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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대책 필요하다

현재의 폭염은 개인의 노력으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수준 넘어서

채여라 환경정책 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ㅣ | 승인 2018.08.03(Fri) 14:00:00 | 1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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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반도를 비롯한 전 지구는 연일 새로운 폭염 기록을 갱신 중이다. 7월13일 전국 평균기온이 폭염특보 기준인 33도를 넘어선 이후 폭염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7월24일 경북 영천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40.2도, 8월1일 강원도 홍천에선 40.3도가 관측됐다. 질병관리본부가 운영하는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7월30일 현재까지 누적된 온열질환자는 2266명, 사망자는 28명에 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피해는 주로 고온에 노출되는 야외작업장, 논밭, 길가 등에 집중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하는 국민 안전관리 일일 상황에 따르면, 농축산 부문의 피해도 심각하다. 

 

이와 같이 폭염은 큰 피해와 손실을 야기하고 있다. 폭염 영향은 서로 직간접 연계돼 증폭·전이된다. 영향 정도는 기상요소의 변화만으로 크기를 가늠할 수 없으며 사회·경제·환경 여건에 의해 결정된다. 기온 상승에 따른 환자 증가 패턴은 지역 및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라 다르다. 기온 상승에 따른 온열질환자 발병률은 고령자·저소득자와 제조업, 농림어업, 공공국방 종사자들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고령층, 취약계층, 농업·제조업 종사자가 많은 임실·남해·광양 등지에서 온열질환자 발병률이 높게 관측됐다. 

 

그렇다면 향후 일상화될 수 있는 재난적 폭염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선 사회·경제·환경 여건을 반영한 실질적 폭염 영향 분석 및 예측이 필요하다. 현재 기상청은 폭염 현상을 알리기 위해 폭염에 대한 기상 경보를 폭염특보(暴炎特報) 형태로 발효하고 있다. 

 

폭염특보란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될 경우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기상 경보를 말한다. 폭염특보에는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가 있다. 폭염주의보는 6~9월 사이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하는 것으로 폭염특보의 첫 단계다.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한다. 그러나 현재의 폭염특보는 기온 위주로 발령되며 사회·경제·환경적 요인이 반영돼 있지 않아 계층·지역별로 다른 폭염 영향에 대한 실제 피해 예방 활동에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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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특보, 사회·경제·환경적 요인 반영돼야

 

이는 특정 지역, 특정 연령층, 특정 직업군의 사람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임실 지역 고추밭의 노출기온은 35도이나 기상관측소 측정 기온은 31도로 폭염특보가 발효되지 않은 경우, 75세 노령자가 야외 작업 도중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고령층의 경우 온열질환에 대한 임계기온이 매우 낮아 폭염특보 이전에도 지속적 주의가 필요하다. 온열에 노출되는 조선업·건설업 등의 종사자인 경우 온열질환자 발생이 증가하는 임계온도는 폭염특보 기준보다 낮은 29도로 무더위 휴식시간 등 피해 예방 활동을 여름철에 상시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요즘과 같은 35도 이상의 경우 무더위 휴식제가 아닌 전면적으로 작업을 중단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둘째, 폭염 취약지역 및 계층에 대한 집중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소득·연령·직업·지역 등 사회·경제·환경 여건에 따라 특정 지역 및 계층에 집중돼 나타난다. 그늘막 설치 등 보편적 대책도 중요하지만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지역 및 사람에 대한 특별 대책이 요구된다. 조선업, 제철업, 건설현장 등 야외노동자의 경우 폭염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 

 

야외노동자의 온열질환자 발병률은 실내노동자에 비해 3배 이상 높다. 현재 권고 형식으로 운영되는 무더위 휴식제도의 법적·제도적 기반을 확보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외국인 노동자의 온열질환 발병률은 내국인의 4배 정도로 나타났다.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본국과 다른 기후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작업환경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언어의 문제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 폭염에 더욱 취약할 것으로 판단된다. 외국어로 된 폭염경보 등 외국인 노동자 및 이주자에 대한 고려가 요구된다. 



111년 만의 최강 폭염 대응은 맞춤형으로

 

사회적 약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쪽방촌의 경우 주택구조도 취약하고 통풍도 안 돼 바깥기온과 유사한 실내기온에 노출돼 있다. 특히 야간에 실외기온이 내려감에도 불구하고 쪽방촌의 구조 특성상 실내기온은 32도 이상의 고온이 유지된다.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무더위쉼터도 주간에만 운영되고 있어 야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독거노인과 중증장애인은 폭염에 노출돼 있는 대표적 사회적 약자다. 

 

현재 독거노인과 중증장애인 보호를 위해 가정에 화재·가스 감지, 활동 감지 등이 가능한 장비를 설치해 응급안전알림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는 독거노인과 중증장애인의 폭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유용한 장비지만 22도에서 운영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어 폭염과 한파기간에 오작동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나 예산과 관심의 부족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쪽방촌, 독거노인, 중증장애인 등에 대한 지원활동을 하는 사회복지사, 폭염 도우미에 대한 지원도 절실하다. 현장에서 피해 예방 및 저감 활동을 하는 분들은 취약계층 못지않게 폭염과 열악한 근무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일선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나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 대표적 폭염 대책인 무더위쉼터의 효율적 지정 및 운영이 필요하다. 현재 무더위쉼터 설치 기준에 대한 법적 근거 및 운영기준이 미비해 취약계층의 무더위쉼터 접근성이 낮다. 이동거리 및 수단, 취약계층 분포 등을 고려한 무더위쉼터 지정 및 열대야 기간 심야운영 등 무더위쉼터로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효율적 운영이 요구된다.  

 

현재의 폭염은 더 이상 개인의 노력으로 피해를 예방하거나 저감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폭염을 자연재해에 포함시키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폭염은 홍수나 태풍처럼 단기간에 집중 발생하는 재난에 비해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영향 범위도 광범위하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향후 국가 차원의 재난관리 및 피해 예방을 위한 법적 근거 수립을 위해 재난 수준의 폭염 기준 설정, 사회·경제·환경 여건을 고려한 폭염 영향 분석 및 이에 근거한 차별적 대응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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