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메뉴열기

시사저널

3인 3색 개성 만점, 중국 백차(白茶) 삼국지

[서영수의 Tea Road] 차의 차가운 기질 잘 보전해 무더위에 효과 만점

서영수 차(茶)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8.01(Wed) 14:00:00 | 1502호

0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link

 

백차(白茶)는 중국 ‘6대차류(六大茶類)’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차라고 한다. 녹차를 위시해 열을 가해야만 만들 수 있는 다른 차와 달리 찻잎을 따서 시들려 만드는 백차는 차의 차가운 기질이 그대로 잘 보전돼 있는, 차로서 무더위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는 차다. 더운물로 우려 마셔도 좋지만 찬물에 찻잎을 넣어 한나절 두었다가 마시는 냉침법(冷浸法)을 활용하면 더욱 좋다. 백차는 중국에서도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만 생산돼 중국인도 그 실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uC815%uD5C8%uBC31%uCC28%20%u24D2%uC11C%uC601%uC218%20%uC81C%uACF5


 

시진핑, 백차 전성시대 개막에 일조

 

최근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백차의 전성시대를 여는 데 일조한 사람이 시진핑(習近平)이다. 시진핑은 중국 국가주석으로 취임하며 ‘공적비용절감 3대원칙’을 실시했다. 부패 척결 차원에서 고급 차관(茶館)에 대한 출입 자제와 보이차(普?茶) 선물을 지양할 것을 시진핑이 직접 언급하자 고가의 보이차를 뇌물로 주고받던 관행이 사라졌다. 차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던 보이차 시장이 얼어붙으며 차 유통산업 전반에 불황의 그림자가 덮쳤다. 그동안 보이차에 올인했던 장단기 투기자금이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백차에 몰렸다. 중국 전체 차 시장에서 미미한 비중이었던 백차가 틈새시장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uC815%uD5C8%uBC31%uCC28%uB97C%20%uC2E4%uB0B4%20%uAC74%uC870%uD558%uB294%20%uBAA8%uC2B5%A0%u24D2%uC11C%uC601%uC218%20%uC81C%uACF5%u200B

 

 

백차 열풍은 백차만이 갖고 있는 화기(火氣)가 없는 원초적 차의 맛이라는 본질적 가치에 앞서, 특정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적은 유통량에 있다. 백차의 주생산지는 푸젠성(福建省)과 윈난성(雲南省)이다. 푸젠성은 푸딩타이무산(福鼎太?山)을 중심으로 생산되는 북로백차와 정허(政和)에서 만드는 남로백차로 나뉜다. 윈난성에서 나오는 백차는 징구(景谷) 지역의 대엽종 차나무를 원료로 사용한다. 3인 3색 개성 만점인 3대 백차 생산지 가운데 푸젠성에 속한 푸딩과 정허는 서로가 원조라고 믿는 자부심과 함께 백차지존 자리를 놓고 두 지역 차 생산자들의 자존심을 건 품질경쟁이 치열하다. 

 

전국적인 지명도와 생산물량이 앞서는 푸딩은 백차의 유래에 대한 전설도 갖고 있다. 삼천갑자 동방삭과 얽힌 설화부터 크고 작은 전설이 깃든 바위가 360개가 넘는 푸딩타이무산 초입에는 ‘백차 발원지’라는 커다란 비석이 세워져 있다. 전설에 따르면, 삼황오제(三皇五帝) 중 요(堯)임금이 통치하던 4400년 전 역병이 발생해 어린아이들이 무시로 죽어 나가도 묘약이 없어 속수무책이었다. 돌림병 소식에 마음 아파하던 람고(藍姑)라는 산골 아가씨가 꿈에 신선이 계시한 장소에서 백차나무를 발견해 많은 사람들을 구하고 역병을 물리쳤다 한다. 사람들은 그녀를 칭송해 타이무(太?) 신선으로 모셨다. 

 

람고가 살았던 곳이 백차의 고향으로 유명한 푸딩타이무산이다. 푸딩타이무산 훙쉐둥(鴻雪洞)에는 백차의 시조나무, 뤼쉐야(綠雪芽)가 중국 10대 명차로 선발된 백차의 어머니로서 정부에 등록돼 보호받고 있다. 뤼쉐야는 야생 고차수로서 국가가 아닌 푸젠톈후(福建天湖) 차엽공사 소유다. 뤼쉐야에서 번식시킨 차나무로 만든 백차는 해마다 고가에 팔린다. 2011년 상하이에서 21년 묵은 백차, 푸딩바이차(福鼎白茶) 357g이 35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백차 원조가 푸딩이라고 믿는 푸딩 사람들은 ‘전 세계 백차는 중국에서 나온다. 중국 백차는 푸딩에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반면 정허는 ‘정허백차는 중국의 맛을 대표한다’고 주장한다. 푸젠성 동북부에 위치한 푸딩은 삼면이 산에 둘러싸여 있고 동남 방면은 바다에 인접해 있어 해풍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해발고도는 평균 600m로 평균 800m인 정허에 비해 차 생산지대가 낮다. 저장성(浙江省) 남부에 인접한 정허는 사면이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 운무가 많은 산악기후라서 차 생산지로는 푸딩보다 우월하다. 

 

%uD478%uB529%uBC31%uCC28%uB294%20%uD587%uBE5B%uC73C%uB85C%20%uB9D0%uB9B0%uB2E4.%20%u24D2%uC11C%uC601%uC218%20%uC81C%uACF5


 

백차는 푸딩과 정허 모두 이른 봄에 채취한 어린 싹으로 만든 바이하오인전(白毫銀針)이 최고급이지만 수량이 많지 않다. 당해연도에 판매할 수량도 없어 일부러 묵혀 팔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연녹색의 어린 싹을 가득 뒤덮은 하얀 솜털은 햇볕(푸딩) 또는 그늘(정허)에 말리는 위조(萎凋) 과정을 거치면서 수분이 날아가 은빛 바늘처럼 날렵한 형태로 변신한 모양이 하얀 바늘처럼 보여 바이하오인전이라 부른다. 월진월향(越陳越香)을 기본으로 하는 보이차의 영향과 투기자본의 쏠림 현상 덕분에 오래된 백차의 몸값이 치솟고 있지만 백차를 여러 해 묵혀 상업적으로 팔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 년 전부터다.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백차는 비교적 어린 잎을 사용하는 바이무단(白牡丹)과 충분히 자란 잎을 사용하는 궁메이(貢眉)다. 백차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궁메이를 예전에는 원료와 제조 과정이 조금 다른 서우메이(壽眉)와 구분했지만 지금은 혼용해 부른다. 찻잎을 채취해 시들려 말리면 되는 백차의 제조 과정은 푸딩과 정허가 대동소이하다. 다른 차 제조 방식에 비하면 원시적이고 가장 단순하기에 역설적으로 정교한 기술과 타이밍을 요구한다. 정통 백차를 제대로 만들 줄 아는 기술자는 푸딩과 정허의 찻잎을 다룰 때 위조 방식을 달리한다. 

 

푸딩에서 자라는 차나무는 조생종(早生種)이지만 정허는 만생종(晩生種)이어서 찻잎을 채취하는 시기가 푸딩보다 늦다. 이른 봄에 찻잎을 채취하는 푸딩 지역은 햇살이 좋은 이른 봄날부터 차를 만들 수 있어 야외에 찻잎을 널어놓고 태양초처럼 일광욕을 시켜 말린다. 정허 지역은 하루에도 날씨가 변화무쌍한 산악지형인 데다 찻잎 채취 시기마저 우기에 가까워 지붕은 있지만 벽이 트인 커다란 실내공간을 만들어 서늘한 그늘에서 장시간 찻잎을 말린다. 태양과 그늘에서 말린 백차의 맛과 향은 확연히 다르다. 

 

%uD478%uB529%20%uBC14%uC774%uD558%uC624%uC778%uC804%20%u24D2%uC11C%uC601%uC218%20%uC81C%uACF5


 

윈난성 백차 뒤늦게 다크호스로 급부상

 

태양을 머금은 푸딩백차는 찻물이 밝고, 맛이 깔끔하고 부드럽다. 햇살을 피해 만든 정허백차를 우려내면 다소 어두운 회색이 돌며 과일향이 나고 맛도 더 진하다. 얼핏 가볍게 발효시킨 홍차와도 흡사한 이유는 그늘에서 장시간 말려지면서 자연 발효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푸딩과 정허가 양분해 온 백차 시장에 중국에서도 오지에 가까운 윈난성 백차가 뒤늦게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윈난성 백차는 대백차(大白茶)와 월광백(月光白)으로 크게 나뉜다. ​ 

 

전체댓글0

0 /150
  • 최신글
  • 공감 순
  • 비공감 순
더보기

TOP STORIES

한반도 2018.09.21 Fri
클라이맥스 치닫는  北비핵화 ‘미션 임파서블’
한반도 > 연재 > 손기웅의 통일전망대 2018.09.21 Fri
文대통령 임기 내 北核 신고만 해도 OK
한반도 2018.09.21 Fri
동아시아철도공동체, 우려와 기대 사이
한반도 2018.09.21 Fri
文대통령이 金위원장 오른쪽에 앉은 데는 이유가 있다
한반도 2018.09.20 Thu
김정은의 서울 방문, 가장 극적인 이벤트 될 것
사회 > 지역 > 영남 2018.09.20 Thu
연극계 ‘미투’ 이윤택·조증윤, 유죄 선고 잇따라
Health > LIFE 2018.09.20 Thu
초기 전립선암, 수술 없이 초음파로 치료
지역 > 경기/인천 2018.09.20 Thu
이재명 경기지사, 정부 일방주도 주택정책에 제동
연재 > 이형석의 미러링과 모델링 2018.09.20 목
갈수록 진화하는 무인 상점…암호 하나로 모든 쇼핑을
경제 2018.09.20 목
[단독] 현대리바트, 가구 원산지 ‘은폐 의혹’에 입주민 ‘분통’
경제 2018.09.20 목
외국계 증권사에 휘둘리는 한국 반도체
경제 > 연재 > 큰 은행의 작은 컨설팅 이야기 2018.09.20 목
 경영진에 직원의 언어를, 회사에 고객의 언어를 통역해서 알려주는 게 컨설팅 역할
국제 > 한반도 2018.09.20 목
“평양 정상회담은 ‘허위 회담’” 美 매체의 혹평, 왜?
국제 2018.09.20 목
한국도 두손 들게 만드는 영국의 치열한 대입 경쟁
경제 2018.09.20 목
전기차 경쟁 뒤에 숨은 충전기 표준화 전쟁 가열
사회 2018.09.20 목
‘쿵쿵쿵’ 명절에 폭발하는 층간소음 갈등
한반도 2018.09.19 수
문대통령이 워싱턴에 전할 ‘플러스알파’ 메시지 주목
한반도 2018.09.19 수
北 동창리 발사장 폐쇄 “비핵화 본질적 측면선 무의미
리스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