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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최저임금제로 저소득층 소비 늘어나”

[인터뷰] 독일 사민당 30代 기수 다니엘라 콜베 의원

독일 라이프치히 = 송창섭 기자 ㅣ realsong@sisajouranl.com | 승인 2018.08.07(Tue) 08:10:52 | 1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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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일 사민당은 지옥과 천당을 오가고 있다. 지지층의 붕괴로 정권을 넘긴 사민당은 대연정(大聯政)을 통해 기민·기사 연정(聯政)에 발만 담그고 있을 뿐 제1당 자리는 아직도 먼 이야기다. 

 

라이프치히는 독일 사민주의 성지다. 사민당의 출발이 여기다. 현재 이 지역에는 4명의 연방 하원의원을 두고 있다. 그중 선두주자는 작센주 사민당 사무총장인 3선의 다니엘라 콜베(Daniela Kolbe)다. 올해 38살로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콜베 의원은 26살 때 정계에 진출했다. 현재 하원 내 노동사회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라이프치히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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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사민당 위기, 양극화 해소로 돌파

 

현재 사민당은 위기에 빠져 있다. 최근 독일 ARD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금 총선이 치러질 경우 사민당은 17%를 득표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사민당 역사상 최악의 패배로 기록된 지난 2017년 총선 성적인 20.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사민당의 위기는 스스로 초래한 측면이 많다. 사민주의의 기본 원리는 평등과 사회적 정의, 그리고 자유다. 이런 전통적 가치에 변화가 찾아온 것은 토니 블레어로 대표되는 ‘제3의 길’ 열풍이 분 1990년대부터다. 노동시장 유연화와 복지국가 개념 축소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로 요약되는 중도로의 변신은 결과적으로 사민주의 쇠퇴를 불러왔다. 프랑스·영국을 비롯해 거의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서 보수주의 정당들이 정권을 잡은 것이 이를 잘 말해 준다.

 

독일도 마찬가지다. 1999년 발표된 게르하르트 슈뢰더의 ‘신 중도(Neue Mitte)’ 정책의 골자는 세제 개혁, 포괄적인 국가개입 반대, 기업 활동 무대의 확대로 요약된다. 당연히 당내 전통적 사민주의를 표방하는 오스카 라퐁텐과의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재무장관이자 당수였던 라퐁텐은 ‘내 심장은 아직도 왼쪽에서 뛰고 있다’는 명언을 남기고 사임했다. 이후 라퐁텐은 2005년 사민당에서 뛰쳐나와 좌파당(Die Linke)을 창당했다. 그러는 사이 중도를 표방한 정통 우파 기민당에 정권을 넘겨주게 된다. 

 

자연히 사민당은 독일 정계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집토끼(전통적 진보 세력)는 놔두고 산토끼(중도 세력)를 잡으러 나간 사이 집토끼가 다 도망간 꼴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슈뢰더의 ‘아젠다 2010’ 정책에서 가속화됐다. 현재 사민당 의석수는 줄어들고 전통적 지지자는 좌파당에 빼앗기면서 끝 모를 추락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콜베 의원은 슈뢰더의 개혁정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그는 “슈뢰더 집권 때는 실업자도 500만 명이나 생겨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다. 아젠다 2010 정책을 통해 국가와 정부는 강해졌지만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사회적 국가 개념은 파괴됐다”고 아쉬워했다. 

 

콜베 의원 역시 새로운 사민당 핵심 정책을 ‘양극화 문제 해소’로 요약했다. 그는 “19세기와 달리 노동자의 권리가 향상됐고, 여성의 참정권은 실현되고 있지만 그걸로는 여전히 기회균등이라는 사민주의 가치가 제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때문에 전 세계 정치권이 자본주의 국가들 사이에 만연한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리하면, 공공부문 개혁이라는 아젠다 2010과 사회적 국가 개념을 합친 다음 그 위에 디지털산업 육성을 얹어야 한다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독일의 미래 청사진이다. 이와는 별개로 양성 평등 차원에서 남녀 임금 격차를 줄이고 법적으로 부부가 공정하게 육아를 분담토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동성애를 허용하고 필요하다면 사회적으로 성소수자를 보호하는 정책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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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사민주의는 디지털 정치 평등주의

 

연정은 독일의 독특한 정치 시스템이다. 승자 독식의 미국식 시스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우리 정치권에서도 수년째 독일 연정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지만, 현실 속에서는 여전히 한계에 부닥쳐 있다. 우리와 달리 독일은 연정을 구성하는 것이 정당 간 정략적 접근이 아니다. 국가적 문제를 함께 해결한다는 차원에서 공약 수준에 가깝다. 필요하다면 전 당원 투표를 진행한다. 2013년 기사당과 기민당이 연정과 관련해 합의안을 마련할 때도 오랜 진통을 겪어야 했다. 

 

콜베 의원은 “추구하는 길은 다르지만 공통의 목표가 정해지면 그걸 위해 각 당이 치열하게 토론하는 것은 독일 정치의 오랜 전통”이라면서 “극우정당 등장이 이러한 연정문화를 해칠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전 인류가 맞고 있는 디지털화, 기후변화는 많은 사람들을 불안케 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독버섯처럼 등장하고 있는 것이 극우정당, 극우 포퓰리즘이라는 것이다. 그는 트럼프식 정치를 좋은 예로 꼽았다. 또, 콜베 의원은 난민 정책과 관련해서는 난민인지 아닌지 여부를 빠르게 판단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인도주의적이고 현실적이며 개개인의 인권을 존중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한국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최저임금제와 관련해서도 콜베 의원은 “독일에서 최저임금제는 저소득층 소비를 늘게 해 경제의 선순환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운송 부문 등 일부에서 단기적으로 부작용을 겪었지만, 제도 시행으로 농업 등 노동집약 산업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2013년 독일은 시간당 8.5유로(약 1만2000원)의 최저임금제를 도입했다. 2년 후부터 시행하되 즉시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들에는 2017년까지 유예기간을 뒀다. 

 

1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를 마치고 콜베 의원은 지역 내 난민 관련 행사에 가야 한다며 급하게 서둘렀다. 그러더니 밖으로 나가 헬멧을 쓰고 자전거를 탔다. 수행원은 없었다. 보좌진에게 콜베 의원이 늘 이런 차림으로 다니는지 물으니 “그렇다”면서 “사무실에서는 서로 반말로 이야기하며, 설거지 같은 일도 분담해 한다”고 대답했다. 오히려 그걸 왜 궁금해하느냐는 반응이다. 그 모습이 하도 신기해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대니 그가 되레 신기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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