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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무보다는 숲을 봐야 할 때다

복지부 발표 ‘아동학대 근절대책’ 3년 전 수준…실천 의지와 지속성 중요

김아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8.01(Wed) 14:00:00 | 1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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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또 터졌다. 매번 관련 소식이 뉴스에 오르내릴 때면 이제는 끝나겠지, 더 이상 비극은 없겠지,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매번 그랬듯 이번에도 아직 세상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순수한 영혼이 그렇게 빛을 잃었다.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게 되는 ‘아동학대’에 관한 개인적인 푸념이다.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으로 인해 국민들의 분노와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7월24일 ‘어린이집 통학차량 안전사고 및 아동학대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원장의 관리 책임 확보를 위한 제재 규정을 강화하고, 지자체 책임 확보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며, 보육교사 근로 여건을 개선하는 등 보육지원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개편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사건의 발생과 동시에 신속하게 대책을 발표한 보건복지부의 적극성은 긍정적이나,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없는 것인지 의문이다. 

 

보건복지부의 어린이집 아동학대 근절 대책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당시에도 대책을 발표했는데, 아동학대 교사 및 원장에 대해서는 영구히 어린이집을 설치·운영·근무할 수 없도록 처벌을 강화하고, 어린이집 내 CCTV 설치를 의무화하며, 평가지표에 원장·교사의 인성지표 및 아동학대 관련 지표 등을 포함하도록 했다. 

 

또한 기존의 평가인증제도를 의무평가제도로 전환하며, 보육교사 자격 관리 강화를 위해 국가시험을 도입함으로써 인성교육, 안전교육을 포함한 보육 관련 교과목을 이수해 인성검사를 받은 경우에 한해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등 자격 취득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 밖에도 보수교육을 강화하고 보육교사의 근로여건 개선을 위해 부(副)담임제 도입, 대체교사 확대, 행정업무 간소화 등의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선방안은 실제 영유아보육법에 모두 반영되지는 못했고, 더욱이 이번에 발표한 근절대책은 2015년 발표한 대책 중 일부를 다시 발표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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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 헌법에 포함시켜야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2017년 아동학대 주요 현황’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아동학대는 대부분 부모 및 친인척에 의해 가정 내에서 이뤄지고 있고(약 80%), 유치원·어린이집 등에서의 아동학대는 수치상으로는 발생건수가 미미하다(약 5%). 

 

그러나 기관 내에서의 아동학대 행위는 실제 피해아동 외에 같은 공간에 있는 다른 아동들에게도 정신적·심리적 부분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실제 피해아동 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미 한국 사회에서 장기화된 초저출산 문제와 맞물려 아동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소중한 인적 자산으로서 특별히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우리 개개인의 인식개선 외에도 아동학대를 본질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해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필자는 이 부분에 대해 두 가지 사항을 이야기하고 싶다. 먼저 ‘실천의지와 지속성’의 문제다. 우리 헌법에는 ‘아동’이라는 용어를 명확하게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 헌법에 아동에 대해서는 ‘자녀’라고 명시하거나(헌법 제31조 제2항), ‘국가는 노인과 청소년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실시할 의무를 지닌다’(헌법 제34조 제4항)는 규정을 통해 그저 아동에 관한 권리를 유추해석할 뿐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아직도 아동을 하나의 독자적인 개별주체로 인정하기보다는 양육과 교육에 있어 수동적 지위에 국한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단순히 ‘보호의 대상’이지, 하나의 권리주체로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동에 대한 정책은 여전히 아동을 중심에 두지 못하고, 그 주변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동권’을 보다 적극적으로 헌법개정 사항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헌법 제34조 제4항이 노인과 청소년 정책에 대한 복지예산 편성의 근거가 되고 있는 것에 반해, 아동은 이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아동예산은 보건복지부나 여성가족부 등 개별 항목들에 산재돼 있어 예산의 집행 및 정책의 추진에 있어 효율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아동학대 예산인데, 실제 아동학대 예방 및 피해아동 지원에 관해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예산은 거의 없는 실정이며, 법무부의 ‘범죄피해자보호기금’과 기획재정부의 ‘복권기금’으로 마련되고 있다. 기본적인 이러한 사항의 개선 없이는 아동학대 예방에 대한 정부의 실천의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는 아동학대 가해자에 대한 국민적 분노에도 불구하고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가해자인 보육교사 등에 대한 처우 개선 문제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관별로 편차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민간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월급은 최저임금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근무환경 등에 있어서도 ‘아이가 낯설어한다’ ‘대체인력을 수급할 여건이 안 된다’ 등의 이유로 휴식시간도 충분히 보장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불필요하게 아동에 대한 학대행위로 나타날 개연성이 매우 높다. 이에 보육교사들에 대한 지속적인 인·적성 검사 및 업무스트레스 지수의 확인 등이 필요하다. 아울러 신뢰할 만한 교육기관과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재교육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보육교사의 질적 향상에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보육교사 처우 개선 함께 논의해야

 

2016년 육아정책연구소의 ‘가정과 기관에서의 영유아 학대 인식 실태와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교사를 아동의 수에 맞게 적정한 만큼 고용해 교사가 아동을 자신의 통제 아래 두기 위한 무리한 시도를 할 가능성을 막고 있으며, 물리적 환경 역시 아동학대가 일어나기 어렵게 사적이거나 가려진 공간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모든 교직원은 예비교사 양성 과정과 현직에서 정기적으로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받아 학대예방과 신고의무를 훈련받도록 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에도 모든 교사는 교사가 되기 전 6개월간 아동보호에 관한 내용을 변호사에게 지도받도록 하고 있으며, 교사가 된 이후에도 14주간 아동보호에 대한 특별한 직무연수를 받는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경우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금지규정을 두고 이를 위반한 자를 처벌하는 방식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미국이나 독일의 경우 교사 대 아동 비율 적정화, 사각지대 최소화, 부모 참여의 활성화, 교직원 채용 시 검증 강화 등 다각도로 아동학대 예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모든 교직원을 대상으로 사전에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장기간 실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의 자격 취득 과정이나 보수교육 과정에 아동학대 예방 및 신고의무에 관한 교육을 1시간 이상 포함할 것과 각 기관의 장이 아동학대 예방 및 신고의무에 관한 교육을 매년 1시간 이상 실시할 것을 정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우리도 효율적인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교직원의 스트레스 감소를 위한 여러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아동의 중요성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가 됐다. 출산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을 만난 아이가 올바르게 성장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도록 사회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아이는 결코 스스로 자라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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