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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안전사고에 안전모 인증샷 찍으라는 KT

자회사 KTS, '심부름센터에 촬영 의뢰해 해고하겠다' 문자 발송

조유빈 기자 ㅣ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8.08.01(Wed) 17:00:00 | 1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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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았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네 명의 근로자가 사망하고 다섯 명이 크게 다쳤다. KT의 통신서비스인 전화, 인터넷, IPTV 등의 설치와 수리를 담당하는 자회사 KT서비스(KTS)와 KT 하청업체에서 발생한 일이다. 사고가 계속 이어지면서 제대로 된 근로자 안전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정작 회사가 안전사고 대책으로 내놓은 것은 “안전모를 착용한 사진을 촬영해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KTS 측은 안전모를 쓰지 않은 근로자들을 징계하기 위해 심부름센터에 건당 50만원의 포상금을 걸고 촬영을 의뢰했다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KTS는 지난 3월 ‘안전체험교육관’을 개소하고 추락과 감전, 전도 등 3대 중대재해를 체험하게 해 현장직원들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KTS 측은 “통신업계 최초로 안전체험교육관을 구축했다”고 밝히면서 ‘산업안전사고 제로(0)화’를 선언했다. 

 

‘안전사고 제로화’ 선언은 무색했다. 제주 지역의 KTS 협력업체 직원이 전봇대에서 작업하다 감전돼 정신을 잃고 추락하는 사고가 4월에 발생했다. 5월에는 서울 관악구에서 전화 설치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지붕에서 추락해 숨졌다. 경기도 양주에서 슬레이트가 무너져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중상을 입는 사고도 일어났다. 7월3일에는 KT 제주지사 소속 노동자가 전신주에 걸린 나뭇가지를 제거하는 작업 도중 추락해 사망했다. 다음 날인 8월4일에는 대구 소재 하청업체 노동자가 작업 중 감전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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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요구하자 “안전모 착용 사진 찍어라”

 

올해도 연이어 사고가 발생하자 KT새노조는 제대로 된 안전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KT 측에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러자 KT는 7월9일 ‘안전사고 예방 필수 활동 지침’을 냈다. KT가 선로시설팀장과 CM(케이블 설치 및 운영)팀장 등에게 발송한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필수 예방활동 시행’이라는 제목의 공문에 따르면, KT는 “최근 선로공사 및 고객서비스 관련 안전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개인안전보호장구류 착용 후 작업시행을 강조했고 특별안전교육을 시행한 바 있으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며 “이에 안전사고 발생 방지를 위한 필수 예방활동 시행을 재강조하니 즉시 시행해 주시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이 중 현장 안전관리 필수 예방 활동으로 강조된 것이 ‘셀프(self) 점검’이다. 작업 중 안전모를 착용한 모습을 작업조장이 1일 2장(오전, 오후) 촬영하라는 것이었다. 촬영된 사진은 지점에서 지사로 수합돼 지역본부로 제출되고, 매일 오전 10시까지 전자메일로 통보하게 돼 있다. 

 

노조는 이에 반발했다. 노조는 7월11일 긴급논평을 내고 “안전모 사진 보고로 산업안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KT 경영진의 안이한 발상이야말로 KT 산업재해의 최대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회사가 안전사고의 원인이 안전모를 쓰지 않은 노동자들에게만 있는 것처럼 해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조는 “모든 산업재해 책임을 현장에 떠넘기는 경영진의 무책임한 태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며 “산업안전대책은 현장과의 진지한 소통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안전모 착용은 부상의 정도만 낮출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KT는 공문에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개인·개별 작업을 금지하고, 최소 1조 2인 이상이 작업할 것을 명시했다. 이에 대해 오주헌 KT새노조 위원장은 “KT가 공문을 발송한 CM팀은 원래 2인 1조 작업이 원칙이다. 하지만 CS(고객대면·설치·AS)직군의 경우 아직도 단독 작업으로 진행 중”이라며 “위험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CS직군도 2인 1조 작업을 원칙으로 할 것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묵묵부답이다. 7월에 일어난 사망사고 역시 2인 1조로 작업을 했더라면 위급한 상황을 바로 파악해 구조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KTS도 마찬가지로 보호장비 착용 등 지시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엄중 문책하겠다는 ‘CEO 특별 지시사항’을 내렸다. KTS 현장 관리자들이 근로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에 따르면, 안전모 미착용 적발자는 최고 해임까지 될 수 있으며 담당 팀장 징계, 지점장 시말서 제출 등 조치를 받을 수 있다. 5월에는 “사장이 직접 노사 합동 워크숍에서 강조한 사항”이라며 “현장에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 시, 적발되면 해고 조치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근로자들에게 발송했다. 이 문자에는 “심부름센터에 의뢰해 안전모 미착용을 적발할 것이다. 1건 적발할 때마다 50만원의 포상을 하기로 했으며 총 100건을 적발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와 관련해 KTS 관계자는 “회사가 많은 대책을 수립하고 직원교육을 하고 있지만 결국 현장에서 직원 개인이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중대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직원들에게 주의환기 차원에서 노사합의를 통해 신상필벌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경중에 따라 견책부터 해임까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KTS “주의환기 차원에서 처벌 강화한 것”

 

안전체험교육관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KTS는 지난 3월 10억원을 투입해 KT 대전인재개발원 제1실습관 3층 건물을 전면 리모델링한 뒤 안전체험교육관을 구축했다. 당시 KTS는 영상을 통한 안전사고 방지 교육, 중대재해 사고사례 교육, 응급처치교육 실습은 물론 지붕, 사다리 등 실제 작업환경을 구현해 안전사고 체험이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현장 근로자들이 실제 사고 발생과 동일한 상황을 경험하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가상현실(VR) 체험장을 구축해, 가상 환경에서 통신주 추락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설치기사들이 안전체험교육관을 통해 안전사고를 체험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노조 관계자는 “실제로 안전체험교육관에서 체험해 봤다는 설치기사들을 아직 보지 못했다”며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것이 주목적이 돼야지 ‘추락 체험’을 해 위험성을 겪어보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안전체험교육이 의무사항도 아닌 데다, 실제로 이 같은 곳이 있는지도 모르는 설치기사들도 많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KTS 측은 “(안전체험교육관이) 그 어떤 교육보다 강력한 효과가 있다는 교육 이수자들의 설문조사 답변이 있었다. 현장직원들의 입소문으로 교육을 받고 싶다는 직원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며 “5월 교육 이수자 중 안전사고 발생은 제로(0)다. 순차적으로 전 직원 의무교육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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