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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로에서] 민생의 울음…최저임금 인상 논란

김재태 편집위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7.24(Tue) 08:22:28 | 15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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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보가 나온 날, 선풍기를 하나 샀다. 인터넷으로 부지런히 검색해 보고 가격과 성능을 꼼꼼히 따져 고른 물건이다. 값은 유명 전자회사 제품들에 비해 3분의 1 정도로 싼데, 써보니 바람도 좋고 기능도 고루 갖춰 꽤 괜찮았다.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이 선풍기는 이름도 생소한 어느 중소기업의 제품이다. 이처럼 낮은 가격대로 상품을 만들어 파는 중소기업들 덕분에 소비자들의 선택지는 훨씬 풍성해졌다. 그에 더해, 뭐 하나를 사더라도 가격 앞에 마음을 졸여야 하고 무더위나 한파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저소득층의 에너지 복지에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이렇듯 우리 경제에서 작지 않은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을 비롯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한숨 소리가 드높다. 최저임금이 또 상당한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수익도 바닥인데 지출만 늘게 돼 돈벌이가 더 힘들어졌다는 말들이 곳곳에서 쏟아진다. 불평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도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과거의 입장과 달리 “최저임금 인상이 정부의 경제 운용에 부담이 될 것”(김동연 경제부총리)이라고 한 발짝 물러섰다. 그와 함께 아르바이트직을 많이 두고 있는 편의점이나 가맹점 업계에 초점을 맞춰, 본사의 횡포나 상가 임대료 갑질 행위를 막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정부와 여당에서 다투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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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편의점이나 각종 가맹업체들 못지않게 최저임금 인상에 숨 막혀 하는 쪽은 또 있다. 인건비라도 아끼지 않으면 먹고살 길이 막연한 영세 자영업자가 그들이다. 당장 동네 골목마다 비좁게 자리 잡은 소규모 음식점에만 가 봐도 어디서든 울음 섞인 하소연을 생생히 들을 수 있다. 말이 사장이지, 종업원보다 가져가는 돈이 더 적으니 어찌 살겠느냐는 푸념도 여기저기서 나온다. 많이 알려졌다시피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은 25%로 선진국 평균인 12%에 비해 높다.

 

소득주도 경제정책을 앞세운 현 정부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어찌 보면 필연의 방향일 수 있다. 하지만 정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시장이 받쳐주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장에 녹아들지 못하거나 시장을 이롭게 하지 못하면 아무 쓸모가 없다. 여당의 경제·민생TF 단장을 맡고 있는 최운열 의원의 말처럼 ‘시장을 이기는 정책은 없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이렇게 뜨거운 논란거리가 된 것도 현재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다. 내수가 활황 국면에 있다면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이토록 강하게 반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앞서 그것을 온전하게 받아낼 수 있는 경제 하부구조부터 튼튼하게 다졌어야 했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의 물꼬를 튼 큰일을 해냈다. 하지만 평화만으로 국가의 미래가 확고하게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평화만큼 중요한 문제가 민생이다. 평화 드라이브로 탄력 받은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도 민생에 균열이 커지면 언제든 급전직하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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