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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스르는 남자, 톰 크루즈

6번째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7.20(Fri) 16:56:28 | 15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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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와 배우가 분신처럼 붙어 있는 경우가 드물지만 있다. DNA가 선천적으로 유사한 사례는 아이언맨/토니 스타크와 이를 연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다. 방탕한 삶을 살다가 개과천선한 토니 스타크의 삶은 그 자체로 다우니 주니어의 인생과 겹친다. 영화 안팎의 이야기가 포개지며 캐릭터도 배우도 플러스 효과를 톡톡히 낸 일화다. 

 

반면 톰 크루즈가 1996년부터 연기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에단 헌트는 후천적인 경험치가 쌓이면서 동일시된 경우다. ‘불가능한 임무’라는 제목 그대로,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미션을 클리어 해 나가는 에단 헌트를 지켜보는 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관통하는 중추적 재미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이 시리즈를 바라보는 관객의 태도다. 어느 순간부터 관객은 톰 크루즈를 통해 에단 헌트의 모험을 즐기는 게 아니라, 에단 헌트를 통해 톰 크루즈의 안위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대역을 쓰지 않고 위험천만한 상황에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톰 크루즈의 극한 스턴트 연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스릴은 영화 안이 아니라, 영화 밖에서 더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세월에 지배당하지 않은 육체로 언제나 놀라운 스펙터클을 선보이는 그의 노력은 이제 캐릭터와 배우의 경계를 지워버린 경지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배우가 너무 드러나는 이 현상은 영화 몰입을 방해할까. 그것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한계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으나, 이 시리즈만의 강점이라고 보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액션에서 톰 크루즈가 휘두르는 초인에 가까운 능력(?)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보유한 최고의 무기로 평가받는다. 톰 크루즈가 고생할수록 관객은 열광하고, 그가 이번엔 어떤 리얼 액션을 보여줄지 기대하며 지갑을 연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동력이 톰 크루즈라는 스타 상품과 정확히 일치하는 셈. 톰 크루즈가 아닌 에단 헌트는 상상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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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에도 없는 스턴트맨

 

6번째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하《폴아웃》)에서도 톰 크루즈는 스턴트맨들의 생계를 위협할 정도로 스턴트 연기에 직접 헌신한다. 맨손으로 암벽을 타고, 7600m 상공에서 뛰어내리고, 빌딩 숲 사이를 100m 선수처럼 달리고, 절벽 사이로 추락하는 헬리콥터를 직접 몬다. 70m 높이의 빌딩과 빌딩 사이를 뛰다가 발목뼈가 으스러져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는 후일담이 더해지면 《폴아웃》의 액션 리얼리티는 더 완벽하게 완성된다. 오토바이에서 데굴데굴 굴러떨어져 길 한복판에 안쓰럽게 구겨지는 톰 크루즈의 육체는, 슈트 입은 히어로들이 접수한 주류 영화 시장에서도 그 매력이 유효하다.

 

액션을 향한 톰 크루즈의 완벽주의자다운 면모는 동료들을 종종 경악하게 하고 가끔 질리게 하고 자주 감동시킨다. 《미션 임파서블 2》 촬영 당시, 안전장치 하나에 달랑 의지해 한쪽 절벽에서 맞은편 절벽으로 점프하는 장면을 여러 번 재촬영하며 오우삼 감독의 얼굴을 새파랗게 질리게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톰 크루즈의 극한 스턴트를 3편에서부터 지켜본 사이먼 페그는 “톰은 관객을 위해 자기 목숨을 걸고 연기하는 배우”라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톰 크루즈가 자기 목숨을 걸고 연기한다는 말은, 감독들이 감독직을 걸고 그와 함께한다는 말과 다름 아닐 것이다. 

 

에단 헌트가 스파이 기관 IMF의 중추라면,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중추다. 비단 톰 크루즈가 시리즈의 주연이어서만은 아니다. 그는 이 프로젝트의 얼굴인 동시에 스턴트맨이고, 제작자이기도 하다. 톰 크루즈가 비즈니스 파트너인 폴라 와그너와 함께 프로덕션 ‘크루즈-와그너사’를 설립하고 처음으로 제작한 게 바로 《미션 임파서블》 1편이다. 이후 톰 크루즈는 감독 기용부터 배우 캐스팅, 로케이션, 개봉 후 프로모션까지 시리즈의 모든 것에 관여해 왔다(한국을 꾸준히 찾는 건 톰 크루즈가 진짜 원해서라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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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로서 안목도 증명한 톰 크루즈

 

이 중 ‘비즈니스 사업가’로서의 톰 크루즈 재능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은 감독 기용이다. 그는 시리즈마다 스타일이 다른 감독을 영입, 《미션 임파서블》에 다양한 색을 입혀왔다. 처음은 잘 알다시피 브라이언 드 팔마다. 드 팔마가 두른 묵직함 안에서 미국은 비로소 영국 스파이 007에 맞설 수 있는 스파이 역사의 시작을 성공적으로 알렸다. 오우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2편에서 살짝 삐끗하긴 했으나, 이후 선택들은 또 좋았다. 영화계에서는 신인이었던 JJ 에이브럼스에게 3편 메가폰을 맡긴 것이나, 애니메이션 출신 감독 브래드 버드를 4편 《고스트 프로토콜》에 영입한 것은 톰 크루즈의 제작자로서의 안목을 증명하는 사례다. 

 

《폴아웃》 연출은 5편 《로그네이션》을 연출한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이다. 같은 감독이 연속으로 사령탑에 앉은 것은 시리즈 최초다. 맥쿼리는 이야기를 새롭게 만드는 것보다, 5편에서 풀어놓은 이야기를 조금 더 파고드는 쪽을 택한다. 《폴아웃》을 시리즈 6편인 동시에 《로그네이션》 속편으로 보는 게 온당한 이유다. 3편을 마지막으로 퇴장했던 에단 헌트의 전 부인 줄리아(미셸 모나한)까지 등장시킨다는 점에서 시리즈는 조금 더 복잡하게 엮인다. 확실한 건 예습이나 복습을 하지 않아도 즐기는 데 지장이 없었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서서히 하나의 세계관 안에서 강한 영향을 주고받는 쪽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톰 크루즈의 비전은 어디까지 뻗어 있을까. 

 

《폴아웃》에서 눈여겨볼 것은 역시 슈퍼맨으로 유명한 헨리 카빌의 합류다. 그의 합류는 의외의 부분에서 톰 크루즈와 시너지를 낸다. 화장실 액션 신이 대표적이다. 어거스트 워커(헨리 카빌)와 에단 헌트가 공조해 무적의 적과 싸우는 이 격투 신은 액션의 짜임새가 좋을 뿐 아니라 타격감도 출중해 보는 내내 ‘와아’ 하고 탄성을 지르는 동시에 신이 나서 미소 짓게 된다. 특히 이 신에서는 톰 크루즈가 ‘맞는 연기’에 있어서도 얼마나 특화된 배우인가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정강이를 걷어차인 후 “어흑, 나 죽네!” 아파서 쩔쩔매는 톰 크루즈의 표정을 보다 보면 어느새 정강이를 부여잡고 있는 내 손을 확인하게 된다. 

 

슈퍼히어로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고 CG 기술이 날로 발전해 가는 시대에 에단 헌트는 여전히 근육의 힘을 믿고 달린다. 영원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영원을 믿고 싶게 하는 건 그가 톰 크루즈이기 때문이다. 죽었다 살아나기를 반복했던 《엣지 오브 투모로우》(2014)의 빌 케이지처럼, 불멸의 존재였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94)에서의 레스타트처럼, 끊임없이 재생 가능했던 《오블리비언》(2013)의 복제인간 잭 하퍼처럼. 그렇게 에단 헌트의 미션도 멈추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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