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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복지는 ‘일자리’ 마련이다

[신동기의 잉여 Talk] 연민에 의한 복지가 아닌 공리주의적 복지여야

신동기 인문경영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7.25(Wed) 17: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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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도 받들었던 자산이라는 인물이 관직에 있을 때 자신의 수레로 사람들을 자주 개울을 건너게 해주었다. 그 말을 듣고 맹자는 ‘백성들을 사랑하기는 했지만 정치를 잘 알지는 못 했구나’(惠而不知爲政)라고 말한다.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라는 의미다. 진정한 정치가라면 다리를 놓아야지 매번 그렇게 사람들을 수레로 건너게 해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맹자》의 또 다른 곳에서 맹자는 ‘선한 마음만 가지고 정치를 할 수 없고, 엄격한 법만으로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徒善不足以爲政 徒法不能以自行)라고 말한다. 정치는 진실한 선한 마음과 제도가 함께 시행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복지는 자칫 ‘선한 마음’, ‘좋은 마음’만 강조되기 쉽다. 행정을 펼치는 입장에서도 그렇지만 대상인 수요자 입장의 요구에서도 그렇다. 국가 행정은 엄격히 말하면 소득의 이전이고 부의 이전이다. 국민의 돈으로 국민의 복지를 향상시키는데, 그 목적은 국민 전체의 최대 행복실현이어야 한다. 

 

따라서 국민 복지를 향상시키는 현장에서는 ‘진실한 선한 마음’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복지 정책 결정에 있어서는 객관적이고 논리적이어야 한다. 즉 연민에 의한 복지가 아닌 공리주의적 복지여야 한다. 예산이 국민의 소중한 세금이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연민은 충동으로, 거기에서는 선도 나오고 악도 나온다’는 버나드 맨더빌의 말처럼 연민은 너무 변덕스러워 객관적 기준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맹자》에 ‘양구체(養口體)’와 ‘양지(養志)’라는 말이 나온다. 증자라는 인물이 그 아비인 증석을 모실 때 음식 봉양뿐만이 아니라 그 마음까지 잘 헤아렸는데, 증자가 노인이 되어 아들인 증원의 봉양을 받게 되었을 때 증원은 음식으로만 잘 모셨지 아비의 마음까지 잘 모시지는 못했다는 내용에서다. 여기에서 효도라는 것은 ‘입과 몸을 봉양(養口體)’할 뿐만 아니라 ‘마음 봉양(養志)’도 잘 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양구체(養口體)와 양지(養志)가 등장한다.

 

복지 행정은 기본 방향에서 효도와 많이 닮았다. 물질 복지(養口體)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정신 복지(養志)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서 그렇다. 즉 육체적·정신적 자립 능력이 되는 이들에게는 경제적 도움에서 출발해 마지막으로는 스스로 자립해 인간으로서 자존감을 회복하는 단계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자립과 자존감 회복은 물론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물질적 지원에 이어 상담·책읽기·강의 또는 활동과 같은 다양한 수단을 통해, 다시 희망을 품고 행복을 설계하고 도전 정신을 갖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립 단계에 이르게 해야 할 것이다. 고대 로마인의 삶과 로마의 역사에 천착한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자존심은 복지로는 절대로 회복할 수 없다. 그것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일자리를 되찾아주는 것뿐이다’라고 말한다. 자본주의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 버나드 맨더빌 역시 ‘일자리를 갖는다는 것은 사람들이 하늘에 기도하며 바라는 축복인 것이며, 많은 이에게 일자리를 얻어주는 것이 모든 의회가 가장 애써야 할 역할’이라고 말한다.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를 갖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것이 사람의 육체뿐만 아니라 사람의 정신도 살리는 것이다. 이성적 존재로서의 자존감까지 회복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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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베풀 때는 반드시 예를 지켜야 한다’

 

복지는 제도 도입뿐만 아니라 운영도 중요하다. 사물을 다루는 것이 아닌 사람을 대하는 것이고, 그것도 육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상처받고 소외된 이들을 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자는 ‘가난한 이가 원망하지 않기 어렵고, 부자가 교만하지 않기는 쉽다’(貧而無怨難 富而無驕易)라고 말한다. 물질적으로 궁핍하면 사람의 마음도 병들기 쉽다는 이야기다. 니체는 ‘참으로 나는 동정을 베풀면서 행복을 느끼는 자비로운 자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너무나 수치심이 없다. 내가 동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나는 동정심 많은 자라는 말을 듣고 싶지는 않다. 내가 동정을 해야 할 때라도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서 동정하고 싶다’라고 말한다. 사람을 돕는다는 것이 때로는 그 어떤 무엇보다도 교만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돕는 행동 자체는 선이지만 의도와 태도는 고도의 이기주의일 수 있다. 그래서 동양의 《예기》에서는 ‘사람에게 베풀 때는 반드시 예를 지켜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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