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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짓돈 국회 특활비 논란에도 의원님들은 모르쇠

한 해 80억원 규모 국회 특활비 최근 공개…사건 수사나 국정 수행 활동과 무관

이준영 시사저널e. 기자 ㅣ lovehope@sisajournal-e.com | 승인 2018.07.27(Fri) 15:17:26 | 1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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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세금인 국회 특수활동비(특활비)가 ‘국회의원 쌈짓돈’으로 사용된 사실이 최근 공개되면서 폐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 활동비에 대한 전면 공개 요구로 이어질 정도다. 법원도 최근 국회 활동비를 공개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잇달아 내렸다. 시민단체들은 국회 활동비를 감시하는 독립 기구를 만들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국회 특권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주의와 국민 상식에 맞지 않는 권력기관의 특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수활동비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사건 수사, 국정 수행 활동에 필요한 경비다. 특활비는 기밀 성격 때문에 지출내용을 증빙할 필요가 없다. 현금 지출이 가능하며 결산 시 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 특활비 제도는 1987년 민주화 이전 독재정권과 이를 유지하기 위한 정보기관 및 군대를 위해 생겼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에도 특활비는 사라지지 않고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로 확대됐다. 국회는 1994년부터 특활비 제도를 도입했다. 사법부는 2014년부터 특활비를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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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활비 폐지, 법 개정 없이도 가능

 

국회의원들이 24년간 특활비를 쌈짓돈으로 사용해 온 사실은 참여연대에 의해 밝혀졌다. 7월5일 참여연대는 2011?13년 국회 특활비 지출결의서 1296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2015년 참여연대가 제기한 국회 특수활동비 비공개 취소소송 결과다. 참여연대가 밝힌 분석 결과에 따르면, 특활비로 2011년 87억원, 2012년 76억원, 2013년 77억원이 집행됐다. 특활비는 본연의 취지와 다르게 사용됐다. 국회 교섭단체 대표는 특수 활동을 실제로 했는지와 상관없이 매월 6000만원을 받아갔다. 상임위원장과 특별위원장도 위원회 활동과 관계없이 매월 600만원씩 가져갔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윤리특별위원회는 회의가 없는 달에도 매달 600만원씩 받아갔다. 국회의 누가 받아갔는지조차 알 수 없는 특활비도 있었다. 이는 전체의 25%에 달했다.

 

박근용 참여연대 집행위원은 “특활비는 기밀유지가 필요한 사건 수사나 국정 수행 활동에 필요한 비용이다. 국회가 특수활동비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며 “국회 특활비는 전액 삭감해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도 “특수활동비는 영수증 자체를 증빙하지 않기에 감시 방법이 없다”며 “특활비를 폐지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특활비 폐지는 법 개정으로 할 수 있으나 의원들 의지만으로도 가능하다. 특활비 예산을 배정하지 않으면 되기 때문이다. 박근용 위원은 “특활비 폐지는 법으로 할 수도 있지만 예산 배정을 하지 않으면 된다. 의원들 의지에 달린 셈”이라고 말했다. 일부 국회의원과 당도 특활비 폐지 추진에 나섰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등 13명은 7월20일 특활비 폐지 결의안을 발의했다. 하 의원은 결의안을 통해 올해 정기국회 회기 안에 특활비 폐지를 동료 의원들에게 요청했다. 그러나 특활비 폐지에 대한 국회의원 전체의 공감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 의원은 결의안 발의를 위해 국회의원 전원에게 문자를 보내 동참을 촉구했으나 12명의 의원만 화답했다. 

 

시민사회는 현재 국회를 넘어 행정부와 대법원의 특활비도 공개해 제대로 쓰이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8년 기준 행정부의 특활비는 8000억원이 넘었다. 국정원을 제외한 19개 정부기관 특활비는 약 3200억원이다. 대법원 특활비는 3억원 수준이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교수는 “행정부와 사법부의 특활비 용도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해 놓은 상황”이라며 “특활비가 제대로 쓰이는지 급여성 경비로 쓰이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회가 예결산 심사에서 행정부 특활비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유권자 알권리를 위해 정보공개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특권 막기 위한 ‘감시 기구’ 필요”

 

국회 특활비를 폐지하라는 주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국회가 사용하는 각종 활동비를 전면 공개하라는 요구로 이어졌다. 국민에게 세금의 사용처를 투명하게 밝히라는 것이다. 최근 법원도 국회 활동비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연이어 내렸다. 서울행정법원은 7월19일 20대 국회가 사용한 2016년 6~12월까지의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예비금, 의장단 및 정보위원회 해외출장비 세부 집행 내역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세금도둑잡아라의 하승수 대표가 2017년 4월30일 소장을 접수한 정보공개 소송의 결과였다. 세금도둑잡아라에 따르면 국회 업무추진비는 연간 88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아직 세부 집행내역이 공개된 바 없다. 서울고등법원 행정 3부는 7월5일 국회 입법 및 정책개발비 정보공개소송에 대해 2심 판결을 선고했다. 1심 판결대로 국회 입법 및 정책개발비 지출증빙서류를 공개하라는 판결이었다. 국회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 정보공개 소송도 하승수 대표가 진행했다. 

 

하 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은 정보공개판결에 항소와 상고를 하지 말고 즉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보가 공개되면 여론으로 인해 국회가 특활비 폐지 등 개혁에 나설 것”이라며 “원내대표, 상임위원장 등 여러 사람이 돈을 쓰기에 의장의 특활비 폐지 결심만으로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회를 감시하는 독립적 감시기구를 만들어 예산이 제대로 쓰이는지, 의원들 연봉이 적절한지 감독해야 한다”며 “국회 활동비 정보공개도 의무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가 특활비 등 특권을 내려놓게 하기 위해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 대표는 “국회 특활비 폐지는 겉으로 드러난 문제만 해결하는 것”이라며 “국회 특권의 근본원인은 승자독식의 현 선거제도다. 이는 의원들을 의정활동에 소홀하고 특권에만 집중하게 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정당 자체적으로 특권을 누리려는 의원들을 정화하려 할 것이다. 정당 자체가 지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이 얻은 득표율에 따라 전체 국회의석을 배분하는 제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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