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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①] ‘미운 오리 새끼’ 최저임금

‘최저임금’ 두고 시작된 ‘프레임 전쟁’…“소상공인 망한다” vs “본질은 다른 곳에” 충돌

유지만 기자 ㅣ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7.31(Tue) 11:00:00 | 1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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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4일 새벽에 결정된 내년 최저임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7월13일부터 14일 새벽까지 이어진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확정하자, 노사 양측이 모두 반발하고 나섰다. 당초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했던 사용자 측은 인상된 최저임금이 결국 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부담을 가중시킨다며 반발하고 있다. 기업 측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최저임금 재심사를 공식적으로 요청한 상태다. 

 

반면 노동계는 당초 요구했던 최저임금보다 낮은 금액이 책정된 것에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 공약을 시작도 해 보지 않고 포기한 것이라며 맹비난하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자 정부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사용자 측은 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부담이 가중돼 결국 우리 경제가 성장동력을 잃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당장 오르는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문제에 가려진 임대료와 카드 수수료, 가맹점 수수료 등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시장의 충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은 현재 노사 양측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미운 오리 새끼’가 돼 버렸다. 

 

사용자 측은 이번 최저임금에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계층은 자신들을 이번 최저임금 인상의 ‘최대 피해자’로 규정하고 정부안의 철회와 재심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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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중소상공인·자영업자 망한다” 

 

소상공인연합회, 외식업중앙회, 경영인권바로세우기 중소기업단체연합,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소상공인총연합회 등은 공동 주최·주관으로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출범식을 7월24일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 지하 대강당에서 개최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에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최저임금 인상안을 미수용해 개별적인 자율협약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생존권 운동연대의 공동대표를 맡은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개회사에서 “소상공인은 1년 남짓 기간에 29%가 오른 최저임금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5인 미만 사업장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 등 소상공인의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용노동부에 이의신청과 함께 확정고시 집행정지 소송도 제기할 것”이라며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해 운동연대가 나서고 각계 성원을 담아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를 8월29일 개최할 것이다. 광화문에 119센터를 설치해 소상공인의 민원을 모으고, 생존권 연대 동참을 홍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자 측의 노사문제를 담당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최저임금 반발 대열에 합류했다. 경총은 7월23일 고용노동부에 최저임금 재심의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경총은 “이번 최저임금안이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고용 부진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돼 이의제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사용자 측의 반발과 재심의 요청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7월25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최저임금위원회에 최저임금 재심의를 요청할 계획이 있느냐”는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재심의 내용을 면밀히 살피고 검토해서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동계도 이번 최저임금에 반발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양대 노총 중 하나인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공약이 폐기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정한 직후 성명을 통해 “외형상 두 자릿수 인상이지만 산입범위 확대로 실질 인상 효과는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에 상여금과 복리후생비가 추가되는 등 산입범위가 늘어난 걸 고려하면 실질 인상률은 3.2~8.2%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5월 최저임금의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산입범위가 늘어났고, 실질적으로 노동자가 받을 임금 인상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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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소득주도 성장 포기” 

 

최저임금위원회에 근로자 위원으로 참여했던 한국노총 역시 실망감을 드러냈다. 7월13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근로자 위원들은 첫 제시안으로 1만790원(43.3% 인상)을 내놨다가 한발 물러나 8680원(15.3%) 인상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마저도 통과되지 못했다. 한국노총은 입장문을 통해 “저임금 노동자에게 희망적 결과를 안겨주지 못한 것에 대해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하반기 최저임금제도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최저임금 시급 1만원을 달성하려면 2019년 적용 최저임금은 8670원가량 돼야 했는데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며 노동자와 영세사업자 간 반목 조장만 할 게 아니라 프랜차이즈 업체와 가맹점주 간 불공정 거래구조를 개선하고, 영세 상인이 겪는 임대료와 카드 수수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계 측은 최저임금으로 인해 줄도산 위기에 처하게 됐다는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주장에 대해 “본질은 최저임금이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신정웅 전국아르바이트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많은 자영업자들과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은 최저임금이 아니라 과도한 임대료와 가맹점 수수료 등에 있다”고 주장했다. 대기업 위주의 프랜차이즈 산업구조에서 꼭대기에 있는 대기업에만 유리한 가맹점 계약 문제를 손봐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담에 대해서도 여러 보완대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무조건 인건비 부담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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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보완대책 마련하겠다”

 

정부와 여당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보완대책을 마련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충격을 최대한 완화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소상공인 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관련 입법을 서두르고, 이들을 최저임금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7월25일 국회에서 열린 소상공인협회와의 간담회를 통해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최저임금 인상과 연관된 인건비 상승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며 “천정부지로 오르는 임대료, 카드 수수료, 대기업의 상권 장악 등 보다 근본적인 요인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상가임대차보호법, 가맹사업법, 대리점법을 개정해 소상공인이 장사할 안전장치를 마련하고자 했다”며 “정작 최저임금보다 중요한 법안들이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강조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장사가 잘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은 가처분소득을 늘려 소비여력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대료, 가맹점 수수료, 카드 수수료 등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을 상쇄할 다른 부분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들을 함께 찾아야 한다”며 “당정이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우선 근로장려세제(EITC)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7월18일 ‘근로장려세제 확대방안’을 발표하고 2016년 지급액인 1조1416억원보다 3.5배가량 늘어난 4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인해 내년부터 EITC 대상자는 166만 가구(2017년 기준)에서 334만 가구로 두 배 이상 늘어나고 대상 범위와 지급액도 오르게 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다른 혜택보다 EITC를 확대하는 것이 가장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라는 논의가 있었다. 최대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더욱 큰 폭으로 혜택을 늘리게 됐다”고 밝혔다. ​ 

 

※ ‘최저임금’ 특집 연관기사

☞​[최저임금②] “소상공인 ‘생존 경쟁’에 내몰려 있다”

[최저임금③] “文정부, 소득주도 성장 포기한 셈”

​☞​[최저임금④] 박광온 “부담 느낄 소상공인 어떻게 보호할지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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