전 = 김상현 기자 ㅣ sisa411@sisajournal.com | 승인 2018.07.19(Thu) 16:16:50

0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link

 

‘본인 설립 직무관련 영리회사의 겸직 수행 등 부적정’, ‘임직원 행동강령 미준수 및 연구비 부당 집행 등’, ‘연구사업 수행 및 예산 등 관리 부적정’. ‘연구단 인력운영제도 변칙 활용 부적정’, ‘이해관계 직무회피를 위한 제도 구축 운영 미비’.

 

IBS(기초과학연구원)의 한 연구단장에 대한 감사 보고서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이 보고서는 무려 74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으로 A 연구단장에 대한 부적절한 운영 내용을 고발하고 있다. A 단장은 지난 6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가 선정한 ‘동아시아 스타 과학자 10인’ 중 한 명이다.

 

본지는 정의당 추혜선 의원실을 통해 A 단장에 대한 감사 보고서를 제공받았다. 이 문건을 통해 지난 1년간 정확한 확인 없이 ‘하더라’로만 알려져 왔던 내용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A 단장이 직접 설립한 B 기업과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 상세하게 드러나 있다. 현재 감사 보고서에 나와 있는 내용 중에는 대전지방경찰청이 직접 수사를 하는 사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설립한 회사 사업보고서에 연구단 연구 내용이 그대로 담겨

 

감사 보고서는 A 연구단장이 직접 설립한 영리회사와 연구단 단장직 겸임 수행에 대한 부적정성부터 고발한다. A 단장은 IBS에 합류하기 전 이미 유전자가위 관련 기업인 B 기업의 최대주주로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는 등기이사였다. 감사 보고서 작성 당시에도 지분율 22.95%를 가진 최대주주이자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며 기술고문 업무를 수행했다. 이 B 기업은 1999년 10월, A 단장에 의해 설립된 유전자가위 관련 제품 및 서비스와 유전체 교정세포 맞춤 서비스를 주로 취급품목으로 하는 연구개발업종 회사다.

 

문제는 이 업체와 A 단장 연구단의 연구 내용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이다. 감사 보고서에서는 A 단장 연구단의 주요 연구주제와 B 기업의 목적사업 및 내용이 유사함을 지적했다. 실제 연구단의 연구주제가 B 기업의 사업계획서상의 내용과 일치하거나 흡사하다.

 

감사보고서는 참고 1)에서 연구단 연구내용과 B 기업의 사업보고서, 기업설명회(IR) 자료의 유사성을 분석해 놓은 표를 제시했다. 이 표를 보면 30건에 달하는 연구단의 연구내용이 B 기업의 사업보고서에 그대로 담겨있다. 심지어 사업보고서에 먼저 작성한 내용이 이후 연구단의 연구 운영계획서로 옮겨진 경우까지 있다. 감사 보고서에는 ‘연구단에서는 공식적으로 B 기업과 공동연구를 계획하거나 수행한 사실이 없다’라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

 

IBS%uC758%20A%20%uC5F0%uAD6C%uB2E8%uC7A5%uC5D0%20%uB300%uD55C%20%uAC10%uC0AC%uBCF4%uACE0%uC11C.%A0%u24D2%uCD94%uD61C%uC120%20%uC758%uC6D0%uC2E4


 

B 기업 주가는 계속 상승세, 그 사이 상호 연구정보 제공하는 비밀유지약도 체결

 

A 연구단장은 2014년 3월18일부터 IBS 연구단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B 기업은 2014년 5월에 코넥스 상장에 의결됐다. 감사 보고서는 이 시점에서 연구단의 연구내용과 관련 있는 목적사업 변경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2100원이던 B 기업의 주가는 2년 만에 3만650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2016년 2월 기준으로 A 단장은 무려 427억8200만원의 차익을 얻었다. 7월18일 B 기업의 주가는 12만2500원이다. A 단장이 IBS 단장으로 계속 연구 활동을 펼치면서 B 기업의 주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감사 보고서에는 ‘연구원 원규에 따라 허락되지 않은 B 기업의 겸직 수행을 중단하고 연구수행에 전념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결국 A 단장은 2017년 8월 B 기업의 비상임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여전히 B 기업의 최대주주이며 이 연구단과 B 기업은 관련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2015년 11월13일에는 A 단장 연구단과 B 기업 사이 상호 연구정보를 제공하는 비밀유지계약(NDA)까지 원장의 허락 없이 체결했다. 이로 인해 연구단 연구정보가 제한 없이 B 기업으로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에는 이 비밀유지계약 역시 공공기관의 연구조직과 본인이 설립한 직무관련 영리회사 사이에 공공연구정보를 사적 활용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면서 철회를 요청했다.

 

 

A 연구단장, 취임이후 B 기업과 거래 늘리며 주식 추가 구매

 

감사 보고서에는 이 외에도 관련한 혐의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감사 보고서에서 민감하게 다루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직무 수행 중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한 주식취득 부적정’ 건이다. A 연구단장은 연구단 연구수행에 필요한 유전자가위 등 B 기업으로부터 제품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B 기업의 실질적인 매출증대가 예견된 정보를 직무수행 중에 얻을 수 있으므로 직무관련성이 밀접한 B 기업의 주식을 취득해서는 안된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A 단장은 2014년 7월9일부터 10월14일까지 B 기업의 주식 4400주를 총 30회 걸쳐 취득했다고 밝히고 있다.

 

A 단장이 B 기업의 주식을 취득한 시점은 코넥스 상장이 1개월 지난 시점이다. 이후부터 연구단과 거래규모를 더욱 확대했고, 이를 통해 주식총액은 당초 95억원에서 1544억원으로 상승했다. 당시 A 단장이 취득한 4400주의 미실현 이익은 2017년 1월10일 기준 1억200만원 수준이다.

 

IBS%20%uBCF8%uC6D0%20%uC870%uAC10%uB3C4.%A0%u24D2IBS


 

연구단 합류 전 채무까지 IBS 돈으로 변제

 

이뿐만 아니다. 감사 보고서에서는 연구비 부당집행을 통한 연구단 착수 이전 채무 대위 변제에 대해서도 문제 삼고 있다. 연구단의 2014년도 연구과제 ‘인간 및 동식물의 유전체 교정’의 연구 기간은 그해 3월18일부터 12월31까지다. 문제는 연구단 착수 이전에 A 연구단장의 채무였던 업체별 미상환 금액 9231만9000원을 연구단 사업 착수 이후 22차례의 소액 직접 구매를 통해 집행했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 A 단장은 “연구단 선정 이전 시약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2014년 IBS에서 발표한 8편의 논문성과가 연구단의 성과에 기여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감사 보고서에는 ‘연구성과가 발표됐다는 사유로 인해 연구단 착수 이전 채무를 연구원 예산으로 지급할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고 못 박았다. 

 

이러한 사안 외에도 감사 보고서에서 지적하는 사안은 다양하다. △외상거래 사용 장비대가의 관행적 사후계약 부당처리 △시약재료 등 지급관리 미비로 인한 2016년 예산 초과사용 △공동연구 수행 방법 및 관련 예산 집행 부적정 △위탁연구목표 중도 미승인 변경 및 후속 관리미흡 △연구직 특별채용 제도를 통한 행정업무 수행직원 변칙 활용 부적정 △보조직 활용제도를 통한 연구업무 수행직원 변칙 활용 부적정 △이해관계 직무 회피를 위한 업무절차 설계 및 운영 미흡, 이해관계인의 연구단 중간점검 위원선정 및 활용 △연구직 특별채용에서 이해관계 제척여부 점검절차 미비 등 예산 운영에서 인사문제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서는 “보통 과학자들은 연구에만 몰두하기 때문에 행정 부분에 약하다”라는 평가가 종종 들린다. IBS의 경우 연구단장에서 예산 집행에서 인사까지 모든 권한을 부여하기 때문에 앞의 말이 사실이라면 운영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IBS는 당장 이익을 내기보다 먼 미래를 위해 안정적인 연구비를 10여 년간 기초과학에 투자하겠다는 취지로 설립했다. 연구단장이 설립한 기업의 매출이나 주가 등에 대해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이 과연 설립 취지에 맞는 연구단 운영 모습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IBS 관계자는 “이제 설립한 지 5년이 지난 기관으로 여러 가지 문제점을 고쳐나가는 시기다”라며 “공동 연구단장 체제 지정 등 다양한 자정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라고 밝혔다.

 

전체댓글0

0 /150
  • 최신글
  • 공감 순
  • 비공감 순
더보기

TOP STORIES

Health > LIFE 2018.11.16 Fri
[팩트체크] 故신성일이 언급한 폐암 원인 ‘향’
Culture > LIFE 2018.11.16 Fri
《신비한 동물사전2》, 평이한 기승전결과 스릴 없는 서사
LIFE > Sports 2018.11.16 Fri
여자골프 우승, ‘국내파’ 2연패냐, ‘해외파’ 탈환이냐
사회 > 지역 > 영남 2018.11.16 Fri
창원 내곡도시개발사업은 ‘비리 복마전’…시행사 前본부장, 뇌물 의혹 등 폭로
사회 > 지역 > 영남 2018.11.16 Fri
부산 오시리아 롯데아울렛, 화재 취약한 드라이비트 범벅
정치 2018.11.16 Fri
[단독] 전원책 “옛 친이계까지 아우르는 보수 단일대오 절실”
사회 > 포토뉴스 2018.11.16 Fri
[포토뉴스] 해마다 돌아오는 입시, 매년 달라지는 입시설명회
Health > LIFE 2018.11.16 Fri
[치매③] 술 마셨어요? 치매 위험 2.6배 높아졌습니다!
사회 2018.11.16 금
[청년 멘토의 민낯③] ‘착한’ 사회적 기업 경영 성적표는 ‘낙제점’
사회 2018.11.16 금
[단독] “이빨 부숴버리고 싶다”…‘청년 멘토’ CEO의 민낯
사회 2018.11.16 금
[청년 멘토의 민낯①] ‘꿈의 직장’이던 마이크임팩트를 떠난 이유
사회 2018.11.16 금
[청년 멘토의 민낯②] 한동헌 대표 “임금체불 논란, 경영 가치관 바뀌어”
경제 > 국제 2018.11.16 금
[Up&Down]  앤디 김 vs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반도 2018.11.16 금
뉴욕타임스가 ‘가짜뉴스’?…北 놓고 사분오열하는 韓·美 여론
경제 2018.11.16 금
“이중근 부영 회장 1심, 공개된 증거도 무시됐다”
갤러리 > 포토뉴스 2018.11.15 목
 [포토뉴스] 2019년도 수능 끝. 이제 부터 시작이다.
LIFE > 연재 > Health > 서영수의 Tea Road 2018.11.15 목
대만 타이난에서 조우한 공자와 생강차
경제 2018.11.15 목
유명 프랜차이즈가 상표권 확보에 ‘올인’하는 이유
경제 2018.11.15 목
용산기지 활용 방안 놓고 ‘동상이몽’
리스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