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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검출 과불화화합물, 예상 못한 질병 가져올 수도”

[인터뷰] 이태관 계명대학교 환경과학과 교수 “임신 장애·기형아 발생·암 유발 가능성 있다”

조유빈·김종일 기자 ㅣ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8.07.23(Mon) 10:24:35 | 15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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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경험은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준다.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이미 영남 지역 시민들은 1991년 경북 구미공단 페놀 사태와 2004년 구미·김천공단 다이옥산 유출 사태를 겪었다. 2006년에는 구미공단에서 발암물질인 퍼클로레이트가 유출됐고, 2009년 다시 공단에서 다이옥산이 유출됐다. 2012년과 2013년에는 불산이 낙동강으로 흘러들었다. 매번 정부는 사건이 터진 뒤에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이번에는 과불화화합물이다. 이름조차 생소한 이 유해물질이 낙동강과 대구 지역 수돗물에서 검출됐다. 시민들은 다시 ‘수돗물 공포’에 빠졌다. 오염된 물의 원인은 공단만이 아니었다. 경북 칠곡에 위치한 미군기지 ‘캠프 캐롤’의 물도 과불화화합물에 오염됐다. 이곳에서 배출된 하수도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오고 있었다. 

 

정부는 과불화화합물의 수질 기준이 없다는 이유를 들며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의 의견은 달랐다. ‘물 박사’로 알려진 이태관 계명대학교 환경과학과 교수는 “과불화화합물은 내분비교란물질로 임신 장애, 기형아 발생,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정부의 미량물질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민간 출연기관을 만들어 제3자적 관점에서 이 사태를 분석하고, 제대로 된 모니터링을 통해 물에 대한 신뢰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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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불화화합물은 무엇인가.

 

“불소가 많은 물질이다. 테프론이라고 불리는 프라이팬 코팅제 성분이 바로 과불화화합물이다. 매우 안정적인 화학물질로, 분해가 쉽지 않아 인체에 큰 독소가 될 수 있다. 과불화화합물 중 과불화옥탄산(PFOA)은 발암물질로 지정돼 있고, 과불화옥탄술폰산(PFOS)과 과불화헥산술폰산(PFHxS)은 잔류성유기오염물질이다.”


과불화화합물의 위험성에 대해 정부와 학계의 의견이 엇갈린다.

 

“2004년 발효돼 잔류성유기오염물질의 생산 및 사용을 금지하는 스톡홀름협약이라는 것이 있다. 과불화화합물은 스톡홀름협약에 포함돼 있다. 잔류성유기물질은 햇빛에서 자연 분해되는 데 40년이 걸리고, 인체에서 배출되기까지 5~6년이 걸린다. 검출된 양이 미량이라고 해서 유해성이 없는 것이 아니다. 역설적으로 미량이라도 관리해야 하는 물질이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 


사람의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잔류성유기물질은 환경호르몬, 내분비교란물질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환경호르몬은 체내에서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한다. 임신 장애, 기형아 발생, 암 등 예상하기 힘든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배출도 잘 되지 않는다. 잔류성이 강하다는 것은 다음 세대로 (과불화화합물 성분이) 넘어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연령이나 성별에 따라 더 위험할 수도 있나.

 

“유아와 어린이, 노약자에게 더 영향을 미친다. 여성이 영향을 더 받는다. 유산 위험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003년 7월 대구가톨릭대학교와 뉴욕대학교가 세계 9개 국가, 12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과불화화합물의 혈중 잔류 농도를 조사한 결과, 대구 여성에게서 가장 많은 양이 검출되기도 했다.” 

 

정부는 식수에 대한 과불화화합물 기준이 없기 때문에 위험성이 없다고 한다.

 

“수질 기준이 모두 병과 건강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알루미늄은 0.2mg/L이 기준치인데, 그것은 물 변색의 기준이다. 구미공단에서 사용하는 물질은 약 2000종, 알려진 것만 1600종이다. 대구시에서 모니터링하는 것은 160개 항목이다. 기준으로 삼는 물질은 10분의 1밖에 안 된다는 얘기다.”


기준 자체가 위험성을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인가.

 

“선진국은 기준이 적다. 물이 깨끗하기 때문이다. EU(유럽연합) 등에서는 스톡홀름협약에 따라 과불화화합물을 사용하지 못하게 돼 있다. 배출할 수 없기 때문에 따로 기준이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문제가 생기면 기준에 추가한다. 이번에도 과불화화합물 3종을 수질 기준 항목에 추가하기로 했다.”


미국은 식수의 PFOA와 PFOS의 개별 또는 통합 농도가 70ppt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에 있는 미군이 과불화화합물의 기준을 70ppt로 잡은 것은 중요한 요소다. 이 수치를 넘게 되면 건강에 유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위험하지 않아도 장기적으로 노출돼 만성 중독이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권고는 우리에게 과불화화합물 위험성의 기준을 제시하는 바람직한 예가 될 수 있다.”

 

과불화화합물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대응이 명백히 다르다.

 

“한국은 70년 동안 10만 명의 사람 중 1명이 암에 걸리는 것을 바탕으로 식수 기준을 정한다. 미국이 권고기준치를 강화한 이유는 우리와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 한 명이 나일 수 있다’는 인식을 강하게 갖기 때문에 권고기준치 설정을 공격적으로 한다. 우리 정부는 화학물질의 상승 작용을 간과하고 있다.”

 

수질 기준에 부합해도 위험성이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여러 화학물질이 상승 작용할 경우 기준으로 삼는 70년이 10년으로 줄어들 수도 있고, 1명이 아니라 100명, 1000명이 암에 걸릴 수도 있다. 정부는 이런 부분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미군기지에서 과불화화합물이 포함된 오염된 물을 낙동강으로 흘려보낸다는 미국 학계의 논문도 있다. 

 

“미군기지에서 오염된 물이 낙동강에 흘러 들어오게 되면 우리 국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지 밖으로 흘러나오는 물과 기지 근처 지하수를 모니터링해야 할 필요가 있다. 총량적 의미에서 접근하기보다는 결국 우리 수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중요시해야 한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민들이 할 수 있는 방안은 뭔가.

 

“과불화화합물은 끓여도 휘발되지 않는다. 끓는점이 180도에 이르는 것도 있다. 물이 끓는 100도에서 휘발되지 않아 상대적 농도는 올라가게 된다. 생수를 사서 마시거나 정수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론적으로는 정수기로 과불화화합물은 걸러지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정수기와 가정에서 쓰는 정수기의 필터 교체 기간을 똑같이 3개월로 설정하는 것도 문제다. 대구 시민들 중에는 아이를 씻기기 위해 생수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과불화화합물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어떻게 보나.

 

“우리나라는 유해관리법에 유해물질이 등록 및 신고돼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 때 과불화화합물에 대해 찾는 데만 1주일이 넘게 걸렸다. 유해물질 관리가 근본적으로 안 된다는 얘기다. 일시적으로 환경부가 원인 물질을 사용 못 하게 했다고 하는데, 그럼 왜 처음부터 안전한 대체물질을 쓰게끔 관리하지 못했나. 지금 상황에서는 수질오염원을 배출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오염물질을 차단하는 것이 첫 번째고, 오염물질이 없는 쪽으로 상수원을 이전하는 것이 두 번째다.”


앞으로 정부가 어떤 대처를 해야 한다고 보나.

 

“우리는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대응한다. 대구시도 환경부도 답답하다. 근본적으로 환경을 바라보는 관점이 시민과 정부가 너무 다르다는 것이 문제다. 대구시에 맑은물연구센터를 만들어 수질 항목에 대한 크로스체크를 하고, 물에 대한 신뢰성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권고했다. 시민단체 운영위원을 포함시켜 제3자적 관점에서 물을 봐야 한다. 예견된 환경문제에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  

 

※ 관련기사

☞ [단독] 미군기지 유해물질 낙동강을 위협하다 

☞ 미군부대는 치외법권이라 어쩔 수 없다? 낙동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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