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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동 “檢, 현직 언론인의 최순실 사건 비호 덮었다”

[단독인터뷰] 이진동 前 TV조선 부국장 “보도 초기부터 정석영 부국장이 취재 방해”

송창섭 기자 ㅣ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7.19(Thu) 20: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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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검찰은 최씨가 고영태씨,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대응책을 모의했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대화 녹음파일이 한 언론사 간부를 통해 청와대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에게로 흘러간 정황이 드러났다고 처음 밝혔다. 안타깝게도 당시 여론의 관심은 최씨에게 집중돼 있던 터라 이 언론사 간부가 누구인지는 쟁점화되지 않았다. 

 

안종범 휴대폰서 이성한-언론인 대화 나와

 

그로부터 1년 5개월이 지난 7월17일 뉴스타파가 “안종범 전 수석에게 자료를 넘긴 사람은 TV조선 정석영 부국장(당시 경제부장)”이라고 보도하면서 실체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최순실 게이트’의 서막을 알린 미르·K스포츠 재단 비리를 처음 폭로한 이진동 전 TV조선 부국장(사회부장)은 7월19일 시사저널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간부의 조직적인 취재 방해가 있어 회사 측에 보직 변경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을뿐더러 오히려 승진시켰다”고 당시 상황을 털어놓았다. 이 전 부장은 회사를 나오기 직전인 지난 2월 펴낸 책《이렇게 시작되었다》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내가 들어가기 전 아마도 경제부장이 ‘미르재단에서 협찬을 받기로 돼 있는데 이 기사(TV조선 보도)가 나가면 곤란할 것 같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것으로 짐작됐다.…나는 대놓고 ‘그거 큰일 납니다. 기업에서 뇌물로 받은 돈을 우리가 협찬 받는 상황이 될 겁니다’하고 발끈했다. 경제부장은 ‘전경련이 합법적으로 돈을 거둬 아무 문제가 없는데, 뭐가 뇌물이냐’고 따졌다.” 

 

당시 취재 내용이 새고 있다는 의심은 했나.

“누군지는 몰라도 낌새는 채고 있었다. 국정농단 사건을 한참 취재할 때, 고영태가 취재 방향을 알고서 따지듯 물은 적이 있었다. 당시 취재 내용이 샌다는 느낌을 받고, 보도책임자인 본부장에게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는 얘기를 한 적도 있다. 지금 유추해 보면 고영태는 이성한(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통해 내부 동향을 전해 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으로 안 시점이 언제인가. 

“올 2월 최순실·안종범 재판에 이성한이 증인으로 나와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기자들에게 검찰에 확인해 보라고 시켰다. 그래서 확인한 거다.”

 

그 간부에게도 확인했나. 본인은 뭐라 하던가.

“그 간부가 나에게 ‘기자 후배로서 미안하게 됐다’고 사과해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며 넘어갔다. 취재기자들에게도 그 간부가 사과했으니 보안을 지키자고 설득했다. 이때만 해도 녹음파일이 하나만 넘어간 줄 알았다. 그런데 수사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3건의 녹음파일과 이성한이 ‘입 다물겠다’고 한 각서까지 넘긴 걸 알고서는 그냥 넘기기 힘들었다. 분개했다.”

 

초기부터 취재를 방해하려는 시도가 있었나. 

“미르재단 첫날 특종부터 제동을 걸었다. 7월26일 본부장실에 가니 그 간부가 먼저 와 협찬 문제를 지적했다더라. 그때 미르재단 협찬을 받아선 안 된다고 내가 펄쩍 뛰었다. 그러고는 사흘 뒤인 29일 보도본부장이 다시 불러 가니 ‘밖에서 이런 찌라시(사설정보지)가 돈다’며 문자를 보여줬다. 거기에 ‘미르재단에서 3억원을 받아야 하는데 관련 보도로 TV조선 주최 행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써 있더라. 나중에 확인해 보니 그 간부 스스로 만든 ‘셀프 찌라시’였다. 

 

《이렇게 시작되었다》 책에선 자세하게 기록하지 않았던데.

“그 간부가 제동을 거는 부분은 책에 그대로 담았다. 다만 취재 방해나 안종범 전 수석과의 뒷거래 이야기들은 상당히 순화시켰다.”

 

왜 책을 출간했나.

“누군가는 남겨야 할 기록이라고 생각했다. TV조선 퍼스트 펭귄팀(미르·K스포츠 재단 특별취재팀)의 초기 취재와 보도가 없었다면 아마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은 사건 자체가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책을 낸다고 했을 때 회사 반응은.

“처음에는 출판 계약을 파기해서라도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책을 내더라도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재판이 끝나고 잠잠해지면 내라고 했다. 내용 삭제와 수정 요구도 있었다. 내용 부분에 있어선 크게 두 가지였다. 그 간부의 취재 방해와 최순실 보도가 제지당할 때 내부를 다룬 내용이다.”

 

이성한과 안종범은 왜 언론사 간부를 중간에 놓고 대화한 걸까. 

“재단과 관련해 안 수석과 이 총장이 수시로 통화했을 텐데 그게 딱 끊어진 게 TV조선 보도 이후부터다. 안 수석 입장에선 이 총장을 위험인물로 보지 않았겠는가. 이 총장 입장에선 이 간부가 자신의 뜻을 안종범 수석에게 잘 전달해 주리라 믿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파일이 전해지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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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에서 책 내용 수정 요구해”

 

검찰은 왜 이 부분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을까. 

“정확히는 모르지만, 여러 가지로 추론할 수는 있다. 나중에 검찰이 초기 수사 때 내가 많은 도움을 줘 이 간부에 대한 조사를 생략했다고 하던데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러면 나하고 상의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전혀 없었다. 또 한 가지 생각할 수 있는 게 검찰은 이 수사를 뭉그적거리다 2016년 10월24일 JTBC 보도 이후 태세를 바꾼다. 녹음 파일대로라면 7월부터 10월까지 국정농단 세력은 입을 맞추고 증거를 없앴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꿈쩍하지 않던 검찰이 코너에 몰릴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안종범 전 수석과 언론사 간부 커넥션에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합리적 의심은.

“합리적 의심에 앞서 그 간부가 안 전 수석에게 보낸 녹음파일들이 드러나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취재 방해나 뒷거래 행위가 심각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 친분관계 때문에 가교 역할에 그친 것인지 알 수가 있다.”

 

회사 측은 왜 그 간부를 감쌌다고 보는가. 

“편을 들었다고 보진 않는다. 회사 입장에선 나름대로 그 간부의 역할이 있었다고 보고 문제 삼지 않았던 것 같다. 다만 보도본부 업무에서 배제하지 않았던 점은 지금 생각해도 유감이다.” 

 

뉴스타파 보도 이후 TV조선이나 해당 간부로부터 무슨 이야기를 들었나.

“따로 연락은 없었다. 몇몇 언론에서 인터뷰 요구가 있었지만 TV조선 쪽에선 아무 연락도 없다.”

 

한편 시사저널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석영 TV조선 부국장에게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7월19일 현재까지 아무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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