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4000억 투입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단장 또 중도 사임
  • 대전 = 김상현 기자 (sisa411@sisajournal.com)
  • 승인 2018.07.3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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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 3년 앞두고 두 번째 사업단장 사직서 제출…구축사업 어디로

 

초대형 과학 프로젝트인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이 2021년 완공을 앞두고 또다시 단장이 물러나는 사태가 벌어져 정상추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계속되는 단장의 중도 사임과 사업체계 개편, 연구자들의 이견이 중이온가속기 구축 프로젝트 완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은 희귀동위원소 기반의 최첨단 기초과학 연구를 위​해10년간 총 1조 4314억원이 들어가는 초대형 국책 프로젝트로 대전 신동지구에 건설 중이다. 이 사업은 IBS(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건설 구축사업단이 맡고 있다. 

 

 

어렵게 뽑은 사업단장 계속 중도 사임, 활용연구단은 축소 설치

 

2011년 출범한 중인온가속기 구축사업단의 단장은 유독 부침이 심하다. 첫 단장은 서울대 교수인 김선기 단장. 하지만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 중간평가 결과보고’에서 사업평가와 장치사업분야 등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으며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단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단장 자리는 7개월이나 공석으로 이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2015년 1월 정순찬 단장이 선임돼 사업을 이끌어 왔으나, 7월30일 IBS에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3년 6개월 만에 또다시 중도 사퇴다. 당초 임기는 구축사업이 완료되는 2021년까지이다.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은 초대 김선기 단장이 물러난 이후 한 차례 구조조정까지 거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당시 미래창조과학부)는 2014년 10월 IBS의 전문성을 기준으로 ‘중이온가속기건설 구축사업단’과 ‘중이온가속기 활용연구단’을 병행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신규 단장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었던 만큼 사업단장 선정·임명권도 IBS 원장으로 일원화했고 이후 정순찬 단장이 선임됐다.

 

병행 설치하겠다던 중이온가속기 활용연구단 역시 2015년 1월에 사업단장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사업단장 선정에 실패하고 지난해 말에야 겨우 활용연구센터를 만들었다. 4년간 40억을 지원하는 규모로 애초 연구단 규모에서 대폭 축소됐다. 사업비는 구축사업단 예산에서 지원하지만 구축사업단 산하가 아닌 IBS 본원 직속으로 꾸려졌다.

 

지난 7월26일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마친 후 가진 기자들과 질의 응답에서 “중이온가속기 사업의 경우에도 첫 번째 시작이 될 때 기획을 했던 것이 몇 번의 난항을 거쳤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이온가속기 사업은 이명박 정부 공약으로 시작돼 박근혜 정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에 이르고 있다. 이 과정에 어떤 정부의 역할이 문제가 있었다기보다는 가속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있었던 부분이 좀 많았다. 이견을 지난해 통합 정리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1조 40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이 6년이 지나고 완공 4년을 앞둔 시점에서야 이견이 정리됐다는 뜻이다. 

 

대전시 신동지구에 건립 중인 중이온가속기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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