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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의원 “송영무 장관 교체, 적기 아니다”

[인터뷰] ‘기무사 계엄령 문건’ 처음 공개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구민주 기자 ㅣ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8.07.20(Fri) 13:53:59 | 15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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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처음 공개한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으로 군과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독립 수사단 구성을 촉구했고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수사단은 문건과 관련된 박근혜 정권 당시 실무자들의 소환을 줄줄이 계획 중이다. 수사의 칼날이 윗선 어디까지 향할지 주목되면서 하나둘 지나간 이름들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2년간의 국방위원회 활동을 마무리 지으며 화룡점정을 찍은 이철희 의원은 오히려 “이 사건을 차갑고 건조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치권이 이 일에 지나치게 목소리를 내 정치 쟁점화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시사저널은 7월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 의원을 만나 그가 생각하는 기무사 개혁의 궁극적인 방향을 들었다. 그는 “유사시 군이 나서야 한다는 군사독재의 정신적 잔재가 여전히 우리 군에 짙게 깔려 있다”면서 “군의 정치적 개입에 있어선 과할 정도로 철저히 다뤄야 한다. 그게 곧 개혁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모든 군인의 정치적 개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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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문건 작성이 왜 심각한 일인가.

 

“대통령 탄핵이 기각되면 군부대를 동원, 촛불시위대를 진압해야 한다는 발상이었다. 보수·진보를 떠나 군이 질서 유지를 명분으로 국민을 무력 진압하겠다는 건 민주국가에서 결코 용인할 수 없는 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버지 때를 생각해, 힘으로 누르는 것을 아주 자연스러운 선택이라 생각했을 거다.  군사독재의 정신적 유산이라 본다. 이번 기회에 이걸 털어내야 한다.”

 

 

“기무사 문건은 군사독재의 정신적 유산”

 

당시 북한과의 관계가 경직된 상황에서, 군은 촛불시위로 무정부 상태가 될 것을 우려해 문건을 만들었을 수 있지 않을까. 

 

“터무니없다. 왜 무질서 혼돈의 상태라고 전제하나. 세계가 극찬한 평화집회인데 탄핵이 기각되는 순간 폭도로 변할 거라는 건 허무맹랑한 가정이다. 우리나라 어떤 현대 데모사(史)를 봐도 시민이 먼저 무장한 사례는 없었다. 또 문건을 보면 ‘종북’이라는 단어를 써 이들이 촛불을 주도한다고 돼 있고 북한 핵실험과도 연관 지었다. 북한의 위협이 있다면 오히려 전방 부대를 빼지 말고 북을 향해 더 철통 경비를 해야지, 거꾸로 그 병력을 빼 데모를 진압하겠다는 건 앞뒤가 안 맞잖나. 유사시 대비다? 그러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땐 계엄령 준비했나. 말이 안 된다.” 

 

처음 해당 문건의 존재를 어떻게 알았나.

 

“(국회) 국방위 여당 간사면 오늘 아침 간부들 회의 때 장관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대충 듣는다. 진작 이런 문건이 있다는 거 알아서 4월부터 계속 달라고 요구해 왔다. 그런데 장관 차원에선 조심스러웠는지 미뤘다. 지방선거 전엔 직접 만나 달라고 세게 말했다. 선거 때 오해받을 수 있으니 끝나고 주겠다고 하더라. 실제로 (지방선거) 끝나고 받았다. 지극히 정상적으로 이뤄진 거다.”

 

자유한국당은 문건 유출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건 군사기밀이 아니다. 그들도 요청하면 받을 수 있는 문건이었다. 내가 국방위 2년 동안 느낀 바가 있다면 자유한국당은 안보무능세력이란 거다. 입으로만 안보를 외친다. 보수정권 9년간 국방부 예산 계속 줄였고 연평도 포격 등 안보 구멍도 계속 생겼다. 성적으로만 봐도 우리(민주당)가 훨씬 잘했다. 문 대통령은 예산 더 늘렸고 이전 정권에서 못 한 미국과의 미사일 탄두 중량도 무제한으로 풀었다. 안보 파탄 낸 사람들이 안보를 갖고 우리에게 시비 거니 가소로운 일이다.” 

 

기무사 개혁을 강조하면서도 해체엔 반대하고 있는데.

 

“보안방책부대는 있어야 한다. 전 세계에 다 있다. 평화 국면이긴 해도 군사적으로 남북 대치 중이고 주변에 강대국들도 있다. 이럴 때 보안방책부대가 없는 건 말이 안 된다. 기무사가 그동안 딴짓하느라 제 기능을 못한 것뿐이다. 기무사령부가 아니라 ‘정무사령부’였다. 정치 개입이나 민간인 사찰 완전히 못 하게 해 놓으면 원래 기능을 더 잘할 수 있다. 그게 개혁의 핵심이다.” 

 

기무사 해체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데.

 

“국방위를 안 해 봐서 그럴 수도 있다. 실제 해체하라는 것보단, 강도 높은 개혁을 해야 한다는 주문을 ‘해체’라는 표현을 써서 한 거라고 본다. 흔히 정치권에서 ‘창당 수준의 개혁을 해야 한다’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큰 차이 없다. 그만큼 다들 화가 나 있는 거다.” 

 

대통령 지시로 특별수사단이 출범했지만 이들이 조직 내 살아 있는 권력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가장 살아 있는 권력은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엄정한 수사 의지를 갖고 있으니 거스를 수 없을 거다. 군 조직의 특징은 결국 대통령에겐 충성한다는 거다. 그건 한 번도 의심해 본 적 없다. 대통령이 분명하게 지시하면 군은 따라올 거다.”

 

대통령의 군 개혁 의지가 굉장히 확고해 보인다.

 

“대통령은 그래야 한다. 군통수권자니까. 60만 대군에 예산만 43조원이다. 압도적인 이 물리력을 이용해 누군가 나쁜 짓을 하려 한다면 당연히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잘하고 있다.”

 


“정치적 역할 맡으면 군은 망한다”

 

결국 문건 작성을 누가 시켰고 어디까지 보고됐는가가 밝혀져야 할 텐데, 김관진·황교안·박근혜 등 전 정권 이름들이 언급되고 있다. 

 

“팩트를 좇다보면 하나둘 이름이 나오겠지만 이름부터 얘기하는 건 자칫 정치 쟁점화될 수 있다. 이 문제는 굉장히 드라이하게 다뤄야 한다. 적폐 프레임을 씌우거나 전직 총리와 대통령을 겨냥한 듯 비춰지는 건 적절치 않다. 실제로 그렇지도 않다. 지금 그들을 겨냥할 이유가 있나, 이미 감옥 가 있는데. 이 선후관계가 바뀌면 안 된다.”

 

군 댓글조작 사건도 그렇고 군의 정치 개입으로 여러 문제들이 터져왔다.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우리나라 군은 현대사에서 5·16과 12·12 두 번의 쿠데타를 했다. 다른 나라 군대랑 다르다. 정치 개입에 한해선 어떤 징조라도 예민하고 원칙적으로 다뤄야 한다. 관대하면 안 된다. 그게 곧 군이 원래 기능을 잘하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정치적 역할 부여받게 되면 군은 망한다.” 

 

청와대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사이 갈등설도 나온다. 향후 개각에 있어 장관의 거취도 주목되는데.

 

“여당의 국방위 간사를 지낸 내가 교체해야 한다고 말하면 그 자체가 메시지가 되므로 말하기 어렵다. 다만 이 건과 관련해선 장관이 사퇴할 정도로 문제라고 보진 않는다. 송 장관은 국방개혁2.0이라는 큰 숙제도 수행하고 있다. ‘강을 건널 땐 말을 바꾸지 않는다’는 표현도 있지 않나. 바꿀 적기라고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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