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사 출마했던 바른미래당 김유근씨 낙선인사 ‘눈길’
  • 경남 진주 = 박종운 기자 (sisa515@sisajournal.com)
  • 승인 2018.07.2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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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속 한달 넘도록 도내 전통시장 찾아…“지지해준 유권자에 대한 예의”

 

6·13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냈다가 낙선한 바른미래당 김유근(44) KB코스메틱 대표가 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폭염 속 낙선인사를 계속 다니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 대표는 선거 다음 날인 6월14일부터 중앙시장, 자유시장, 서부시장 등 진주 시내 전통시장과 창원 상남시장을 찾아 낙선인사를 했다. 선거기간 한 표를 호소했던 후보가 선거 이후에도 유권자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 ‘정치 예의’라고 생각하고 있다. 유세차를 반납한 이후에는 개인차량으로 도내 전통시장 곳곳을 찾아다녔다.

그는 “미래 정치기반을 만드는 등 특별한 뜻이 있어서 길게 낙선인사를 한 것은 아니다”라며 “선거가 끝나도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게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것이고 그래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선거에서 당선한 문재인의 '복심' 김경수 후보와 개표 때까지 김경수 후보를 마음 졸이게 한 김태호 후보 틈바구니에서 군소정당 후보로 완주했다. 비록 득표율이 4.23%에 그쳤지만, 김경수(52.81%), 김태호(42.95%) 후보와 함께 ‘3김 전쟁’ 구도를 형성하며 정치신인답지 않은 패기를 보였다.

 

 

지방선거 당시 지지 호소하는 김유근 경남도지사 후보. ⓒ연합뉴스



"정치 신인으로 예의"…반짝 나타나는 정치인 보던 유권자 눈엔 신선

경남 의령에서 태어나 진주고, 경상대를 졸업한 뒤 화장품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그는 중도개혁 실용노선을 지향하는 합리적 보수정당 이미지에 맞는다며 바른미래당 당적을 가졌다. 6·13 지방선거서 경남지사 후보로 유승민 대표로부터 발탁됐다.

김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업 경영 경험이 없는 후보들과 비교하면 경제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을 더 잘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김경수와 김태호 두 거물 후보에 맞서 존재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정치의 벽은 높았다. 그는 “선거결과가 아쉽다”면서도 승부에서 패한 것을 인정했다.

김 대표는 선거결과에 아랑곳하지 않고 선거기간 지지를 부탁하고 다녔던 유권자에게 낙선인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선거기간 한 표를 호소했던 후보가 선거 이후에도 유권자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 '정치 예의'라고 생각한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김유근입니다. 선거 때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상인들의 손을 잡고 머리를 숙였다. 특별한 내용은 없지만, 선거 때 반짝 나타나는 정치인들만 봐오던 유권자 눈에는 신선한 모습이다.

 

지금까지 도내 18개 시·군의 전통시장 30곳 정도를 찾은 김 대표는 다음 주 중반쯤 낙선인사를 마무리할 생각이다. 김 대표의 긴 낙선인사가 지역 정치인들에게 어떤 인상을 줄지 주목된다. 

 

 

전통시장서 낙선인사하는 김유근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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